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그네 8 / 김별
오늘은
아무도 없는 벌판
이름 모를 꽃 옆에서 밤을 보낸다.
이슬 묻은 꽃잎의 향이
깊고 진해
사탕을 먹고 난 뒤끝처럼
입 안까지 단물이 베어난다.
자욱이 깔리는 여울물 소리
풀벌레 소리
고단한 몸은 이내 깜빡 졸다가
어깨며 엉덩이에 전해지는 싸늘한 한기에
몇 번을 다시 깨어나다가
혼자 사는 꽃에서
그만 미안해진다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 아래
마지막 단맛을 더해 가던 돌배나무는
힘겨웠을까
벌써 곤히 잠이 들었지만
반달과
몇 몇 별과
수줍어 낯가림하는 꽃을 두고
나도 내내 잠들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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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느루 작성시간 14.11.02 가을 나그네...
우리네 인생은
늘
나그네 길이지요.
별님의 나그네 글을 보면
제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답니다.
전 어려서 부터
언제나
늘
항상
길 떠나는 아이처럼 살아왔으니까요.
초등학교 시절 두 번의 전학으로
친구들과의 연락은 단절되고
벗들과의 일들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이사를 하면서... 또 친구들과의 단절...
내 삶이 피폐해 지고
부끄러워
연락하지 않았고
그들의 연락도 끊어 냈지요.
그 이 후에도...
수 차례의 떠나 왔던....
우린 늘 인생 길의 나그네임을...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추신: 어여 마음 추스리셔요^^ 이미지 확대 -
작성자끼아라 작성시간 14.11.02 별님 시인님...반갑습니다~!!
며칠 찾아들었는데...
님의 아름다운 글이 없는 탓에
약속은 없었지만..
늘 제 시간에 찾아드는 손님을 기다리듯
문만 속절없이 쳐다봤던 쓸쓸한 느낌이었습니다
반갑습니다....
혹여 건강이 나빠진 탓인가요,,
아님,,진짜 가을 나그네 되어
그렇게 나그네길을 걷고 있는 탓인가요..
이젠 11월에 접어 들어
긴 밤을 헤매이기엔,,,
우리네 몸이 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찬 공기에 움츠려 들어야 하는 나의 몸을 기억하시여
부디 건강 관리 잘 하십시오
님의 고운 글귀를 만나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11월 시인님의 모든 삶에 주님의 축복을 빌어 봅니다. -
작성자그곳에 작성시간 14.11.02 별님방에 불이 꺼져있는 동안에
첫 페이지 부터 다시 읽기를 했습니다.
바쁘신건지 아프신건지 모르지만
여전히 나그네로 계신것 같아
오히려 안도감을 느낍니다.
굳이 댓글이나 답글이 없어도
시를 보면서 헤아리게 됩니다.
아픈 시간이 의미가 있을거라는 생각....
-
작성자자온 작성시간 14.11.02 침착히 가라앉은 회색빛구름을 올려다본 느낌입니다 나그네의 이야기는 수선스런 세상이야길랑 귀닫고 눈감고 자신만의 세상에 조용히 활보하는것 같아요 입으로 내는 소리보다 가슴으로 많은 이야기가 깊지만 나그네도
밝은 날에 밝은소리가 입에서 나오는 글도 보고싶어요~
간만인거 같아요~ㅎ 이미지 확대 -
작성자산내일기 작성시간 14.11.03 별시인님의 가을 앓이에,
방에 객들만 왔다간
가곤 하는군요~~
나그네 되어 떠나고픈 가을이지만
차마 떨치고 못가는 것은
싸늘한 한기가 싫은,
고단함을 피하고픈 현실주의자의
비겁함 때문일겁니다^^
떠나야 깨어지고
깨어져야 맑은 영혼의 울 림이 있거늘~~~~~
그래도 기다리고 있으렵니다
파리해진 얼굴에
눈빛은 더 빛나시리라 싶습니다~~ 이미지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