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총을 맞은 것은 우리 국군이 쏘았던지 인민군이 쏘았던지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나를 쏜 것은 150m거리에 있는 미군입니다.
큰 형이 어찌할 줄 모릅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중이고 나는 피를 흘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때 어머니가
"물 ...... 물줘"
라고 소리치는데 목소리가어머니 목소리가 아닙니다.
큰 형이 그 소리를 듣고 등에 진 짐을 풀어 그릇을 찾는데 그릇들이 총에 맞아 다 깨어지고 찌그러졌습니다.
형은 냄비하나를 옆으로 우그러 뜨리고 밑으로 내려가 논에서 뜨거운 물을 떠 옵니다.
내가 물 그릇을 채뜨려 내가 다 마시자 형은 다시 밑으로 내려가 물을 떠오는데 나를 피하여 어머니에게만 드립니다.
얼마 있다가 또 어머니가 "
"무울 물 줘"
라고 비명을 지릅니다.
형이 다시 논에가서 뜨거운 물을 퍼옵니다.
이때 미군찦차가 지나가다가 우리옆 신작로에 섭니다.
미군 2명이 내려 용산 마을을 바라보며 차 밑에 숨을까 말까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가려고 차를 타자
우리 큰 형이 영어로
"우리는 피난민입니다 도와주세요"
라고 하는데 큰 형은 수재 입니다. 미군이 우리를 보고
두 손을 입에대고 150m거리에 있는 미군들에게 소리칩니다.
그러자 미군들이 (소대병력) 총을 겨누고 허리를 숙이고 우리에게로 천천히 걸어오는데
나는 비록 14살 어린이이지만 그 꼴이 웃기지도 않습니다.
그미군들이 우리에게 와서 우리의 참상을 보더니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구 고함을 지릅니다.
한미군이 나를 안고 소나무 그늘에 옮겨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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