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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시 동냥

작성자김별|작성시간14.05.13|조회수143 목록 댓글 16

시 동냥 / 김별

 

몇 계절을 비워두었던가

다시 찾은 산에서

마른 소나무가 솔방울을 들어

내 이마를 때렸다.

돌직구였다.

방울새 한 마리

내 머리에 똥을 갈기고 날아갔다.

아쉬우니 시 동냥이나 왔느냐며

금강초롱도 쑥부쟁이도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뭘 하고 자빠졌다가

거지꼴이 되어 이제 왔냐며

썩은 눈으로 아름다움을 찾겠다고 헛짓이나 하더니

사랑타령이나 늘어놓고 허송세월하더니

겨우 이 모양 이 꼴이냐고

굴참나무가 뿌리를 뻗어 내 다리를 걸어 자빠뜨렸다.

빙신 같은 놈......,

나는 슬프고 미안하고 한심해

바위에 걸터앉아 한숨이나 푹푹 쉬는데

그새 화가 풀린 것일까

산이 슬며시 돌 하나를 굴려주며

알면 됐다고, 이제 됐다고

무너진 돌탑에 돌 하나 얹고

조심해 가라 한다.

어둡기 전에 어서 내려가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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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14 바위꽃님 안녕하세요.
    신록은 욱어지고, 싱그러운 생명의 기운이 온 천지에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온은 큰 일교차를 만들어, 농사에는 냉해까지 온 모양입니다. 이런 땐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 쓰셔야겠지요. 가끔씩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찾은 산은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말씀을 들려주더군요. 그들의 잊고 살았던 내 자신을 늘 반성하곤하지요. 살아가면서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지 않는 사람은 성숙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가르침이니까요.
    늘 변함없이 정성어린 귀한 말씀 주심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최고의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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