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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언제나 고민되는 엄마와의 관계.. 조언 부탁드립니다.

작성자doer does|작성시간10.01.21|조회수1,153 목록 댓글 15

 인간관계에 대한 타인의 조언은 잘 구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관계란 나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경험치, 감정, 대화, 미세한 반응 하나 하나가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라

어떠한 이도 다른 이가 가진 관계를 완벽히 알고 판단할 수는 없는 거겠죠.


그래서 혼자 생각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내가 살아온 그리고 생각해온 틀에서 벗어나기란 참 어렵더군요.

아랑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물론 공부를 많이 하기도 했지만 '생각'을 하는 분들이라

감히 쪽팔림을 무릅쓰고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합니다.



서두는 길었는데, 내용은 별 게 없습니다.



'엄마에게서 자꾸 도망치려는 내'가 그저 싸가지가 없는건지

아니면 나름 말 되는 이유라 용서가 되는 건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저희 엄마는 정말 사랑이 많으십니다. 예쁘기도 하고요. 여린 소녀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걱정이 정말 많으십니다. 비오는 날에는 소금장수아들을 걱정하고, 날이 좋으면 우산장수아들을 걱정했던 어머니처럼

우리 엄마도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하고 삽니다.

설령 제가 아침을 못 먹으면 따라다니면서 먹여주려하고,

날씨가 추우면 나가기전 5분에 한번씩 걱정을 하시죠. 날이 좋아도 걱정, 추워도 걱정, 일 하러 가도 걱정, 공부 한다해도 걱정.

그런데 사실 이건 저만의 특별한 케이스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제 주위엔 무심한 어머니를 둔 친구들이 많아서 다르게 느껴지지만.


제가 진짜 고민인 건 이제부터입니다. 엄마는 당신이 힘들게 살아오신 것 때문에 항상 딸들이 곱게 편하게 살길 원하세요.

남자를 만나더라도 곱게 자란 사람을 만나서 고생 않고 살아야 한다 매번 역설하시죠.

근데 중요한 건 저희가 편하기 위해서 엄마가 무언가를 항상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어딜가더라도 '내가 데려다줄게, 너무 힘들잖아' '엄마가 데리러갈까? 너무 힘들잖아'

밖에서 친구분들 잘 만나고 계시다가 저 집에 있으면 밥 주러 꼭 들르시고, 정말 모든 걸 다 합니다.

그리고 제가 '엄마가 힘들잖아. 제발 막 그렇게 우리 때문에 자신을 push하지 마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기뻐. 내가 좋아서 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위에서 언급한 '엄마가 육체적으로 힘드니까'

두 번째, 내가 약해지는 게 두려우니까.


이 두 번째 이유 때문에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했고, 제가 힘들게 안 해드리려고

더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약해지는 게 두려우니까?

- 제가 언론인을 꿈꾸고 난 뒤부터입니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이..

20년 훌쩍 넘게 내가 너무 평범하게 혹은 너무 곱게 자라와서 생각의 폭이 참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자라온 범위 만큼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서, 언론인으로서 어쩌면 가장 중요할 자세일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외국도 나가보고, 사람도 가리지 않고 만나보고요.

참 좋았습니다. 시야도 넓어졌고, 생각도 깊어졌어요. 이렇게 저는 tough한 환경에 익숙해져가고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며 즐길 때쯤 다시 엄마와 함께 살게 된 것이죠.

엄마는 그 전보다 더 많이 노력하셨습니다. 이때부터 충돌이 시작된 것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좀더 험한 세상에 노출되길 원했고, 그래야만 내가 얻고 싶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그걸 염려하셨고, 자꾸만 '편하게, 쉽게 가라. 내가 도와줄게' 발벗고 나서서 절 도와주려 하셨습니다.

제가 거부하면 여린 우리 엄마는 상처받고, 제가 차분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엄마는 '아니야, 그래도 편하게 사는게 최고야'라고

오히려 절 설득합니다. 당신의 경험에서 나온 당신만의 철학이므로 제가 무어라 할 수 없는 건 알지만, 전 자꾸 벗어나려고 합니다.

엄마는 그것에 서운해 하시고요.


저희 언니는 그걸 좋아합니다. 여성스럽고, 편한 거 좋아하고요. 엄마가 해주시는 거 다 받고 엄마랑도 사이가 좋고 편하게요.

