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의 악연(*)

[짝재기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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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 아이.. 씨바.. 고속버스가 왜, 이리 느려.. 저속버스야~

운짱 - ...

         - 차 운전해먹는 게 직업인 인간에게 '운짱'은 졸라 듣기 싫은 말이다 -

           - 특히나, 요즘 잘 나가는 제복차림 고속버스 운전사에겐 졸라 모욕적 욕이 된다 -

양말 - 어이, 운짱! 굼벵이에다 벙어린가 왜, 말이 없어?

운짱 - 좀 조용히 하십시요.

양말 - 좆 뜯어먹는 소리하고있네. 병신 같은 게..

운짱 - 뭐라고요. 이 양반이 진짜..

양말 - 히히.. 빙신이.. 야! 나, 양반 아니고 양말이야~ 봐봐~ 짝재기양말이잖아.

운짱 - 사람 미치게 만드네. 대체 왜, 그러는데.. 왜? 시비요.

양말 - 고속도로의 왕이나 왕자가 고속버스란 말이 있지.

운짱 - 그런데요.

양말 - 그래 경부선 기준으로 100km인데 고속버스는 통상 110km로 쏘는 게 상식 아냐?

운짱 - 그런데요.

양말 - 근데 좆같은 그대는 왜 90km 유지하며 딴 모든 고속버스에 추월 당하며 가느냐고?

         하나도 안 밀리는 상황에서 트럭들까지 추월 당해주데? 심젼, 초보자가용까지..

         차가 고장났나? 그럴 리 없지.. 당신 어디 아파? 그것도 아닐 테고..

운짱 - 안전운전 하는 겁니다. 신경 끄세요.

양말 - 아쭈~ 터진 아가리라고.. 신경 꺼? 이걸 그냥~

         (안전벨트 풀고 벌떡 일어나 객실 트렁크 열고 공구통 가방을 꺼내 열어제치며..)

            - 열 명도 안 되는 승객들 졸고 있는 객실은 숨소리도 죽었다 -

양말 - (맨 앞자리 출입문 뒤에 앉았던 난 운전석 바로 뒷자리로 옮기며..)

         나 때문에 교통사고 내고 오늘 다 죽어보자! (커터나 리빠 등 흉기를 꺼낸다)

운짱 - (바짝 쫄아 긴장된 표정, 겁먹었다) 아.. 알았으니 지.. 진정하시죠. 빨리 갈 테니..

양말 - 빨리? 좋다! 얼마나 빨리.. 아니, 정상속도로 가는지 보자.

            - 추월하려 깜빡이 켜고 끄는 수작에 가속 페달 밟는 어설픔은 암만 봐도 초보다 -

운짱 - 미안합니다. 버스핸들 잡은 지 얼마 안 돼 미숙해서..

양말 - 초본지 알아보고 초장부터 말수작 건 거야~ 이 머저리 새끼야..

         고속 운짱들 세대교체 한다 짧은 대전간에 러닝타임이

         1시간 40분에서 2시간 사이로 20분 텀이 있단 개 같은 정보가 날 뚜껑 열리게 했다.

         1초에 1억씩 벌고있는 내가 20분이면 그 손해가 얼마겠어?

         너 같은 새끼 땜에 러닝타임에 텀을 만들어 논 게 아냐? 죄책감도 없지? 새끼야?

         서울서 졸라 먼 하동 진주까지 가는 고속도 도착시간 텀이 1분 이내야.

         목숨 걸고 시간 맞춘다 이거야~ 미친 새끼야! 시간은 돈이니..

         그거 대단한 것도 프로세계의 뭣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정상적인 당연한 거지..

         그래 저속버스다 시비 걸었더니 안전운전이니 조용히 신경 끄라고?

운짱 - 죄송합니다. 잘 알아들었습니다.

양말 - 너 같은 건 남산 오르내리는 2번 병아리 버스나

         마을버스가 처지에 맞으니 직업 터전을 바꿔! 나랑 안 만나게..

         내가 시비 건 시점이 서울 가까운 궁내동톨게이트 전에서 한 것도 포석을 둔 거야~

         내 말에 욕에 대가리 핑~ 돌아 운전 안 한다 꼬장 피울까봐.

         요 며칠 전, 궁내동 여기서 천일고속이 사고 내 10명이나 죽었잖아.

         운전 오래해 과로가 원인이라고.. 안전운전 한다는 너 같은 케이스가 더 위험해.

         고속도로가 버스운전면허실기시험장이냐~ 보기에 얼마나 불안해.

