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연(燕)나라에 사신으로 가다 — 행시
연(燕)- 연무 낀 새벽, 먼 길을 떠나는 발걸음에
나라의 뜻을 담아 묵직한 책임을 짊어진다.
나(那)- 나직이 이는 바람에도 마음은 흔들리나,
사명을 향한 뜻은 더욱 또렷해지고,
라(羅)- 라일락 향기 스치는 타향의 길 위에서
그리움과 긴 여정이 함께 흐른다.
에(에)- 에워싼 이국의 풍경 속에서도 잊지 않으리,
조국의 이름과 따뜻한 품을.
사(使)- 사신의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선택들,
말 한마디에 나라의 무게가 실리고,
신(臣)- 신념으로 가득한 가슴 안고
끝내 사명을 이루리라 다짐하며,
으- 으슥한 길목도 두려움 없이 지나
로 로정 끝까지 굳은 뜻을 지켜
가- 가슴 깊이 새긴 사명을 따라
다 다시 돌아올 그날을 기약한다.
[九雲夢]
23. 연(燕)나라에 사신(使臣)으로 가다
전자에 양소유가 과거에 장운한 후 정사도집 사위가 되기로 작정을 화였을 때에, 그 해 가을에 고향으로 내려가 모친을 서울에 모시고 올라와 성례하기로 하고, 또 한원(翰苑)에 들어가 벼슬에 매어 아직 근친(覲親)을 못하였다가 이즈음 여가를 내어 시골로 내려가려할새, 때마침 나라에 일이 많았으니, 토번(티베트족)은 자주 변방을 침노하고 하북지방의 세 절도사는 연왕(燕王)이니, 조왕(趙王)이니, 위왕(魏王)을 자칭하고, 강한 이웃과 연락하여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키니, 천자께서 근심하시고 장차 군사를 내어 치려고 할새, 문무 제신(諸臣)을 모으시고 하순(下詢) 하시는데 의논이 분분하여 같지 않기에, 한림 학자 양소유가 출반주(出班奏)하기를,
“옛날 한무제(漢武帝)가 남월왕(南越王)을 불러 효유(曉諭)하던 일과 같이 급히 조서를 내리시와 화와 복으로써 효유하옵시고, 마침내 귀순치 아니하거든 군사를 내어 치는 것이 만전의 책인줄로 아뢰오.”
천자가 그 말을 쫒아 소유로 하여금 어전에서 조서를 취해 내도록 하시니, 소유가 엎드려 명을 받잡고 즉시 지어 올린즉, 천자가 크게 기꺼워하며 하교하시되,
“전중엄절(典重嚴截)한 은덕과 위엄을 두루 말하여 효유하는 뜻이니, 미친 도적이 스스로 감동하리라.”
하시고, 삼진(三鎭)절도사에게 곧 조서를 내리시니, 조나라와 위나라는 임금의 칭호를 버리고 조정의 명을 받들어 글을 올려 죄를 청할새, 사신을 보내어 말 일만 필과 비단 일민 필을 공물로 받쳤으되, 오직 연왕만이 땅이 멀고 군사가 강함을 믿어 귀순치 않는지라, 천자께서 양진의 절도사가 항복함은 오로지 양소유의 공이라 하시며, 이에 조서를 내려 포상하시되,
“하북땅 세 절도사가 각각 한 모퉁이씩 웅거하여 강함을 믿고 이웃과 손을 잡은 지 거의 백 년이라, 덕종황제께옵서 십만 대군을 발하사 장수로 하여금 치시되 마침내 능히 그 강함을 꺾지 못하고 그 마음을 항복 받지 못하였거늘 이제 양소유는 한 장의 글로써 두 진을 항복 받으니, 군사 한 명도 수고치 아니하고 또한 한 사람도 죽이지 아니하고 인군의 위엄을 널리 만리 밖에 떨친지라, 짐이 심히 가상히 여겨 비단 삼백 필과 말 오천 필을 주어 포상하는 뜻을 보이노라.”
하시고, 이어서 벼슬을 돋우고자 하시니, 소유가 어전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받지 아니하며 상주하였다.
