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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스크랩] 사과꽃, 그 하이얀 첫사랑

작성자리울(김형태)|작성시간23.05.02|조회수12 목록 댓글 0

      사과꽃, 그 하이얀 첫사랑

 

                                             --- 시 / 리울 김형태

 

 

아릿한 그녀의 꽃내음 앞에서 우두망찰

난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늘 설레고 떨렸다.

이웃집 소녀 같이 새하얀 사과꽃,

부끄럽다는듯 그 속에 숨어있는 

밝그레한 입술 한 방울

 

그 푸른 봄날, 

두근두근 자꾸만 붉어지는 두 가슴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에 두고 

그녀는 찔레순처럼 가느다랗게 팔 내밀고

나도 보랏빛 풋풋한 마음 내밀어

아지랑이처럼 서로 고개 숙인 눈빛 주고 받다가

어쩌다 한번 손이 닿았을 때의 그 홧홧함이란...

첫 몽정 때처럼

 

점점 하얗게 차오르던 달빛이

둠벙 속 달빛과 입맞추려는 순간

탱자가시 같은 물총새에 찔리는 바람에

그만 얼굴 붉힌 채 첨벙 주저앉고 말았네.

 

동그랗게 푸르름이 쌓이는

투명한 햇살 아래 물방아 돌아가는데

더 예쁜 노래 위해 자꾸 상처 내는 풀피리 되어

가슴 후벼 파며 꾀꼬리 같은 순정 키워보려 했건만, 

이웃집 아저씨 불호령에 외가닥 오솔길 되어 

연둣빛 꽃비만 하롱하롱 오소소 떨어져 내리고...

 

이웃집 사과꽃은 황금빛 춘정 못내 겨워

아직도 살짝 핏빛 눈물이 고여있다는데

가시에 찔린 그녀의 빠알간 향기처럼...

 

아, 불쑥 들켜버린 것처럼

그 알싸한 그리움 사무쳐오면

난 제 살 찌르듯 아픔으로 혀가 굳은 입술 깨물며

애꿎은 탱자만 섧게 저멀리 던져버린다.

첫사랑 추억을 머금고 흐르는

개여울 징검다리에서 물수제비 뜨듯...

 

* 시인의 말 : 사과꽃 보셨나요? 붉은 눈물을 살짝 머금은 듯한 사과꽃을 보면 첫사랑 그녀가 떠오릅니다.

벚꽃처럼, 장미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방금 얼굴 씻고 나온 산골소녀 순이 같은 청순함...

어찌 그 풋풋함에 반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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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꽃시 : "꽃과 인생"

=> https://m.cafe.daum.net/riulkht/85zx/405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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