우리 조기 산행 팀(약수터)이 하산하려는 찰나, 가끔 우리와 어울리는 연상의 지인이 소주 2병을 가지고 왔다. 그래서 그 술을 다음에 마실 요량으로 근처 낙엽 속에 묻어놨는데, 이를 한동안 서로 잊고 무관심하게 일주일쯤 지날 때였다. 그 술병을 L동료가 다른 장소로 옮겨 놨던지 그때 보아하니 소주가 25도라고 해서 새삼스럽게 그 술에 호기심이 일었다.
산중(山中-약수터)에 술은 있으나 안주가 문제로다. 그렇다고 우리 팀 중에 누가 솔선해서 안주를 마련해 올 위인이 없어 보이기에, 어찌할 수 없이 필자가 미리 구입해 둔 돼지고기를 꼭두새벽에 일어나 수육거리로 삶았다. 여기에 묶은 배추김치를 곁들여 가지고 나오면서 L로 하여금 몇몇 술꾼들에게 그 내용을 연락하라며 산행에 나섰다.
그런데 무슨 연유였던지 진짜 술꾼은 씁쓸한 모습으로 하산해 버리고, P동료는 원거리여서 연락도 안 했는데 나왔기에 다행히 5인이 한 식탁(언젠가 약수터 근처에 설치된)에 둘러앉았다.
그 소주병을 살펴보니 과연 25도가 분명했으나, 음식점 반입은 불가이고 가게나 가정용이라고 쓰여있다. 어쨌든 술을 1회용 컵에 한 잔씩 따라서 수육을 한 입씩 물고, 위하여를 외치며 몇 모금을 마셨다. 이구동성으로 25도라서 알싸하다고 했다.
그동안 소주 25도에 대한 호기심이 풀리면서, 그래도 술은 알싸한 맛이 있어야 술답다는 생각이었다. 요즘 음식점 소주는 모두 20도 이하라서 알싸하기보다는 미적지근한 맛이다. 하지만 과음하면 해롱거림은 매일반이다. 그래서 국민건강과 음식점 매상관계 등을 고려 식당 판매는 금지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제나마 술꾼들이 즐기는 알싸한 술이 시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30대 초반 한참 술을 배울 무렵 음식점에는 오직, 주전자 막걸리와 맥주 그리고 소주 25~30였다. 해안에서 근무할 때는 안주 깜만 생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당연 25도였다. 처음부터 양보다는 질로 길들여진 음주 습성이기에, 그 25도가 음식점은 아니라도 가게에서 시판되고 있다니 현명한 발상이다.
일상 먹을거리 문화는 단순하게 배만 불리기보다 우리 생활에 애환이 묻어있음이다. 그날 아침 소주 25도 한 잔의 맛이 야말로, 오랫동안 안타깝게 그리며 기다리던 첫사랑 연인을 뜻밖에 만난 듯 반갑고 후련했다.*(26.6.1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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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초원/이경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1 제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술 한 잔 주 1회가 기본 이었다.
기관에서 단체에서 연구비 책정 받은 친구들 인건비로 참여만 하였으니,
역시 그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낙향하여?
은퇴?,
경기도 중소병원에서 재능 기부?
글쎄요.
그냥 왔다 갔다 하고 있지만, 힘들 때 답답할 때
가끔은 집에서 아내와 한 잔 하곤 한다. 이럴 때는 한잔이 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딱 2잔만 먹는다. 바로 어제도 그랬듯이---
존경하는 김민섭 선배님은
참 좋은 선배님으로 존경하는 어르신이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그릇이 그렇지도 못하다.
늘 평화 주의자로,
교육자로, 사는 게 그게 낙일 지도 모른다.
김민섭 선배님!!!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