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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언론사는 언론? 직장!

작성자1980|작성시간11.07.15|조회수1,830 목록 댓글 9

언론사는 언론이라는 반쯤은 공적인 역할을 하죠.. 하지만 이와 동시에 고용을 창출하고(사주를 배불리고), 경쟁사와 시장 논리에 따라 경쟁하는(서로 제로섬 게임을 하는) 직장이기도 합니다. 아니, 그 측면에 더 큽니다. 돈 많이 주거나, 안정적이거나, 여건이 좋은 쪽으로 움직이는 게 대세인 게 이를 반증하죠. 일부 예외는 있지만.

 

언론사도 늘고 종편 때문에 시끄러운 요즘, 이런 생각이 부쩍 듭니다. 수익에만 급급한 데스크/기자가 이해될 뿐 아니라 오히려 필요한 존재, 존경받을 만한 구석이 있는 존재라는 생각. 결국 현실적인 타협을 해서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야, 기자라는 틀 자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 그런 의미에서 사주나 경영진, 광고국이 지금과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든 기자 월급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경의은 필요하다는 생각. 거창할 것 없이 지금 같은 취업난에 수만명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자리를 제공해 준다는 생각(가족을 지키는 일은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 중요). 비록 열악할지라도. '정보의 무료화'라는 거친 소용돌이 속에 고군분투 하고 있다는 생각.

 

물론 부작용도 있습니다. 뭔가의 필요성에 의해 도청을 하고, 속된 말로 기업의 피를 빨아먹던 언론이 되려 기업을 족치고, 언론사라는 미명 하에 공적인 역할은 팽개친 채 돈냄새를 맡고, 떡고물을 찾아다니고.. 개개인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기자 '일부'는 대중이 준 '힘'(그걸 힘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을 자신의 역량인 양 착각하고, 겸손함, 아니 인간의 기본적인 윤리를 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게 기자 뿐만은 아니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 조세 정의를 확립하는 국세청, 법질서를 수호하는 법원검찰 등등등.. 그런데 기자가 특히 독특한 건, 직업 자체가 위기의 시대인 만큼 허울만 좋은 옛 권세를 더욱 부르짖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 이래서야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론사는 언론일까요, 기업일까요. 그렇다면 소위 메이저는 대기업, 마이너는 중소기업인가요. 강소기업도 있고. 답 안 나오는 걸 알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 답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고민하게 됩니다. 고민하는 것 자체만으로 훌륭한 거라며 자위하고 싶은가 봅니다.

 

너무 기자직에만 편중되게 얘기했나요. 기본 매커니즘은 아나운서나 PD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조직으로 보면 하고 싶은 것=수익창출이 전제돼야 하죠.

 

질문할게요. 뭇 언론사 선후배님들, 지망생 분들, 이런 언론의 기업 혹은 정치집단화 여러분도 체감하시나요. 아니면 제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가요. 언론업계 끄트머리 말석에 앉아 있어 잘 모르는 건가요. 또 향후 언론업계는 어디로 갈까요. 간접 광고가 기사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상황, 기자 개개인의 호불호가 기사에 노골적으로 담기는 상황 등 산적한 문제들이 과연 해소는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요. 아니면 예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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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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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銀狼 | 작성시간 11.07.16 하물며 절에도 살림하는 스님이 있고 사원에도 식료계 수도사가 있습니다. 기자가 수도자가 아닌 이상에야 밥벌이 내지 입에 풀칠은 당연히 해야죠. 다만 그 '밥'만 좇는 스님, 욕만 먹지 않습니까. ㅋ 결국은 땡중은 땡중이 되고 스님은 스님이 될 겁니다.
  • 답댓글 작성자1980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7.16 캬 좋은 비유네요 ㅎㅎ
  • 작성자사탕고양 | 작성시간 11.07.16 정치집단화는 모르겠는데, 기사를 빙자한 광고가 넘치네요.
  • 답댓글 작성자1980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7.18 광고를 받는 대신 기사화 안 되는 것도 적지 않다죠ㅎㅎ 정치집단화는 큰 틀에서, 미묘하게 이뤄지는 만큼 개개인이 체감하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샤인웨이 | 작성시간 11.07.24 언론이 기업이든 아니든 기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주를 위한 호위무사 같은 느낌이랄까.. 경제적 대우뿐 아니라 자아실현 쪽으로 봐도 그런 것 같아요... 기자로 살 것이라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알지만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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