“조서를 대신 초하는 것은 신자된 자의 직분이옵고, 두 진의 귀순함은 성상의 위엄이온데 신이 무슨 공으로써 이 중한 포상을 받사오며 하물며 한 진이 아직도 항거하여 변방을 요란케 하옵거늘, 신은 칼을 들고 창을 잡아 나리의 수치를 능히 다 씻지 못함을 한탄하오니 승탁(陞擢 )하시는 명을 어찌 따르오리까? 신자의 충성을 다 함은 작품이 높아지는데 간격이 없삽고, 싸움에 이기고 패함은 군사의 다과에 있지 아니하오니, 신은 바라옵건데 한 무리의 군사를 얻어 조정의 위엄을 의지하고 나아가 연나라의 도적과 더불어 죽기로써 결단하고 힘써 천은의 만 분지 일이라도 갚고자 하는 줄로 아뢰오.”
천자가 그 뜻을 장하게 여기시어 대신들에게 하문하시니 모두 엎드려 상주하였다.
“세 진이 종족지세(鼎足之勢)이더니 이제 두 진이 이미 항복하였으므로, 조그마한 역적의 형세는 곧 솥에 든 고기 형세요, 구멍에 든 개미와 같사오니, 군사로써 나가오면 반드시 마른 것을 꺾고 썪은 것을 꺾는 것 같사오며, 도 천자의 군사는 먼저 꾀를 쓰고 뒤에 치나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양소유를 보내어 이해로써 효유하다가 끝내 항복치 아니하거든 돋이어 군사를 냄이 좋은 줄로 아뢰오.”
천자께서 옳게 여기어 양소유에게 절월(생사 여탈의 권한을 상징함)을 내리시며,
“연나라에 가서 효유하라.”
하시니, 소유는 명을 받잡고 절월을 가지고 떠날새 정사도에게 하직하니, 사도가 일러두었다.
“변방을 인심이 모질고 억세어서 조령을 거역함이 한 두번이 아니거늘, 양한림이 한낱 선비의 몸으로 위험한 땅에 들어가니, 만일 뜻하지 않은 변이 생기면 이 늙은 것의 불행만이 아니라 한 나라의 수치가 될 것인즉 내 몸 늙어 부득히 조정공론에 참여치 못했으나 마땅히 한 장 글을 올려 간쟁코자 하노라.”
한림이 만류하며 말했다.
“장인은 머무 염려를 마옵소서, 변방 백성이 조정이 안정치 못함을 틈타서 잠시 소란을 피운 것이니, 천자께서 신무하시고 조정이 청명하여 조나라와 원나라의 두 강한 나라가 이미 귀순하였는데, 적은 연나라쯤을 어찌 근심하겠나이까?”
사도가 다시 이르며 말하였다.
“성상의 명이 이미 내리시고 그대의 뜻 또한 이미 정해졌으니 이 늙은 것이 다시 할 말이 없지만, 오직 모든 일에 조심하여 몸을 보중하고, 군명을 욕되게 하지 말도록 유념하라.”
부인이 눈물을 흘려 작별하되,
“현명한 선비를 얻은 후로는 적이 늙은 마음을 위로할 수 있더니, 양고이 이제 먼길을 떠ㅗ나니 내 가슴 속이 어떻겠소? 자못 바라는 것은 먼길에 몸조심 하오.”
양한림이 물러가 화원 별당에 이르러 행장을 갖추어 곧 바로 발행할새, 춘운이 옷을 잡고 여쭙길,
“상공이 한원에 입직하실개 첩이 일찍 일어나 침구를 짜고 조복을 받들어 입히면, 상공께서는 곁눈으로 첩을 보시고 항상 안타까이 여기사 떠나기를 싫어 하심이 많시옵는데, 이제 먼길의 이별을 당하여 무어라 한 마디 쓰라린 말씀이 없나이까?”
한림이 크게 웃으며 이르기를,
“대장부가 나라 일을 당하여 중임을 맡게 되어 생사를 또한 돌아보지 못하겠거늘, 구구한 사정을 어찌 마음대로 의논하랴? 춘랑이 부질없이 슬퍼하여 꽃 같은 얼굴을 상치 말고, 삼가 소저를 받들어 얼마동안 잘 있으면, 내 성공한 후 허리에 금인을 차고 호기있게 돌아올 터이니, 기다리도록 하라.”
하고, 골문에 나아가 수례를 타고, 이윽고 낙양에 다다르니 옛날이 지나던 자취가 아직도 변치 아니하였더라.
