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향기...!
요즈음은 춥다는 핑계로 게으름의 늪에 빠져 지내고있다.
하긴 예전보다 춥기는 추운 날씨의 연속이다.
삼한사온은 추운날씨 덕분에 진작에 실종 되었고 연일 꽁꽁 얼어붙어 모두가 정지된 듯 한 느낌이 든다.
밖에서 어설프게 무언가 일을 할라치면 코끝이 맹맹하고 눈이 시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렇다보니 결국 바깥 출입을 삼가고 기껏해야 가끔 숨쉬기 운동하러 잠깐씩 앞마당을 어슬렁거려 보는것이 고작이다.
기껏 일 이라고는 아침에 일어나 강아지 밥주고 오물 뒷정리 후 뒤꼍 아궁이에서 안방에 군불 지피는 일이 그나마 일이라면 일이다.
요즈음은 그래도 잦은 눈 소식에 빗자루로 눈을 치우느라 그나마 가끔씩 땀을 흘린것 같다.
눈이라도 내려주어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방안에서 고추먹고 맴맴~ 하며 구둘장을 뭉개고 있었을 것이다.
재작년 까지만 해도 겨울이라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은적은 거의 없었다.
집안 구석구석이 부족하고 덕분에 할 일 투성이라 한시라도 마음놓고 게으름을 피울 새가 없었다.
이것도 할 일 저것도 할 일... 그렇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가 버리고 오히려 시간이 모자라 아쉬움과 함께
내일을 기약하곤 했었다.
한데 언제부터 인가 조금씩 일에 게으름을 피우게 된 것 같다.
일이 있어도 빈둥거리며 느긋하기 일쑤이고 정작 다급해서야 마지못해 서두르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긴 힘든 일에 장사 없다고 그간 너무 무리해서 몸을 혹사 시킨 이유로 일에 진저리 나도록 데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무슨일이든 한번 대들면 완성도가 떨어져서 그렇지 하늘이 두쪽이 나도 끝을 내야 직성이 풀렸다.
내가 해야할 일 이라면 절대 남에게 미루거나 해보지도 않았다. 어떻게든 꼭 마무리를 지어 놓았으니까.
늦은 점심으로 아내가 작년에 농사지은 감자를 삶아 내었다. 하얗게 핀 감자분이 고소하고 얼마나 맛있던지...
바람도 쐴 겸해서 집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집자리에 철퍼덕 자리를 잡은 집은 이제는 제법 튼실하게 자리를 잡아가며 넉넉하고 편안하게 자리를 틀고 앉아있다.
집색깔도 풋내기 색상에서 점점 세월의 때가 더하여 짙은 향수 색깔로 변해 가는중 이다.
코를 벌룸거리면 약간은 퀴퀴하면서도 구수한 불냄새가 어린시절 코에 익숙했던 짙은 고향 내음이 온 집안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어느것은 삐뚜룸, 또 어느것은 빼뚜룸 두서없이 들쭉날쭉 제대로 된 것이 하나 없어 보여도 그렇게 편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제눈에 안경이라고 했던가 어찌되었든 어설퍼 보이는 이대로가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
그래서 더욱 좋다.
늦은 저녁나절...
아내가 집 뒤켠 물탱크에 다녀오더니 물탱크에 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귀뜸을 한다.
내일은 물탱크에 물을 가득 보충해 주는 일로 하루를 보낼것 같다.
지금 10 ton물탱크에 가득 보충해 놓으면 아마 꽃피는 춘삼월쯤에나 보충하면 될 것이다.
창밖에는 오랫만에 시리도록 파란 별이 깜빡이고 예쁜 눈썹같은 초승달이 오들거리며 떨고 있다.
아침에 군불지핀 방바닥은 아직도 뜨끈거리며 엉덩이에 달라 붙는다.
어~ 뜨뜻하다.
정선 산속에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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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안영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1.13 아~ 그러시군요. 제가 젤루 사랑하는 문혜영선생님... 이번에 공기좋은 강원도에 좋은곳을 마련하신다고 바람결에 듣기는 했었는데... 차후에 한번 넘어오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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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미주알고주알 작성시간 11.01.13 나는 가 봤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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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안영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1.13 ㅎㅎㅎㅎ... 미고님, 고렇게 단순하게 보셔서는 저희집을 이해 하실수가 없답니다. 한 2박3일은 해야 이해가 가는 집 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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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조 작성시간 11.01.14 나도 게으르고 싶다...새벽 네시반에 일어나 출근질을 한지 벌써 3년...지하철도 하도 오래앉아 엉덩이가 아프다...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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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안영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1.14 그러면 그렇게 하시면 되는데... 그게 만만하게 되는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일 하실수 있는 직장이 있으신것도 감사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지하철에서 꼭 서서 타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엉덩이 아프신것 보다는 훨씬 나으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