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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과 소금장수의 가죽침 (鹽商革針)
어느 동네 앞 고갯마루에 소금장수가 올라섰을 때 한 부부와 마주쳤다. . 부인이 먼저 소금장수에게 말을 붙였다. "여보 소금장수, 저 마을로 소금 팔러 가오?" . "예, 그런데요.""그러면 우리 집에는 가지 마오. 집에 딸 하나만 남겨두고 일가 잔치 집에 가서 사흘 후에나 돌아오니 소금 살 사람도 없소." .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댁이 어딘지 알아야 안 가지요." . 어리숙한 부인은 소금장수에게, "저기 저 지붕 위에 고추 널어놓은 집이 우리 집이니 가지 마오."
하고 일러주었다.속으로 오호 쾌재라 하고 속웃음을 짓던 소금장수는"예, 그러지요. . 염려 말고 다녀오시오."하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 곧바로 처녀 혼자 있는 집으로 달려간 소금장수는 삽짝문 앞에서, "아가야."하고 호기 있게 처녀를 불렀다. . 이윽고 커다랗게 말만한 처녀가 나와 "우리 집에는 아무도 없소." 하고 숨어 버리자 소금장수는 다시 근엄한 목소리로, "이리 나오너라. . 나는 네 외삼촌이다. 어려서 너를 보고 인제 보니 몰라보겠구나. . 여기 오다가 네 부모를 만났는데 일가 잔칫집에 간다며 사흘 후에나 돌아오니 잘 봐 주라고 하더라" 그제서야 안심한 처녀는 나와서 절을 올리고 방에 모신 뒤 씨암탉까지 잡아 대접했다. . 해는 지고 슬슬 흑심이 동한 소금장수는 처녀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 "아가, 너 속병이 있어서 고생하는구나. "하고 넌지시 수작을 거는데,"아니오.전 아무 병도 없는데요"
"그래? 너는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인다. 너 해를 보면 눈이 시큼시큼 하지?" "예." . "그게 속병이 있어서 그렇다. 밥을 먹으면 배가 불룩하지?" "예." . "거 봐라. 무거운 것을 들면 팔이 나른하고 아프지? 그리고 높은 데 올라가거나 달음질치면 가슴이 벌떡벌떡하고 숨이 가쁘지?" "예. 정말 그런데요"
"그게 다 속병 때문이다. 얼른 고쳐야지 그냥 두면 큰일난다."겁을 먹은 처녀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어떻게 고치나요?" 하고 묻자, "속에 든 고름을 빼야 한다." . "속에 든 고름을 어떻게 빼나요?" "그건 어렵지 않다. 가죽침을 맞으면 쉽게 빼낼 수 있단다." "그럼 얼른 가죽침을 놓아 고름을 빼 주세요." . 드디어 소금장수는 처녀를 눕히고 치마를 걷어올린 뒤 속곳을 내렸다. . "조금 아프더라도 후련해질 때까지 참아라. 그래야 병이 낫는다."
결국 허기를 채운 소금장수는 푹 잠을 자고 아침상까지 푸짐하게 받았다. . 장난기가 발동한 소금장수는 한 번 더 가죽침을 놓고 처녀에게 한마디 당부를 했다. . "가죽침을 놓아 흰 고름을 빼내 그것을 종지에다 잘 받아 두었으니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꼭 보여 드리거라?? 요런 고얀넘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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