근데 저는 그게 편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고 싫어요. 아니 오히려 너무 편해서 무섭습니다. 제가 익숙해져가고 있거든요.

멀리 갈 땐 으레 엄마 아빠 차를 타고, 부탁하고, 점점 편해지고 있는 제가 두렵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강하게 말하면 엄마가 이해하실까 시도해봤습니다.

음, 사실 무례했던 거 같기도 하네요. (이제 차 태워주지마. 안 탈거야. 엄마 때문에 약해지는 거 싫어. 그런 거 필요 없어 등등)

엄마는 상처만 받으시고 섭섭해만 하십니다. 저도 엄마를 너무 사랑하니까 자꾸 마음은 아프고, 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이게 옳은 거라는 생각만 들고요.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여기까지 쓴 얘기로 마무리하고

여러분들의 의견,생각,충고,욕(?) 어느 것이든 듣고 싶습니다.


부디 철 없을지 모르는 고민에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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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해냅니다꼭 | 작성시간 10.01.22 음...저희 어머니는 좀 무심한 편이시라 이 글 보면서 약간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ㅋㅋ
    사견을 달자면, 글에 쓰신 대로 "이제 차 태워주지마. 안 탈거야. 엄마 때문에 약해지는 거 싫어. 그런 거 필요 없어 " 라고 말씀하셨다면 상처받지 않을 부모님이 어디 계실까요. 지금 쓰신 이 글처럼 '나는 앞으로 ~~를 하고 싶고, 이를 위해서 지금보다 좀 더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고 싶다. 엄마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독립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의 내 인생 전체를 위한 일이니 이해해달라' 라는 식으로 조근조근 설명하신다면 어머니도 납득하시지 않을까요?
  • 작성자나라팅이 | 작성시간 10.01.22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막 극단적으로 야그를 풀어나가신게 좀. 걸리긴해요~ 어머니가 5번 해줄까?! 하면 2번은 거절하고 3번은 수긍 그 담엔 3번 거절 2번 수긍... 나이가 들면 자식들이 품안에서 떨어져나가는게 두렵다고들 하잖아요 난 아직 건강하고 말짱한데 자식들 눈에는 그렇게 안보이나 싶기도하고 전에는 안그랬는데 쟤가 왜 저럴까 싶기도하고 엄마와 친구가 되어보세요 영화도 보고 쌰핑도 하공 -0- 밀고 당기기는 남녀사이에만 있는게 아니라 엄마와 나와에 관계에서도 잘 이용하면 좀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 작성자dhp83 | 작성시간 10.01.23 저희 엄마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부모 걱정 하지 말고 너나 잘하라고.. 자식이 행복한 걸 보는게 부모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다만 최대한 엄마 신경 안쓰이게 행동하고 그런데도 해주신다는건 감사하게 받고 나중에 부모님이 더 이상 그럴 여력이 없으실 때 자식으로서 보답해야겠죠
  • 작성자그래도한다 | 작성시간 10.01.23 지금의 엄마의 사랑이 부담스러울 순 있지만, 훗날엔 그 엄마의 사랑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님이 글 쓰신 부분 중에 엄마께서 내가 기뻐서해...라고 하신 부분이 맘에 걸리네요. 자식 돌보는게 행복이신 엄마..
    그 기쁨을 너무 박탈하려하는건 또 조금 아닌 것도 같아요. 그치만 님, 엄마가 그렇게 하시려 할때마다 받으라는게 아니라, 님이 해야할 부분, 할 수 있는 부분을 엄마한테 그대로 받진 마시구요.. 스스로 열심히 하시되, 엄마의 하시려는 부분을 가끔씩은 수용하는건 어떨까요.. 절충?^^ 그리고 정중하고 겸손하게... 엄마에게 지속적으로 님의 의견을 피력해보세요..한 두번이 아니라 열번 백번..
  • 작성자유키노83 | 작성시간 10.01.26 헐. 우리엄마다;; 한번은 이런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내다가 엄마가 울면서 이런 말씀 하시더라구요. '엄마가 널 너무 많이 사랑해서 미안해';;;; (무슨 연인 사이도 아니고;;) 암튼 저도 같이 울었지만 딸과 엄마사이는 정말 복잡미묘한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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