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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설교

작성자없이계신이|작성시간07.05.30|조회수152 목록 댓글 7

한국 최고의 권위 있는 기독교 월간 잡지인 기독교 사상(본인도 순전한 인맥으로 어쭙잖은 잡문을 연재하고 있지만) 6월 호에 향린 교회 조현정 목사가 5월호의 정용섭 목사의 설교비평에 대한 반격의 펀치를 날렸다.
읽어보니 정 목사가 자신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을 몇몇 문구에 대하여 과민하게 반응을 보인 것 외에는 정작 정 목사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이참에 보수적인 목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 놓은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정 목사의 설교 비평은 그야말로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려준 격인 셈이다.
5월호에 실린 보수교회의 총아인 박영선 목사의 반론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이라면 조 목사는 한 반도 정의 평화를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 서있는 교회의 목사답게 ‘투사’적인 반론을 폈다.
기본적으로 나는 정 목사 보다는 조 목사와 신학적 사고구조가 비슷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목사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조차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정작 나라면 반론하고 싶을 대목은 언급이 되지 않았다.

내가 조 목사라면 정 목사가
“한미 FTA를 파기하고, 미군을 당장 철수 시키고, 재벌을 해체하고, 새만금을 원점으로 돌리고, 지금 당장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쪽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원룸 아파트를 제공하고, 저소득층에게 의료와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국내 노동자들과 동일한 노동법을 제공한다면 그 때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것인가?”하고 비판한 부분에 대하여

“그렇다. 그렇게만 된다면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릴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가 몸 붙여 사는 한 반도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투쟁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반론 하겠다.

이참에 한국교회 강단에 설교라는 것 좀 생각해보자.
이제까지 지구상에 살았던 인간들 중에서 몇 명이나 천국에 갔는지 지옥에 갔는지(천국과 지옥이 진짜로 있다면-나는 믿으려고 노력하지만)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얼마나 굶어죽고 맞아 죽었는지는 알려고 노력만 알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아니, 역사를 뒤집어 볼 것도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굶어 죽고 맞아죽고 총 맞아 죽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종교라는 것이 천국과 지옥은 나중 일이고 당장에 사람이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을 판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아니 오히려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십년 전에 친구가 어렵게 빚을 내서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불루마운틴이라는 시드니의 유명한 관광지에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을 개업했다. 개업예배에서 친구가 다니는 교회의 점잖은 목사님이 설교를 하는데
내용은 ‘교회가 멀더라도 주일을 잘 지켜야 한다, 십일조를 잘 해야 한다.’였다.
복장이 터져서 생각 같아서는 주방에 가서 큰 주걱을 가져다가 놀부 마누라가 흥부 뺨을 때리듯이 설교하는 목사의 주둥이를 한 대 갈겨 주고 싶었다. 왜냐하면 지금 친구네 가족은 온 가족의 생계를 걸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주일성수가 웬 말이고 십일조가 웬 말이라는 말인가?
내가 설교를 했다면 지금 친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가 어떻게 힘을 모아 이 사업이 잘 되도록 도울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는 내용의 설교를 했을 것이다.
식사 끝나고 나오는 길에 친구에게 “나 오늘 자네 교회 목사님 설교 듣고 시험에 들었네!” 하니까 사람 좋은 친구는 웃으면서 “어? 목사가 마귀 소리 하네? 빨리 가서 귀 씻어야 하겠네.”라고 대꾸했다. 불행히도 그 후 식당은 IMF가 터져서 친구는 그만 빚더미에 올라앉고 결국 교회도 옮기고 말았다.

나는 정직하게 말해서 FTA를 해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경제학 교수를 하는 큰아들 이야기를 들으면 해야 하는 것 같고 좌파인 영화감독 후보생인 둘째 아들 이야기를 들으면 하면 안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FTA에 관심조차 없는 설교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FTA는 우리의 먹고 사는 일에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처한 상황과 상관이 없는 설교들은 짜증이 나게 만든다.

전도사로서 중학교 시절에 나를 가르쳤던 분이 미국에서 목회를 하기에 미국에 갔던 길에 큰마음 먹고 비행기 타고 5 시간을 그레이하운드 버스 타고 켄터키의 시골까지 찾아 갔다.
마침 교회에 도착한 시간이 수요일 저녁 예배 시간이라서 설교를 들었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했다. 목사님은 내가 중학생 때 들었던 설교를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낌새를 알았는지 목사님은 설교 말미에 “나보고 항상 똑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하겠지만 주님 오실 날이 가까왔기 때문에 그럴수록 더 강조해야 한다.” 고 하셨다.
정나미가 떨어져서 잠만 자고 새벽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떠났다.

예수가 “사람이 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하느니라.”고 하신 말씀은 누구 들으라고 했던 말일까?
밥걱정 전혀 없는 부자들 들으라고 한 말일까? 아니다. 당장 오늘 먹을 밥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말인 거다.
이 말은 ‘당장 밥을 못 먹는다고 굶주린다고 비참해지지 말자. 비록 주린 배를 움켜잡더라도 더 가치 있는 것을 바라보자’라는 말이다.
예수 입장에서는 배고픈 자에게 쌀 한 톨 보태줄 수 없지만 밥 때문에 다른 것을 전혀 못 보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배고픈 자가 더 비참해지는 꼴을 걱정하신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이 바로 밥 먹고 사는데 도움 되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설교를 들으면 나는 짜증이 난다.
그런데 모든 것을 먹고 사는 일로 연관을 짓는 설교도 있다.
이를 테면 순복음류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의 도깨비 방망이 설교이다.
이런 설교는 정작 설교를 듣는 사람이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설교를 하는 사람이 돈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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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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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smallGarden | 작성시간 07.05.30 갈수록 "자본주의"의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인간다운 삶을 믿받침하는 물적 토대/사회적 기반"이 없이 인간으로 살라는 것은 참 어리석은 말이것지요. 예수의 가르침은 세상의 그늘에서 사는 자들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이 되리라고 봅니다. 부자들이 교회생활하기 어려운지 가난한 자가 교회생활하기 어려운지~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교회도 거의 예외가 없겠지요.; 하여간에 "삶의 자리"를 무시하고 목회자 천국을 지향하는 설교자의 설교, 별 영양가 없죠..
  • 작성자없이계신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5.30 천사 님! 말씀 맞습니다.맞구요. 그것이 일차적인 의미겠지요.
  • 작성자영팔이 | 작성시간 07.05.30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
  • 작성자영팔이 | 작성시간 07.05.30 엥~~이게 어짠 일이징 ~ 딸기가 탐스럽게 ?? 기분 좋네요.
  • 작성자오즈보이 | 작성시간 07.06.06 개업예배 설교에서 십일조.. 주일성수 강조에는 하자가 없다고 봅니다... 그 말은 꼭 그것을 율법적으로 지키라는 뜻이 아니라...사업의 분주함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말라 정도로 새겨들음 되는 거지요.. 즉 영적인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그리고 설교는 이 땅의 현실과 피안의 세계를 모다 카버해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면 그것이 다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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