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400만원 빌리는게 생각보다 힘들어요ㅠㅠ
오늘 갑자기 돈 500만원을 쓸 일이 생겼어요. 제 통장 잔고가 100만원니까 400만원을 더 만들어야 했죠. 물론 이틀 뒤면 갚을 돈이었지만...
참, 돈이 필요했던 이유는 전세계약금.
일단 만만한게 부모님. 그래서 어머니한테 말했지만 워낙 갑작스러웠던지라 선뜻 빌려주시진 않았어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200만원을 빌렸죠. (감사합니다)
남은건 200만원... '음... 누구한테 걸까'라고 고민부터 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처음에 건게 일단 몇 안되는 학교동창.
시작은 좋았어요... 백수긴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아둔 돈을 100만원까지 선뜻 빌려주더군요. 전 말로는 "이자식, 너 친구들끼리 돈거래하는거 아니다"라며 진담반 농담반 소리쳤지만, 맘속으론 참 고마웠죠. (고맙다)
돈갖고 우정타령하는거 정말 치졸하지만 '이 친구는 어려울 때도 남을 자식이구나'라는 확신은 했죠.
남은 100만원을 위해 만만한 동네친구들한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도 이런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가진 돈 자체가 워낙 적은 친구들인지라, "돈 필요해? 얼마? 통장에 한 5만원은 있는데?"라는 식이더군요.
전 그냥 "아냐 됐다"라고 하고 이왕 전화건 김에 요새 뭐하고 사는지 안부나 나누고 담에 밥먹자고 하고는 끊었죠.
그렇게 안부로 전화비를 써버린 후, 회사 동기에게 돈 좀 있냐고 물어봤죠. 회사란 게 걸리자 괜히 미안스럽기도 해서 한살 형 두명한테만 물어봤어요. 그런데 여차저차 사정으로 역시 힘들었음.
그 후엔 차마 더 부탁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돈 빌리기를 포기하고 그냥 400만원으로 어떻게든 처리했어요.
얘기가 길어졌네요.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돈을 빌리려고 전화려고 보니 저 역시 '평소 친한 친구'랑 '궁할 때의 친구'가 약간 다르더라구요. 초딩 수준의 교훈이지만 '정말 아쉬울 때 나를 위해줄 친구가 누구냐'라는 점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대부분 언시준비하시느라 힘드시죠? 이럴 때 도움이 되어준 친구들, 결코 잊지 마세요. 그리고 심심하면 주위 친구들한테 대뜸 돈 좀 빌려달라고 해 보세요. 막상 전화걸 때는 좀 민망했지만 꽤 재밌는 '절친노트'였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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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발통달린 자동차 작성시간 09.02.08 돈... 그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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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가쉬 작성시간 09.02.09 예전에 제 친구는 제가 교통사고로 돈이 급해지니.. 악기 팔아서 빌려 준 적이 있다는.... 딱 1년 뒤에 같은 모델에 앰프껴서 갚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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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육분의일 작성시간 09.02.10 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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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육분의일 작성시간 09.02.10 전 오늘 한 40만원 필요해서 7명 한테 10만원씩 빌려줄 수 있냐고 단체문자 보내고 잤더니 4명이 딱 연락오더라구요~ 돈이 어렵지만 또 마냥 어려운거 같지만도 않아요. 그리고 돈 빌릴때 줄 수 있는 날짜를 정확하게 말하고 지키는 것이 서로에게 예의가 아닐까 싶고요. 근데 인디밴드 하고 돈빌리는게 무슨 상관인지요? 저도 현재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지만 연관성은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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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무 작성시간 09.03.28 5만원씩 여러명 한테 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