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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가을에

작성자설화 박현희|작성시간13.11.15|조회수131 목록 댓글 5

 


저무는 가을에 / 雪花 박현희

 

쌔앵 찬바람이 휘몰고 지나가면 

황금빛으로 곱게 물든 은행잎 바람에 날리어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가을비마저 부슬부슬 내리면

앙상한 가지만 쓸쓸히 남은 채

벌거벗은 나무는 더없이 처량하기 그지없네요.

 

연둣빛 새 잎사귀 돋아

신록의 왕 같은 계절을 지나

이젠 모두 옷을 벗어야 하는 계절을 마주하니

저무는 가을이 마냥 서럽습니다.

 

잉태와 출산을 거쳐

혈기왕성한 젊은 날을 뒤로하고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날리며

생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이

자연의 섭리 또한 이와 같은가 봅니다.

 

그러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꽃피는 봄은 다시 찾아오듯이

우리에겐 밝고 희망찬 내일이 있으니

그리 슬프지만은 않겠지요.

 

이제는 서서히 가을과 작별해야만 하는

저무는 가을에 내 신록의 계절은

과연 부끄럼 없이 잘 살아왔는지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잠시 뒤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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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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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추카 | 작성시간 13.11.15 자동차 전용도로 가로수가
    옷을벗어서 빠른속도로 달리는
    바람에 혼란스럽게 어지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미쳐춤추듯이
    날아다니네요.
    앉아서 쉴시간도 없이.
  • 작성자최용희 | 작성시간 13.11.15 좋은글 감사.. .♥
  • 작성자구공작 | 작성시간 13.11.16 설화님...고운글 감사합니다..
    가을엔 옷을 벗듯이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를 보면 마음도 쓸쓸해지지요...
    계절은 변화하는것 신록의 계절 봄을 기다리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겟지요..주말 잘보내시구요
    건강 잘챙기시길요...*
  • 작성자왕눈이와숙이 | 작성시간 13.11.20 좋은글 감사 합니다.
  • 작성자주현이 | 작성시간 13.11.25 앞만보구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건만 ~~내게서 사라지는건
    너무도 냉정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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