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김별
꽃은 다 지고
불쌍한 친구 놈과
마을 구판장 간이탁자에 걸터앉아
주머니를 탁탁 털어 소주를 사고
가로등 불빛 아래 무성하게 웃자란 들깻잎을 따다
막장에 찍으면
아! 장미꽃보다 향기롭고
양귀비꽃보다 더 진하던 알싸한 맛
지독히도 쓰고 달던 소주에 몸서리치며
이슬에 젖던 깊고 망막하던 밤
절망적인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세상과
연어처럼 물굽이를 거슬러 올라야할 세월을 향해
내 청춘은 그렇게 휘청거리며 나뒹굴며
몇 번이고 피범벅이 되도록
담벼락에 얼굴을 갈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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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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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7.08 김별 호미도 되지 못한 세월이었지요. 다만 예리한 쇠붙이에 지나지 않았지요. 언제 시인으로서 은빛 칼을 들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살아갑니다. 님께서 저게에 늘 지성으로 보내주시는 성원과 격려가 오히려 더욱 힘이 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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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C-미경 작성시간 14.07.08 김별님의 청춘은 너무 아프고 통증이
심하셨네요
너무 아파서 온몸이 피멍이 들어
마치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것 같은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아픔을 이겨 내시느라 고통의 창작을
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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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7.08 미경님 안녕하세요. 그때는 창작의 고통이라기보다는 삶에서 오는 고통이었습니다.
삶은 때로 그토록 큰 시련을 요구하니까요.^^* 다행이라면 나에게 왔던 모든 것들, 슬픔 고통 절망 외로움... 그 모든 것들이 의미가 되어주었다는 겁니다. 그 치열한 의미를 되새기면 재생산하며 저는 시를 쓸 이유를 부여 받았을 뿐이지요. 미경님의 아름다움이 존재의 이유가 되었듯이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
작성자자온 작성시간 14.07.31 별님은 아파도 비명이 향기롭습니다ㅎ 내가 많이 아픈건 타고난 천성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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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8.01 자온님 반갑습니다. 아파도 비명이 향기롭다는 말씀이 향기롭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바라보는 눈이 향기롭기 때문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