당시 십육세의 한낱 서생의 몸으로 작은 나귀를 타고 행식이 심히 초라하였는데, 수 년이 가지 않아 절월을 세우고 사마를 타고 이르니, 낙양의 현령이 분주히 길을 닦고 하남부윤은 공손히 길을 인도하니, 강채가 온길에 비치고, 부러워하니 이 어찌 장관이 아니리오.
한림이 먼저동자를 시켜 계월섬의 소식을ㅍ알아오도록 하여, 동자가 섬월의 짐을 찾아가나, 대문은 겹겹이 잠기고 청루도 열지 않은채요, 오직 앵두만이 피어 있을 뿐이거늘, 이웃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대답인즉,
“섬월이 상년 봄에 먼 고장의 상공과 더불어 하룻밤 인연을 맺은 후로는 병이라 핑계하고 오는 손을 사절하며 관가 잔치에도 들어가지 아니하더니, 얼마 안 가서 미친 체하며 패불붙이를 다떼어 버리고, 도사의 의복으로 버꿔입고는 사방으로 두루 다니면서 산수를 구경하는데, 아직 돌아오지 아니 하였으니 지금 어느 산에 있는지 알지 못하노라.”
동자가 돌아와 이 연유를 아뢰닌 한림이 크게 실망하여 섬월의 집을ㅇ 지나치면서 옛 자취와 옛정을 그리며 눈물을 머금고 객사에 돌아와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더라. 부윤이 기생 수십 명을 보내어 즐거이 해주려 하니 무두가 일등 명기요, 붉은 단장과 화려한 의복으로 고운 것을 다투고 아리다움을 자랑하며 한 번 눈여겨 보기를 바라되, 한림은 아무런 흥취가 없어 한 사람도 가가이 함이 없이 이튿낭 아침 떠남에 앞서 글을 지어 벽상에 쓰니, 읊었으되,
비가 천진을 지나매 버들빛이 새로우니
풍광이 지난 날의 봄과 완연히 같더라
가히 어여쁘다 옥절이 돌아오는 땅에
술자리에 술 권하는 이 보지 못할리라.
붓을 던지고 수례에 올라 앞 길로 나아가니, 모든 기생들이 멀리 가는 거동을 보고 다만 부끄러워할 뿐이라, 다투어 그 글을 베껴 부윤께 바치니, 부윤이 기녀들을 꾸짖었다.
“만일 양한림에게 한번 눈여겨 봄이 있었던들 이름이 틀림없이 백 배나 더할 것을 한림의 눈에 들지 못하니, 낙양 따이 무색하도다.”
이에 이르러 한림이 유의하는 사람의 이름을 알아서 사면에 방을 붙여 섬월의 거쳐를 찾아내고, 한림이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더라.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튼이 작성시간 26.04.15
연꽃 단아하게 핀 연못에
나 보라는 듯 여기저기 펴
라도 폈다며 자랑을 한다.
에잖다 흙탕물에서 곱게
사랑스럽게 핀 연꽃이
신기하고 아름답다.
으뜸의 꽃 연꽃이
로즈데이에 으스댄다.
가을이면 뿌리를 키워
다양하게 모든 것을 주는
연꽃~~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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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 프란치스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15
연꽃이 피어나니 내마음도 연꽃처럼
나라는 이름으로 한평생을 살아보니
라아진것 보다는 건강에 신경써야
에잖한 마누라의 신음소리 들을라면
사랑보다 더중한 건강을 챙겼어야 했었는데
으례히 그려러니 무심히 나으려니
로타리같은 살림속에서 죽어라 살다보니
가을이 되는나이부터 형편이 피더니 몸부터 아파오네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후회가 뭔 소용일까 -
작성자이 프란치스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15 안녕하세요?
한주간의 절반인 수요일아침입니다.
하루를 살면서 내가 무슨 일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끔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요.
삶이라는 이름의 아침편지
삶은 멀리 있는 무엇이 아니라
오늘 아침 눈을 뜨는 이 순간부터
조용히 시작되는 작은 기적입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종종 큰 의미만을 찾으려 하지만,
따뜻한 밥 한 끼,
누군가의 안부 한마디,
창밖에 스며드는 햇살 하나에도
삶의 깊은 숨결이 담겨 있습니다.
기쁜 날만이 삶이 아니라
힘들고 지치는 순간까지도
우리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소중한 조각입니다.
오늘 하루,
조금 느리게 걸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부족해 보여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살아가는 이 하루 자체가
이미 충분히 의미 있고
아름다운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침,
당신의 하루가
작은 평안과 따뜻한 미소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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