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공사 진척도는 어떠한가?"
그들의 자랑스러운 왕이 오랜만에 두 후궁들을 데리고 새로운 궁의 공사현장으로 왕림했다.
이제 막바지 공사라 공사현장에는 먼지 같은 것은 거의 보이지 않고 조경 작업이 한창이었다.
리샤스와 에베리아의 공주, 왕의 사랑스러운 두 후궁은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폐하.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완공될 수 있습니다."
공사 책임자가 냉큼 달려와 그 고귀한 자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려는 그를 왕이 손을 내저어 막았기 때문이다.
"그래, 조금만 더 고생해주게. 오늘 저녁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내리라 하겠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공사 책임자가 감격하여 인사를 하든 말든, 청금석을 씌운 지붕이나 그 화려한 문양에 감탄하던
샤르니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정말 멋집니다, 폐하! 이 대륙의 황제가 거하기에 한 점 모자람이 없는 듯 합니다!"
"정말 그렇군요. 저렇게 화려한 곳에 산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세상사람들이 폐하의 위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샤르니아에 이어 에이리지가 다시 감탄사를 냈다.
두 후궁의 감탄에 왕의 얼굴이 잠시 씁쓸함을 내비쳤다.
"정말 그렇구려."
두 후궁이, 또는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하든지 왕의 눈에는 그저 이 궁이 피로 물든 것처럼 보였다.
이 궁을 짓기 위해서, 아니 이 궁을 짓기 전에 죽어야 했던 그의 재상의 피가
이 궁 전체를 뒤덮은 것으로만 보였다.
왕의 코끝에, 날 리 없는 피냄새가 스쳤다.
"죽여야 합니다!!"
왕궁, 아니 황궁 부지로 내정되었던 영지를, 정확히는 그 곳에 있는 청금석 광산을 노리는 자는
하르트 후작 말고도 꽤 되었다. 왕국의 내로라 하는 자들은 그 광산의 가치를 알았고, 되도록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어했다. 이미 3년 전에 있었던 피의 광기를 그들은 잊었다.
그 광산이 왕의 재산으로, 왕의 새로운 궁전 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보며 그들은 졸렬한 분노를 터뜨렸다.
그리고 그 분노는 그들이 함부로 할 수 없었던 왕 대신에 그 옆에 있던 재상, 하르네안에게로 향했다.
"애초에 천민이 왕족의 마차에 뛰어들었던 것부터가 잘못이었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그것을 폐하께서 너그럽게 보아 넘기셨더니 왕궁 도서관은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드는 방자함이라니요!"
"그 뿐입니까! 유적에서는 감히 폐하께서 피를 보게 만드셨다고요!"
"죄없는 레이포드 공작을 그 유적사건의 주범으로 만든 것도 그 천민의 농간이라 하더이다!!"
"그런 참람한 일이 어찌 일어날 수있단 말이요!!"
왕국 내에 존재하던 모든 귀족들이 입을 모아 하르네안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한낱 천민 아래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상처받은 자존심, 청금석 광산에 대한 미련한 욕심,
이번 일로 역적을 쳐 내려 공을 세우겠다는 눈 먼 욕망이 그들로 하여금 하나가 되어 하르네안을 깎아내리는 데 열중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있던 과거, 없던 사실들을 모두 끌어모아 한 순간에 하르네안을 죽일 놈으로 만들었다.
왕이 백성들에게 약하다는 것을 주시한 자들은 하르네안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렸다.
천민 출신이 자신들의 위에 있다는 것을 안 평민들은 자존심에 금이 갔고,
하르네안을 죽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터져나왔다.
왕은 침묵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었던 일도 하른의 탓으로 돌렸고, 그 광기는 논리로도, 권력으로도 찍어 누를 수 없었다.
하른은 왕의 집무실 밖으로는 한 치도 걸음할 수 없었다.
집무실 내에 침대며 욕실이며 기본적인 생활 공간이 구비되어 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하르네안은 집무실 밖으로 발을 내딛는 즉시 분노한 시종들이나 다른 이들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몰랐다.
왕에게 있어 가장 쉬운 길은 저들에게 하르네안을 넘겨주고 손을 터는 일이었다.
그러나 왕은 그것을 거부했다.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 하른을 넘길 수는 없었다.
"저를 내어 주십시오."
국론은 분열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통일되었다. 모든 이들이 하른을 수도 네거리에서 찢어죽이자 외쳤다.
오직 왕만이 침묵으로 묵묵히 하른을 지키려 애썼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지는 못함을 하른은 알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아라."
왕은 간단히 부정했다. 그러나 이번만은 하른도 만만치 않았다.
"그 수밖에는 없습니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
왕이 침묵하는 사이, 그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기세등등하게 반역자를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왕은 힘겹게 손을 들었다.
"대역죄인을 끌고가라."
눈물이, 흘렀다.
3년만의 일이었다.
===============================================================================================
하른이 왜 죽는가에 대해 나왔습니다...만족하셨나요?
만족못하셨어도 할 수 없슙니다.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오늘 치 연재분량 꽉꽉 채웠군요...
즈는 내일쯤...? 뵙겠습니당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ronepiez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2.22 그쵸그쵸 ㅠㅠ 이런식으로 또 저는 조회수 올리는 저질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ㅎㅎ 농담이구요 ㅠㅠ 저는 팰디 소설에 제 이름이 도배될 것 같으면 잠수타버립니당 ㅠㅠ 맨 앞 페이지에 제 이름이 열 개 넘어가면 또 몇달 잠수탈거여요 ㅠㅠ 그러니까 율리아님도 분발하셔요 ㅎㅎ 화이팅!!
-
작성자목령 작성시간 10.02.22 우어어어 하른 이야기!!! 이거 몇 달전에도 정주행했던 건데ㅠㅠ 아이구.. 아까 낮에 잠깐 들어왔다가 이거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던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지금에서야 읽습니다. 참.. 귀족들에게 욕을 퍼붓고 싶으나, 제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하른을 용서할 수 없을테지요. 휴.. 에즈님의 소설은 기대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음편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테니 꼭.. 꼭 올려주시길 바랍니다ㅠㅠ
-
답댓글 작성자ronepiez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2.22 으하하하 즈는 사실 이런 상황 만드느라고 머리가 쪼개질뻔 했답니다...ㅠㅠ 두개골이 네개골은 아니더라도 세개골은 되었을거여요ㅠㅠ 아고 오늘 진짜 왜이렇게 저질개그 남발이지 ㅋㅋㅋ 목령님이 제 소설을 기대하신다니 기쁨 싱크로 300%에 부담 150% ㄷㄷ 아마 다음이 마지막 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ㄷㄷ 꼭...꼭 근시일 내에 올리겠습니다 ㅠㅠ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ronepiez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2.22 완결은 지금 써 놨답니다..으흐흐... 열두 시가 되며는~ 올릴 참이어요 ㅎㅎㅎ 그러고보니 하른이 벌써 몇년 째 쓰고 있는 건가요 ㅠㅠ 징한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