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려가는 나무
나희덕
풀어헤친 머리가 땅에 닿을락 말락한다
또다른 生에 이식되기 위해
실려가는 나무, 트럭이 흔들릴 때마다
입술을 달싹여 무슨 말을 하는 것 같다
언어의 도끼가 조금은 들어간 얼굴이다
오래 서 있던 몸에서는
자꾸만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기억의 부스러기들이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걸 받아 적으며 따라가다가
출근길을 놓치고 길가에 부려진 나는
나무 심는 인부의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지만,
나도 모르게 그 나무를 따라간 것은
덜컹덜컹 어디론가 실려가면서
언어의 도끼에 다쳐본 일이 있기 때문일까
어떤 둔탁한 날이 스쳐간 자국,
입술을 달싹이던 그 말들을 다시 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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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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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준수 준빠 작성시간 10.04.05 그다운 추시(追視)였네요. 당연하겠죠. 사물적 도끼 보다 더 무서운 인의적 도끼에 찍혀본 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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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혜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4.06 언어의 도끼에 무수히 다쳐보아야 이런 좋은 시가 나올까요. 하기야 나 같은 사람은 다쳐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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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형구 작성시간 10.04.05 인상깊은 시군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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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경애 작성시간 10.04.05 시는 이처럼 은유적 표현이 가능해서 좋네요. 시의 운명은 고통이고 슬픔이라 했습니다....잘 감상했습니다. 역시 나희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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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혜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4.06 식목일이라서 올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