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 개처럼 사랑하고 싶다 > / 마광수
개처럼 사랑하고 싶다. 개는 언제 어디서나 가리지 않고 사랑을 나눈다. 번거로운 절차도, 체면도 없다. 사람들은 엉큼스럽게 사면이 벽으로 막힌 곳에서만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큰 한길에서도 개는 누가 보든 말든, 순수한 정열로 사랑을 나눈다. 아무런 스스럼없이 없다.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그 티 없이 순진한 개의 눈빛, 사랑이 가득 담긴 부드러운 혀놀림, 기분이 좋을 때는 언제나 꼬리를 흔들어대는 그 솔직성. 나도 개처럼 정직하게 사랑을 나누고 싶다. 빨가벗고 사랑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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