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 소개하는 경우는 아직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점에 가보면 한국 코너가 제법 규모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예전보다는 나은 분위기인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이, “한국시를 영어로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더군요. 그 근거로서 한국시의 시어들이 여러 미묘한 뉘앙스들을
갖는 많은 단어들이 있는데 영어는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들고 다음의 예를
들었습니다.
-----
노란 것은 yellow라는 단어로 밖에 나타낼 수 없지만,
한국어에는 노란, 누런, 노르스름한, 노르끼리한..
이런 것들을 영어단어로 나타내긴 힘들겠죠.. ^^;
예를 들면, 승무라는 시의 파르라니.. 이런 시어를 어떻게 영어로 옮기겠습니까?
단순히 blue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그 시어가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
그런데 Thesaurus 한 번만 떠들어 봐도 저 얘기가 얼마든지 반대 경우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에 해당되는 단어들로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됩니다.
Adj. yellow, aureate, golden, flavous, citrine, fallow; fulvous[obs3],
fulvid[obs3]; sallow, luteous[obs3], tawny, creamy, sandy;
xanthic[obs3], xanthous[obs3]; jaundiced- auricomous [obs3].
gold-colored, citron-colored, saffron-colored, lemon-colored,
lemon yellow, sulphur-colored, amber-colored, straw-colored,
primrose-colored, creamcolored; xanthocarpous[obs3],
xanthochroid[obs3], xanthopous[obs3].
yellow as a quince, yellow as a guinea, yellow as a crow's foot.
warm, advancing.
여기에 flavescent라는 단어가 또 눈에 띄네요. 원래 인간의 감정은 문화권에
따라 독특한 표현법이 있을 수 있지만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문화와 언어를 넘어서서 의미 있게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작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축자적으로(literally) 전달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일종의 재창조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맥락에서 위의 견해에 대한 저의 답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그것은 영어에서 한글로도 마찬가지에요.
영어가 여러 뉘앙스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단어가 없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되거든요.
번역은 새로운 창작이라 영어가 주는 느낌을 잘 알고
있다면 우리 시를 새로 영어를 창작하는 심정으로
번역해서 원시가 갖고 있는 분위기와 깊이 같은 것들을
어느 정도 재현해 낼 수 있다면 충분치 않을까요.
영어로 바꾸면서 잃는 것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어 번역을 함으로써 더 얻는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손익계산에서 대충 비길 수 있는 정도의 번역이라면
좋은 번역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점에 보면 우리 작품들의 영시 번역들이 종종 책으로
나와있더군요. 누군가 사명감으로 그런 것들을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다면 우리 문학계에 커다란 보탬이 될
것입니다. 더 바람직하게는 타고르나 칼릴 지브란 같이 두
언어에 능통한 사람이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
문학가들이 다 이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런 사람들이
좀 나타나면 더욱 우리 문학이 알려지게 되고 그러면 번역된
것들도 외국인들이 더 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
혹시 한국문학의 영어번역에 뜻을 둔 사람은 없는지요?
- 은밤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은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4.07.20 모습을 보이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더운 요즘 날씨 건강하게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Alice 작성시간 04.07.20 시를 감상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그나라 말 그대로를 받아 들여야 하는데 ... 저에게는 큰 과제 입니다. 훌륭한 번역작가들의 감성을 닮고 싶네요...
-
작성자별의눈물 작성시간 04.07.27 편집자들의 사이트가 있습니다. 거기 올려보려고 하는데 은밤님 이메일과 함께 올릴까요, 아니면 거기 주소 말씀드릴게요. 은밤님이 올리실래요? 반응 좋을 거 같은 예감인데요^^
-
작성자별의눈물 작성시간 04.07.29 "북 에디터" 입니다.http://bookeditor.org/
-
작성자cheezelol 작성시간 04.07.31 자신이 없어요. 한 가지에 깊숙히 들어가면 다른 한 가지에서는 밀려나오는 기분이거든요... 한국문학을 모르고. (아님, 제 생각보다 한국문학의 지평이 좁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길 바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