            - 차는 궁내동 게이트를 지나 양재IC로 내달리나 속도는 영 맛이 없다 -

양말 - 더 떠들기도 귀찮으니 내가 피력한대로 버스로 바꾸거나

         운전소질 없다는 걸 깨닫고 반성한 뒤 되도록 빨리 실업자나 노숙자가 되길 바래.

         매일 유성에 출퇴근하는 나랑 다신 안 만나길 바래. 너도 그렇지?

운짱 - 네.. 흠..

뭐, 이런 웃기지도 않은 일이 있었는데 황당하게 웃기는 건 그 담 날

다른 시간 대에 올라오는 나랑 또 마주쳤다는 거다.

나랑 안 마주치려 시간을 바꿨는데 그 시간에 만나는 운명의 장난이란~~

3일 동안 바람개비 설치로 대전에 출퇴근하는데

이틀동안 서울서 유성까지 출퇴근길을 우등고속으로 해결했었다.

이 과정에 이처럼 웃긴 에피소드에필로그가 있었고..

길 모르고 갔다온 초행길엔 경험삼아 KTX를 처녀탑승하고

대전동쪽 대전역에 내려 대전북서쪽 끝에 유성까지 1시간 넘게 헤매는 탐험을 했다.

서울서 52분만에 대전에 도착해 시내에서 목표지점을 찾는데 까지

불친절 헷갈림으로 무장된 시내버스 타고가다 도중하차해 택시로 무려 90분을 허비했던 것.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시간낭비하며 교통비과소비 했는지 반성을 때린다.

고속터미널에서 유성까지 편도 12000원에 왕복 24000원, 택시비 왕복 4000원 정도..

맨 첨 출퇴근때는 잡아먹은 시간은 같은데 돈은 2배가 털렸다.

어디든 한곳을 자주 다니면 지형지물이 파악되고

교통 형편에 눈썰미가 생겨 길눈이 밝아지며 요령이 발달하게 된다.

지도처럼 유성터미널에서 목적지는 택시기본요금거리..

이틀동안 내려갈 때는 버스의 큼직한 트렁크를 이용

큼직한 상자박스에 큼직한 항공기형 바람개비 하나씩 갖고 내려갔었다.

올라올 때는 터미널 근처에서 한잔하고 가뿐하게 휘익~

고속버스라면 늘 맨 앞자리를 고집하는 내 취향을 아는지

오르락내리락 이틀간 4번을 맨 앞자리를 무난히 탈취 고잉카밍하는데 성공했다.

여객기나 기차나 여객선은 운전에 뺏겨 맨앞을 못보지 않는가~

그래 버스는 그게 되니 시내버스건 관광이건 고속이건 앞을 추구하는 편.

사고나면 젤 많이 다치거나 죽겠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그러다보니 자동적으로 운짱의 조종스타일을 파악하게 된다.

이 몸은 레이서들이 경탄하는 운전실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귀하게 만수무강을 누리려는 욕심으로 무면허를 유지하며 운전을 안 하고 산다.

실은.. 술을 맘대로 먹으며 술 먹는 운짱들 약올리려는 심산인데..

운전이란 고도의 정교함과 섬세함에 과감한 박진감이 병존해야~

기계 감각 능란한 손재주에, 번뜩이는 눈썰미 감각에,

번개같은 순발력의 운동신경이 따라줘야 평생 운전해도 아스팔트에서 천수를 다할 수있다.

그래 운전을 개나 소나 다하는 세상이나 타고 나는 소질이 있다 본다.

검증 안된 운전실력으로 승객들 목숨을 담보로 어설프게 고속도로를 누비는..

고속버스 초보운짱 만나지 말라는 마음에 이 흔적을 남긴다.

http://kr.blog.yahoo.com/jjagida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일산비둘기]

멀리 마라도, 독도까지 형님 바람개비가 퍼져서 바람개비 여행만 다녀도 전국일주가 될듯합니다.

[짝재기양말]

사진 버스가 반대로 기울여져야 마땅한데 그 반대죠. 위에 깔아 논 '초단편희곡' 내용의 상징적 이미집니다. 웃기죠~

[짝재기양말]

마라도.. 독도.. 바람 잘 불지. 이몸이 바라는 희망사항이지만 어디 뜻대로 될까~ 무서운 집념이라면 가능할지도.. 대전의 그곳 '금농'은 '팔도팔처'를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라 봐.

[짝재기양말]

정성껏 만든 모든 바람개비들이 내곁을 떠나 있으니 섭섭함을 견디는 기간입니다. 좀 지나면 치료가 되겠죠.

[후리지아]

새론 뭔가를 바람개비를 만들면 섭섭한 시간이 빨리 단축되지 않을까요? 대전 다음에는 어느 도시에 바람개비가 설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