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삼오 ♡ 행시방

신수화의 경계(設色山水)/황빈홍(근대)

작성자이 프란치스코|작성시간26.06.05|조회수87 목록 댓글 3

設色山水(설색산수) 행시

設 : 설렘으로 붓을 들어 산빛을 담고
色 : 색채 속에 자연의 숨결을 그려내며
山 : 산은 말없이 깊은 뜻을 품고 서 있고
水 : 물은 유유히 흘러 마음을 맑게 하네

[한시산책]

신수화의 경계(設色山水)/황빈홍(근대)

※ 원문
意遠在能靜(의원재능정)
境深尤貴曲(경심우귀곡)
咫尺萬里遙(지척만리요)
天遊自絶俗(천유자절속)


※ 풀이
意遠在能靜(의원재능정) 뜻이 멀고 깊어지려면 마음이 고요할 수 있어야 하고,
境深尤貴曲(경심우귀곡) 경지가 깊으려면 굽이치고 은은한 여운이 더욱 소중하다.
咫尺萬里遙(지척만리요) 비록 지척에 있는 작은 공간일지라도 만 리 먼 세상처럼 넓고 아득하게 느껴지며,
天遊自絶俗(천유자절속) 하늘을 노니는 듯한 자유로운 정신은 저절로 속된 세상을 벗어나게 한다.

※ 해설
이 시는 중국 근대의 대화가 황빈홍이 산수화를 논하며 남긴 화론(畫論)의 성격을 지닌 작품입니다. 짧은 네 구절 속에 좋은 예술과 깊은 인생의 경지를 압축하여 담고 있습니다.
첫 구절 **"뜻이 멀어지려면 마음이 고요해야 한다"**는 말은 예술뿐 아니라 삶에도 적용됩니다. 마음이 분주하고 욕심이 많으면 사물을 깊이 볼 수 없지만, 고요함 속에서는 작은 것에서도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구절에서는 깊은 경지는 직선보다 곡선에 있다고 말합니다. 산길이 굽이치듯, 인생도 단순하고 평탄하기보다 우여곡절 속에서 깊어집니다. 산수화에서도 한눈에 다 드러나는 풍경보다 감추고 비워 두는 여백이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셋째 구절의 **"지척만리"**는 산수화의 중요한 미학입니다. 작은 화폭 안에 천리만리의 산천을 담아내듯, 좁은 공간 속에서도 무한한 세계를 느끼게 하는 것이 예술의 힘입니다.
마지막 구절은 이 시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노니는 정신"**은 세속의 욕심과 집착을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을 뜻합니다. 그런 마음을 지닐 때 비로소 자연과 하나 되고, 예술 또한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감상
이 시는 산수화를 말하지만 결국은 마음의 산수를 이야기합니다.
고요한 마음이 깊은 뜻을 낳고, 굽이치는 삶이 깊은 경지를 만들며, 작은 일상 속에서도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속된 욕심을 넘어 자유를 맛보게 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우리 또한 황빈홍이 말한 "천유(天遊)", 곧 하늘과 함께 노니는 경지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 한마디
마음이 고요하면 작은 창문에서도 만 리의 풍경을 보고, 욕심을 내려놓으면 일상 속에서도 하늘을 유람할 수 있습니다.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튼이 | 작성시간 26.06.06

    설명을 잘 하는 일타 강사
    색깔이 짙어
    산으로 갔다
    물로 갔다 하네
  • 답댓글 작성자이 프란치스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설명만으로도 댓글을 훌륭하게 올려주시는
    이튼님의 고마움을 상기하며

    색조차 빨간장미색을 좋아하시는 인자하신분을 벗으로 둔 나는 영광입니다

    산산히 부셔질 우리의 이름이기에 있을때 열심히 존경하겠습니다.

    물처럼 거부감없이 흐르고 흘러 많은이에게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프코가 되겠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이 프란치스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현충일입니다.
    오늘은 문득 **「비목(碑木)」**을 중얼거려 봅니다.
    비목을 작사하신 한명희 님께서는 잡초가 우거진 양지녘에서 녹슨 철모와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발견하고, 이름 없이 사라져 간 젊은 영혼들을 애도하며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평화와 번영이 가능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현충일입니다.

    긴 세월이 흐른 오늘, 저는 세월의 벗이 되어 함께 늙어온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갑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렙니다.

    '밤 깊은 마포종점'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던 시절, 마포에서 전차를 타고 효자동까지 통학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의 서울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눈부신 발전 속에 옛 모습은 많이 사라졌겠지만, 그 시절의 추억과 친구들의 모습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혹시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매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마저도 즐거운 여행의 한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들이 기꺼이 운전 봉사를 해준다니 참 고맙고 든든합니다. 세월이 흘러 부모가 자녀를 돌보던 시간이, 어느새 자녀가 부모를 챙겨주는 때가 됐네요.

    프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