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의심의 바다’에 빠뜨리자.
고등학교 1학년 때 짜증나게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해서 선생님과 학생들의 지적 탐구활동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아이지요.
‘선생님? 인수분해에서 인수가 뭐예요?’
‘선생님? 공식이란 말이 무슨 뜻에요?
‘겸손이 뭐예요?’ 도덕하고 윤리가 어떻게 달라요,
하여간에 질문을 해대는데, 수학시간인지 국어시간인지 분간을 못해요.
무슨 시간이든 모르는 것은 무엇이든지 질문을 했습니다.
나중엔 선생님들도 이친구가 손을 들면 인상부터 구겨졌답니다.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요. 그래서 더 짜증을 내곤 했지요.
질문을 하는 학생을 야단칠 수 없는 선생님들은 친구가 이해할 때까지 질문공세에
끌려 다녔답니다.
이 친구요 고대 법대 가서 지금은 변호사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의 모자라는 질문을 비웃던 저는 사범대 가서 선생하고 있고요.
요즘 아이들 질문을 하지 않아요.
초등학교는 발달시기의 특성상 그래도 질문을 하는데요.
중학교에 들어오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중3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들 때, 조용히 시키는 방법이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겁니다. 질문만 하면 먼 산 쳐다보고
침묵의 동산입니다. 고등학교는 애시 당초 질문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답니다.
유태인의교육방법의 핵심이 가정에서 끊임없이 자연스럽게 질문의 바다에 빠지는
것이랍니다.
‘엄마! 국을 데우면 왜 김이나?’
‘으~응 그것은 이러저러해서 이거란다. 알았지?’
자상도 하셔라. 나중에 정답 확인 사살까지 하지요.
아이들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엄마, 아빠, 학교선생님, 학원 선생님 등등이
정답을 단번에, 친절히 가르쳐 줄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거든요.
아니 요즘은 학교 공부에 의문을 갖기 전에 학원에서 미리 다 알아서 챙겨주기 때문에 ,
질문이 필요 없어지지요. 질문은 오히려 무식을 나타내는 증표가 되어버렸답니다.
의문은 상상력의 공원으로 달려가는 코끼리 열차입니다.
성냥팔이소녀를 읽고 불장난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초록인님의 아이는 상상의 날개가 펄럭이고 있는 것이랍니다.
‘이게 뭐야?’ 아이들 질문에 최상의 답은 ‘그게 뭐지?’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마지막 답은 아이들이 ‘그럼, 이게 그거야!’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질문할 때, 답답해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질문 할 때,
희열을 느끼시고 상상의 바다에 함께 노 저어 갈 준비를 하셔야 됩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바로 정답이 나오지 않아도 됩니다.
며칠이 걸려도 아이들의 입에서 정답이 나올 때까지 의문의 꼬리를 끌고 다니세요.
왜 의문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풀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의문에 대한 영역은 뇌에서 지속적으로 풀려고 작용한답니다.
버스 안에서, 놀이터에서, 축구를 하다가 의문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정답을 빨리 가르쳐 주려고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구단을 외우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정답을 너무 빨리 가르쳐주어
‘의문’을 가질 틈을 없애버려서, 문제라는 것입니다.
의문을 통해서 해결된 지식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거의 오르가니즘 수준이지요.
물론 의문의 꼬리로도 해결되기 어려우 지식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
이런 질문은 아이들이 지적욕구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 것들은 ‘어떻게 생길까?’ 의문으로 던져 놓으세요.
‘너희들은 몰라도 돼’ 강압식이나,
‘그건 너희들이 크면 다 알게 된단다.’ 자상하게든지,
‘응~~그건 @#%$%^%^야’ 어이구 힘들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의문의 욕구를 죽이지 않으려고 최대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됩니다.
그냥 의문?으로 던져놓으세요.
요즘 아이들이 영악해서 엄마가 높은 교육 의지에 불타,
‘ 으 응 그게 왜 그렇게 되지?’ 라고 반문하면
‘에이 엄마도 모르니깐 그러는 거지!’ 라며 싹아지가 바가지인
빈정거림을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불쑥 내뱉는 웬수들이 있답니다.
자존심이 상해 주딩이를 비벼버리고 싶지만, 자식인데 어떡합니까?
참고, 참고 또 참고 얼굴에 미소 잃지 마세요.
아이들의 질문에 얼굴을 구기는 순간마다 아이들은 의문의 바다에 헤엄쳐 나옵니다.
학교가 이딴 짓을 잘하지요.
‘선생님도 모르면서..’라고 하면 하늘같은(?) 선상님은 얼굴빛이 변하고,
꼬뚜리를 잡아 직싸게 팹니다. 아이들은 후다닥 의문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오지요.
질문은, 의문은 무식의 증표로 전락되고 만답니다.
오호 통재라!!!학교를 바꾸자!!!
하여튼 아이들을 ‘의문의 바다’에 빠뜨립시다.
아니 ‘의문의 바다’에서 잘 놀고 있는 아이들을 꺼내지 맙시다.
*방학을 해서리 컴 앞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습니다.
선상은 방학이 왔다예요. 에이 신난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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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백합 작성시간 04.12.30 울딸아이 넘 귀찮게 질문을 많이해서 전 매일 꾸중하는데요..그럼면 안되는거였네요.. 좋은글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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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논병아리 작성시간 04.12.30 말씀을 잘하시네요. 전 제가 아는 한 열심히 알려주긴 합니다만 예전엔 저의 대답이 정답이라 믿었건만 머리가 커 그런지 저의대답이 시원하지 않나 봅니다. 유치원적 대답은 이제 먹히질 않으니...참고로 울 딸들이 3학년, 4학년이라서 이젠 답변해주는 차원도 높여야 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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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체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4.12.30 아무리 엉뚱한 대답일지라도 성의있게 대해줘야하는데...우리같은 선생들도 문제예요. 아무리 엉뚱한 질문이라도 질문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지요. 무슨질문이든, 어떤경우에서든 막으면, 의문의방을 폐쇄하는 것입니다. 초록인님 맘이 많이 속상하시겠습니다. 선상한테받은 질문의상처 엄마가 꼭 풀어주셔야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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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체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4.12.30 질문은 수업시간에하고 쉬는시간에는 노는건데..초록인님 아이 선생님이 빨리변했으면좋겠다. 바다막집님, 백합님, 덜덜 모두 님들 내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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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탕공주 꼴라~ 작성시간 05.05.28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