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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편]]결코 내던질 수 없는 것을 짊어진 그대에게.

작성자파르바티 아세프|작성시간09.03.26|조회수128 목록 댓글 6

대체 언제 썼는지도 기억나지 않는군요.

아마... 이르나크 완결을 보고나서, 처음으로 카류를 조금이나마 이해했다고 생각한 그때쯤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드레곤 그녀 따위!!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만....

흠. 뭐 그렇습니다. 그렇다구요...

아, 이건 소설이라기보단 꽁트에 가까우니까, 참고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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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내던질 수 없는 것을 짊어진 그대에게.

 

 

 

  『단 한 번,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정말 그 한 번이어도 족했어.』

 

  카류는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그 존재'로 가득 차있다.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온통 '그 존재'로 가득한데, 눈을 떠보면…그녀는 없었다. 이제는 아주 멀리까지도 볼 수 있는데,

끝나지 않을 만큼 긴 시간동안을 찾아다닐 수도 있는데, 모든 능력을 이용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는데……. 

 

  단 하나, 그녀를 볼 수가 없다. 아니, 망각이 없는 그 기억을 더듬을 필요도 없이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릴 수 있는데, 

그녀를 느끼는 것은, 그것만은 할 수가 없다.

 

  『거짓말이어도 난 그것을 철썩같이 믿었겠지. 믿으려하는 것이 아냐. 곧바로 믿었을 거야. 그녀는 거짓말을 모르니까.』

 

  회색의 돌 바닥이 동그란 점으로 얼룩진다. 참 많이도 봤지만 '그 날' 이후 볼 수 없었던 카류의 눈물이었다. 아니다.

카류는 그 날 이후로 매일을 이렇게 울었을 것이다. 언제든 바깥으로 흘러넘치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가슴으로

피를 삼켰을 것이다. 대체 얼만큼의 고통을 삼키며 살아왔던 것일까.

 

  차라리 우는 것만도 못한 그의 미소를 보며 『그냥 울어버리란 말이다!!』하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 몇번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보기만해도 모두를 행복하게 했던 그의 미소가 볼 때마다 그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괴로운 것으로 

변했다. 그래도, 울어버리라고 입밖으로 내지 못하는 것은 한가닥의 양심과 지독한 이기심.

 

 그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그가 슬픔을 만끽할 수 있도록 물러나주지 않는 입장에서 울어버리라고 말하는 것만큼

교활하고 가식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형식 뿐일지라도 그의 미소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스스로의 지독한

이기심 때문이다.

 

  카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우는 대신 웃는다. 우리가 배신하지 않으면 그도 배신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그의 밝은 모습을 기대하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 웃는다.

 

  그런 그가, 흘러넘치는 감정을 삼키다 못해 토해내고 있다. 바닥에 주저 앉아, 손으로 바닥을 찢을 듯이 움켜쥐고

가슴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만 있었다면 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어.』

 

  카류는 두 손으로 주먹을 쥐고 눈 두덩이를 누르고 있었다. 그래도 눈물은 그의 손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그것은 참아낼

수 있는 종류의 자위적 눈물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죽을 기회로 날 사용했을 뿐.』

 

  고개를 들어 나를 본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지만 눈물은 물처럼 흘러내린다. 카류는 '이용당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용했'다고 한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알고도 사용하도록 두었다. 짐작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그 카류가, 몰랐을 리가

없다. 다만 모른 체 했을 뿐이다. 마지막까지도 보류하고 보류했을 것이다. 다른 생각은 않은 채 그 곁에 머무르고 싶어서

끝까지 모른 척하다 그녀가 사용한 것 뿐이다.

 

  『죽을 만큼, 지독히도 이기적이지.』

 

  카류의 눈물과 아픔이 심장을 짓누른다. 숨조차 쉬기 힘들다. 하물며 그것을 몇년이나 쌓아온 카류는 어떠할까. 

우리의 기대를 짊어지고, 등뒤에 얹어진 죽은 자들을 짊어지고 그녀의 존재조차 짓누르는 카류의 모습을 보니, 그를

죽여주는 것이 오히려 행복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내 이기심은 그가 어디로든, 떠나도록 두지 않는다. 그는 우릴 위해서라도 존재해야 한다. 카류도 알고, 모두가

아는 현실.

