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우산 / 김별
도시에 비가 오면 누가 젖나요
빗방울은 닫혀 진 유리창을 타고 오는데
연인들의 사랑은 불 속처럼 뜨겁고
노래하고 춤추고 취하기에 짧은데
누가 있어
들꽃처럼 비에 젖나요
몇 며칠
머물 수 없이 비는 오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지쳐 있고
꿈을 잃은 사람들은 앓고 있고
평생 땀 한번 안 흘려 본 부자들은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골프채를 휘두르며
근엄하게 말만 하는데
달맞이꽃도 수선화도
없는 거리에
누가 있어
비에 젖고 흔들리나요
꽃을 잃어버린 벚나무처럼
함성이 사라진 광장처럼
마주 볼 눈빛도
잡아야 할 손도 없는 거리에
버려진 우산 하나
누가 있어
비에 젖고 아파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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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 로사 작성시간 14.10.27 버려진 우산하나
비에 젖고있는 쓸쓸한
밤거리가 보입니다
젖은 뒷골묙 가로등
맘이 슬프요
항상 건강하세요 -
작성자자온 작성시간 14.10.27 비 오는걸 좋아하지요 비 맞는건 싫어합니다 사랑하는이들은 비 피한다핑계로 둘만의장소를 찾고 생계가달린가난한 이들은 눅눅한 마음처럼 처져버리고 부자들은 귀찮타짜증을 낼테죠 비를 바라보는 색깔이 이렇듯 다른것을요 시인의 눈엔 내리는 비보다 버려진우산이 주인공이구요
-
작성자산내일기 작성시간 14.10.28 배부른 돼지처럼~차고 오르는
감성이 말라 있는 요즘입니다~~
별시인님의 고뇌에
깊어 가는 가을하늘을 봅니다^^
몸이 힘들었던 날의 비가
생각납니다
산을 내려오다 소나기를 쫄딱
맞았지요~~
친구도 형제도 다 덧없다는 무상함으로
눈물이 빗물과 함께
범벅되어 흐르던 날이 있었어요
쓰다가 버려진 우산처럼
그렇게 외롭던 날이었습니다~~
왜 그날이 생각나는지요^^ -
작성자느루 작성시간 14.11.02 별님의 성에는
몇날 며칠 비가 와서
마음이 비에 젖으셨군요.
전 소낙비 내리는 날...
맨발로 나서서
아스팔트 도로 위를
마구 뛰어다닌는 상상을 해 본답니다.
소낙비 내리는 날...
차들이 멈 추어 서고.
빵빵 거리며
차 안 갇혀서
내리는 비에 창문도
못 열고 화를 내며...
그 중에 한 두 사람은...
자기도 하고 싶은데
못하느걸 대신 한다 생각하며
빙그레 웃음지으며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까요?
그런데 상상일 뿐
한번도 그리 해보질 못했습니다.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우산이 없는데
우산을사지않고
일부러 비를 맞으며 걸어본 적 말고는...
그런데 아쉬운 건 비가 억수로 내리지 않아
젖을 수가 없었지요.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 -
답댓글 작성자느루 작성시간 14.11.02 비 맞은 생쥐처럼 젖을 만큼
온 몸으로 비를 맞으렵니다.
마음이 젖는건 싫으니까요.
별님의 시에 내포된
무수한 의미들이 있을 터인데...
전 그저.... 제 생각대로 횡설수설 했네요!
제가 드리고 싶은 한마디는...
마음은 젖으면 안된다는...
마음은 젖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