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다가 / 김별
사랑하다가
별이 되어버린 사람아
사랑하다가
새벽 풀섶에 이슬이 되어버린 사람아
날마다 지나던 길을 잃고
문득 발길 머문 모퉁이
꽃장수 리어카의 꽃이 되어버린 사람아
철새도 다 떠나버린
저문 강둑을 떠나지 못하는
앉은뱅이를 두고
영영 강물이 되어버린 사람아
빈 방문을 열다
쏟아지는 불빛에 설움이 솟아
이불 속에 머리를 묻고
엉엉 울어버린
사람아
사람아
머리카락 한 올
옷깃에 남겨진 체취까지
사랑하다가
사랑하다가
어두운 하늘에 폭죽이 되어버린
사람아
지상에 꽃들이 다 시들어 버린
이미 늦어버린 날들을
오늘은
어디에서 잠이 들고
더 무엇이 있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람아
사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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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3.17 앤아줌마는 속이 참 좋을 분 같아요.^^*
성격이 시원하고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 쿨하게 뭐든
받아들일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작성자ㅇ 작은뭉치 ㅇ 작성시간 14.03.17 김별님~~
연필을 어떻게 내려 놓았을까요?
빈방에 가득한 외로움
불빛이 삼키는걸 어찌..견뎠을까요?
사람이 그리운 나이..
아픔들을 어찌 이겼을까요?
사람아..
사람아..
그렇게 담고 갑니다.
한 주 내내..
행복하길 바래요~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3.17 작은뭉치님 연필을 못내려 놓고 입에 물고 그냥 잤습니다.^^*
불도 끄지 못하고 그냥 잠들었고요.^^*
삶에서 절실함이야말로 죽을 만큼 아파도 다시 일어설 힘이지요.
감기몸살을 앓고 난 후, 더 거뜬함을 느끼듯이 말이지요.
앓고 난 뒤끝에 세상이 더 눈부시고 깨끗하게 보이듯이 말이지요.
정성어린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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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ㅇ 작은뭉치 ㅇ 작성시간 14.03.17 그 느낌.. 알아요
멍 하도록 몸살 앓고 나면
새로 만난 바람이
더 감미롭게 느껴지는 기분..
아픈몸을 빨리 털어내야 가능한 일 이지요
아픈 곳에 서성이면
내게 닿는 바람도 눅눅하게만 느껴지니까요..
바람에 말리고
햇볕에 그을리고..그렇게 단단해 지나 봅니다.
좋은글 ..수고 하셨습니다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3.17 작은뭉치님 그 마음 아시지요.
그렇게 더 단단해 지고, 깊어지는 거
그래서 싱그럽게 꽃도 피는 거
그런 세월을 견디는 일이 상처로 남지만
다시 새살이 돋듯이 아프기도 한다는 거
시를 쓰는 일이나 사랑을 하는 일이나
둘도 없이 아프다는 거
빛나고 향기롭다는 거
귀하고 정다운 말씀입니다.
남은 시간도 편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