 

  『더 끔찍한 건…….』

 

  카류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몸을 일으켜 바로 앉는다. 바지자락을 움켜쥔 그의 손이 약하게 떨리고 있다. 더이상 

버틸 수 없어 터져나온 감정을 눌러 삼키고 있다. 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가 어떤 근거로, 어떤 이유로 살아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 말한 모두도 카류를 버티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되지 않는다. 살아있기에 붙일 수 있는

부수적인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 이유때문에 카류가 살아 있는 거라고 확정짓지 않는다.

그건, 너무 비참하다. 누가 비참하냐고 하면, 내가 비참하다. 난 그가 살아 있는 이유의 아주 조금의 비중이라도 차지하고 

싶다.

 

  『이 몸에 그녀가 있기 때문에, 죽을 수도 없다는 거야.』

 

  카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힘겹게 웃는다. 카류는 그녀는 사랑하지만 그녀가 남긴 자신의 몸은 증오한다. 이 살아있는

몸뚱이 때문에 그 고귀한 존재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몸을 산산조각으로 찢어버렸으면 하고, 견딜 수 없어 한다.

그래도, 죽고 싶은 수많은 이유가 수백번 수천번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카류는 버텨내었다. 그녀가 남긴 그 몸때문에.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원래의 얼굴을 회복한 카류의 눈을 본다.

 

  역시 나는 그를 놓아줄 수 없다. 그의 모습이 가슴 아파도, 서로에게 고통일지라도, 그는 웃어야 한다. 그가 살아있는 이유가 

비록 나때문은 아닐지라도, 그 이유에 나도 포함될 것이라 믿으며 나는 그를 향해 웃는다. 그 잔혹한 드레곤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질투하면서, 단 하나의 이유가 되준 것에 감사하면서. 카류가 나를 향해 마주 웃어줄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밝게 

웃는다.

 

  내 모든 의중을 알고 있는 카류는, 빨간 눈을 하고 다정하게 마주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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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핳.

비웃지 말아주세요.

사실은 디트경과 카류의 러브뽕짝에로서스펜스순정물을 쓰고 있었는데

배가 어느새 산으로 가는 걸로 부족해서, 수위가 항가항가를 넘어 오덕오덕으로 넘어가기에

차마 올리지 못하고 이따위를 올린거라구요.

아, 그 드레곤의 이름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네요.

이르나크 장에서 내 사랑은 여전히 아르디예프영감이랍니다. 

카류는 보면 안쓰러워서 싫고, 카류를 싫어하는 애들도 싫고, 좋아서 이용하는 애들도 싫고,

둔한 애들도 싫고, 지 행복 찾아가는 애들도 싫고, 말 안 믿어서 비극으로 끌고간 형제애들도 싫고,

뭐 이러저러해서....

전 내리사랑 캐릭터에 약합니다. 단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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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파르바티 아세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27 아 덧글이 벌써?! 감사합니다ㅠㅠ 카뮤르 카이야... 아 그래서 카이라고 불렀던가요...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별 감정없는...그 분ㅠㅠ
  • 작성자아이냥호 | 작성시간 09.03.28 딜티...인가요?... 흐미흐미- 카류가 불쌍한거야. 뭐하루이틀일도 아니니까< 막요래염<<
  • 답댓글 작성자파르바티 아세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29 ㅋㅋㅋㅋㅋ불쌍하지만...그다지 불쌍해보이지 않는 카류ㅋㅋ
  • 작성자메레아 | 작성시간 09.04.02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이런 좋은 소설이ㅠㅠ 카류는 분명 불쌍한 캐릭터인데도 끝이 해피엔딩인탓에 별로 그의 비극성이 부각되지 않았던듯. 사실.. 보통의 경우 뒤통수 좀 여러번 맞았다고 카류처럼 변하는 놈은 없지 말입니다. 아무튼.. 아르디예프영감, 정말 좋아해요! 참 다정한 캐릭터였죠.. 저한테도 그런 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랄까 너무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았네요.. 아무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파르바티 아세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4.02 쓸데없는 소리랴뇨!ㅠㅠ 이렇게 읽어주셔서 어찌나 기쁜지요. 아르디예프같은 내리사랑캐릭터는, 저 역시 "나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었다면..." 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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