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김별 ♡ 시인방

아카시아

작성자김별|작성시간14.05.02|조회수176 목록 댓글 27

아카시아 / 김별

 

술을 마시고

싸우고

속병을 앓다가

몇 며칠 산책길을 나서지 못했다

 

시간이 만병통치약일까

아니면 세월이 사람을 만들어 가는 걸까

요동치던 날들도 잔잔한 강물이 되고

다시 산책길을 찾았을 때

아 진동하는 아카시아 향기......,

 

목련이고

진달래고 온갖 꽃들이 피고 지도록

산천이 녹음을 태우고 다시 덮도록

나는 대체 무얼하고 살았을까

눈도 코도 마음도 취해

잠시 방향을 잃고 어지럼증으로 비틀거리는 몸을

허리가 굽은 나무가 친구처럼 잡아 주었다

 

잘난 사람들이 망쳐놓은 세상을

못난 사람들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이

인간의 정한 역사라 해도

망가진 것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는 걸까

벌통을 손질하는 노인의 갈퀴손이

기도하는 손보다 더 경건해 보인다

 

이제

산 위에서 바라보는 도시처럼

아득히 먼 섬이 되어버린 나의 사람들

갑자기 눈물이 핑 돌도록

미워했던 사람까지 모두가 그리워진다

그만 돌아가 편지를 쓰고 싶다

 

잘 사냐고

보고 싶다고

눈에 모래 들어간 듯이 아프다고

 

다시 하루치 몫의 삶을 위해

서둘러 언덕길을 내려가야 하지만

꽃과 향기

하루종일 이어질 꿀벌의 노래를 내내 생각하리라

 

겨울을 난 벌통처럼 비어 있던 내 마음도

어느새 눈부신 햇살 속에

잉잉......, 잉잉......,

꿀이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02 미소를보내며님 격려의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님의 말씀대로 늘 행복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님께서도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 작성자C-미경 | 작성시간 14.05.02 저도 아카시아에 얽힌 추억이 참 많아요.
    아카시아는 어린시절의
    유년 시절을 아름답게 꾸며 주는 소설 같은 무엇이
    있지요.
    또한 아카시아 는 꿀 또한 좋아서
    아카시아꿀을 부모님 께서는 허약한 제게 많이 먹이려
    했던것 같은데
    잘 먹어주지 못해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오늘 아카시아 향에 취하고 시인님의 아카시아에 취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02 미경님께서 느끼고 겪으셨던 아카시아에 대한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많은 사람들이 같이 느꼈던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일 겁니다.
    그러한 추억을 가졌다는 건 동심을 동화 속 공주님처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었다는 행운이기도 했었을거고요.
    님께서는 또 사랑을 듬뿍 주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신 듯 하여 더욱 행복하셨을 것 같네요.
    인격형성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겁니다.
    미경님께서 늘 꽃과 같은 모습, 꽃과 같은 향기를 가지신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 작성자밝은미소야 | 작성시간 14.05.03 아카시아향기 맡은지언제지
    별님글에서 향취합니다

    그또한아까시아 먹기도 했지요 어려서는
    5월이 향기가득한달입니다
    고슨꿈꾸세요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03 미소야님 오늘도 수고가 많으시지요.^^*
    연휴로 이어지는 오늘이지만, 수고할 사람은 게으르면 안되겠지요.
    아카시아꽃은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지요.
    님의 추억도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꿈이 가득한 5월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의여신 밝은미소야님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