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 김별
철지난 외딴 바닷가에서
바다 하나를 주워왔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바다는
내가 잠든 후에도
아득히 뜬 작은 섬을 품고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소녀 같은 꿈을 꾸어
솨아.,. 솨아... 파도가 밀리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어부와 고래와 인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후로
불도 끄지 못하고 잠이 든 숱한 밤을
자명종처럼
나를 깨운 것은 밀물이다
그리움의 이름을 써 본 모래밭을
수없이 채웠다가 다시 비우는 것은
썰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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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화란 작성시간 14.04.10 바닷가의 추억 하나 없는 이,
그 누가 있겠느뇨.
그 중에 소라!
우린 그 소라를 귀에다 대고
바다소리가 들린다고들 했지요.
옛 소싯적엔---
이것을 어부와, 인어와, 고래의
노랫소리로 읊어주셨군요.
개발바구니 ! 바닷가의 굴
우리는 쪼시개(호미 같이 생겼지만
끝이 뾰족한 굴 까는 도구)를 가지고
굴을 까서 많이도 먹었답니다.
오늘의 주인공 소라는
모랫벌에서 살지요.
썰물이 되면 그 모랫벌에 서서
발로 모래알 속을 비비면
쑥 하고 고개를 내미는---
정말 추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 후로 불도 끄지 못하고
잠이 든 많은 날들---
과연 나를 깨운것은
정말 밀물 이었을까요?
그 모래밭에 이름을 지운건
정말 썰물 이었을까요?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10 개발바구니, 쪼시개, ^^* 님께서는 삶의 체험 속에서 바다를 먼저 이해하셨군요.
그게 더 진실 되고 아름다운 거지요. 객관적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의 만남은 훨씬 더 치열하고 열악한 것이니까요. 갑자기 제 뒷머리가 부끄러워지는 기분입니다.
유채꽃밭도 농부에게는 일구고 거두어야 할 농작물일 수 있으니까요. 그건 어떤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니라 가치의 문제겠지요.^^* 화란님의 말씀에서 삶의 향기를 비릿한 삶의 고단함을 배우겠네요. 그리고 나를 깨운 건 밀물 맞아요. 이름을 지운 건 정말 썰물 맞고용.^^*
님의 덧글을 읽으며 즐거움 너머의 진실까지 엿보았네요.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기별꽃 작성시간 14.04.11 별님~~~*^^*
몇일 인사를 못드렸네요.
잘지내고 계시지요?
봄은 무르익어
여기저기 연두잎이
아우성이네요.
별님께서도 봄을
누리고 계시지요?
변덕스런 날씨에
감기걸리신건 아닌지
염려 되네요.
항상 건강부터
챙기시어요~^^
제목보고 놀랬답니다
오늘 우리집의 물고기님들을
위해 부레옥잠이랑
소라껍데기를
업어왔거든요.
소라하면 파도가 함께
떠오르니 그속에
별님께서
어부와 인어의 노래를
넣어주시는군요.
소라를 보면 별님이
젤먼저 떠오를 것 같아요.
밀물과 썰물의
그리움과 함께요^^
고운시 감사해요*^^*
행복한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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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11 맑고 눈부신 해변가에 그림같은 집들, 어느 좋은 휴양지일까요?
아기별꽃님의 글을 보며 님께서 단순히 예쁘고 여리고 감미로운 여성만은 아니란 생각을 했네요. 아름다운만큼의 향기와 깊이를 가지신 분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답니다.^^*
저도 아기별꽃님 며칠 뵙지 못해 궁금했어요. 꼭 보이던 분들이 보이지 않으면
누구나 그렇겠지요? ^^* 특히 가깝게 지내던 분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고요.
부레옥잠, 예쁜 꽃이지요. 아기별꽃님만큼이나, 그리고 소라도 가지고 오셨다니...
두 가지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별과 꽃처럼 말이지요.^^*
세상에는 모양과 형태가 다르지만 잘 어울리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11 김별 사람이 그러하듯이 말이지요. 그것을 궁합이라 하지요? ^^* 잘 어울리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아름답도 행복한 것이니까요. 건강하세요. 예쁜 말씀 감사합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