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동냥 / 김별
몇 계절을 비워두었던가
다시 찾은 산에서
마른 소나무가 솔방울을 들어
내 이마를 때렸다.
돌직구였다.
방울새 한 마리
내 머리에 똥을 갈기고 날아갔다.
아쉬우니 시 동냥이나 왔느냐며
금강초롱도 쑥부쟁이도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뭘 하고 자빠졌다가
거지꼴이 되어 이제 왔냐며
썩은 눈으로 아름다움을 찾겠다고 헛짓이나 하더니
사랑타령이나 늘어놓고 허송세월하더니
겨우 이 모양 이 꼴이냐고
굴참나무가 뿌리를 뻗어 내 다리를 걸어 자빠뜨렸다.
빙신 같은 놈......,
나는 슬프고 미안하고 한심해
바위에 걸터앉아 한숨이나 푹푹 쉬는데
그새 화가 풀린 것일까
산이 슬며시 돌 하나를 굴려주며
알면 됐다고, 이제 됐다고
무너진 돌탑에 돌 하나 얹고
조심해 가라 한다.
어둡기 전에 어서 내려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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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5.14 바위꽃님 안녕하세요.
신록은 욱어지고, 싱그러운 생명의 기운이 온 천지에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온은 큰 일교차를 만들어, 농사에는 냉해까지 온 모양입니다. 이런 땐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 쓰셔야겠지요. 가끔씩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찾은 산은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말씀을 들려주더군요. 그들의 잊고 살았던 내 자신을 늘 반성하곤하지요. 살아가면서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지 않는 사람은 성숙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가르침이니까요.
늘 변함없이 정성어린 귀한 말씀 주심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최고의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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