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관 / 김별
당신의 머리에는 무슨 꽃이 어울릴까요.
구절초를 닮은 당신이기에
바람 부는 벌판에서 꺾어 온
진한 향기의
가을 들꽃이 좋을 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매혹적인 당신이기에
양귀비 그 붉은 꽃잎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난 당신의 머리칼을 쓸어 올려
희고 가녀린 별꽃을
수를 놓듯 조심조심 꼽아 주고 싶어요.
당신은 별을 닮았으니까요
별도 당신을 닮았으니까요
별꽃 화관을 쓴 당신은 소녀.
모진 세월
폭풍을 견디며
상처입고 멍든 몸으로
눈물도 흘렸지만
더 깨끗한 얼굴로 마주 선
풀꽃 같은 소녀니까요.
종달새 나는 보리밭 언덕길을
나풀나풀 달리다가
신발이 벗어진 듯 돌아서서
옥수수 같은 이를 드러내며
햇살처럼 웃고 선 소녀
여자이기에
아름다운 꿈을 꾸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
아름다운 소녀
내 누이 같은
친구 같은
연인 같은
전생에 분명 나의 아내였을 것 같은
소녀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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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10.07 느루님 오늘도 즐거우셨는지요.^^* 할 일없이 저도 바빴네요. 사는 일이 이래저래 고달픈가 봅니다.
가을은 발목까지 빠질만큼 깊어졌고, 사람 마음도 우물 깊이가 되어갑니다.
말씀처럼 그렇게 순수를 동경하는 마음도 깊어가고요. 늘 곱고 귀한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작성자산내일기 작성시간 14.10.07 별시인님~이 시가 왜이리 이쁜지요
햇살처럼 웃고 선 소녀~~
내가 주인공이고 싶은 착각^^
이 꿈꾸는 할매가
착각 좀 하게 가만히 좀 놔 주세요
머리에 코스모스라도 하나
꽂고 싶군요~~ㅎㅎ(☆ω☆)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10.07 산내일기님은 머리에는 코스모스^_^ 참 어울릴 것 같아요. 늘 즐겁고 명랑한 분이니... 가을 코스모스... 그 야들야들한 모습이 얼마나 잘 어울릴까요. 마치 화려한 나비가 앉은 것 같을 겁니다.
마음이 있으면 주인공이 되는 것 아니겠이요? ^^*
착각이라 마시고, 주인공으로 이 가을을 만끽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10.14 모란 동백님 반갑습니다. 벌써 날씨가 싸늘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편안한 날들 되세요. 잊지 않겠다는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