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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실래요?(좀 깁니다)

작성자chocomint|작성시간11.11.20|조회수2,335 목록 댓글 17

세상에 혼자 떨어진 느낌입니다.

 

PD나 작가가 되고 싶어 학부때 방황하다 결국 중견기업 다른 업종에서 2년간 일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퇴사했습니다.

 

제발로 나온거라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고, 말이 취업 준비생이지 다시 백수가 된 거지요.

 

그리고 남은건 여자나이 27살..

 

그냥 참고 다닐수도 있었지만 제게 현실은 너무 힘겨웠고, 더 늦기전에 그곳을 나와야한다고 늘 생각했지요.

 

나름 꿈도 많았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저는 잘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해한해 지날수록 친구들은 대기업에 안정된 직장에 자신만의 터를 잡았고 저는 패배자가 된 기분이더군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면 "뭐가 문제냐, 당신이 하고 싶은거 해라"라고 이야기 할수도 있겠죠.

 

저에게는 이 외에도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가정사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글쎄요.. 제가 어릴땐 사이가 좋았던것 같은데

 

어머니의 외도, 아버지의 진급실패로 아버지는 제가 중학교때부터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하였고 

 

몇년전부터는 알콜중독자가 되어 손을 쓸 방법이 없습니다. (술 안 마시면 호인, 술 마시면 주정)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언과 폭력속에서(문을 잠궈서 집에 못 들어가기도 일쑤) 눈치보며 주눅들며

 

아빠가 엄마를 때릴까봐 늘 조마조마하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경찰서도 몇번 다녀왔고(공무원이라 고소되면 일을 못해서 항상 엄마가 합의했지요)

 

칼을 들이대고, 엄마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할퀴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동등을 무수히 보고 자랐습니다.

 

이건 불과 제작년까지 그랬고요(제가 해외여행을 갔던 시기에 난리를 쳤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폭력은 없습니다. 몸이 나약해져서 저희가 제압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싸움과 폭언, 욕설은 10년이 넘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고 심지어 제가 이 나이가 되도 끊이지 않습니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밝고 세상만사 걱정없이 보이는 아이이지만 저는 이러한 상처로 지금껏 자랐습니다.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남들앞에서는 늘 밝은 아이로 지냈죠.

 

엄마를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때매 이혼못하고 불쌍하게 사는 엄마를 지킬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너무 지쳐서 제가 일을 하고 부터는 엄마를 지키는 것도 힘이 들더군요.

 

'나는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나서 여지껏 힘들게 사는가.'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거지같은가.'

 

'남친과 결혼도 하고 싶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결혼하면 아빠때매 우리집은 못 오겠구나. 남편이 얼마나 무시할까.'

 

'나같은 아이는 결혼도 못하겠구나.' 등등 부정적인 가족관과 가치관을 쌓게 되었죠.

 

그러던 중 제 미래에 대한 결정을 하는 중요한 시기에 또 부모님의 싸움이 제게 불을 붙었지요.

 

이러면 안되지만 몇주전 술먹고 엄마한테 욕설과 시비를 일삼는 아빠를 때리고 죽인다고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가 잘못했고, 이유불문하고 저 욕하셔도 할말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라도 아빠를 정신차리게 하고 싶었고, 아빠는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술은 끊지 못하더군요.

 

작년엔 정말 큰일날뻔해서 큰 병원에 입원하고 일가 친척 다 오셨습니다.

 

그때도 술을 끊겠다 다짐했지만 모두 다 연기였고, 오히려 그 히스테리를 엄마한테 퍼 붓더군요.

 

아빠를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키자는 건 퇴직하고 이야기인데 지금 현재 오빠가 해외에 나가있고 그럴 상황이 안됩니다.

 

아무튼 그 뒤로 아빠를 피해 매일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오고 그런 생활을 하고 , 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모처럼 집에 있는 일요일에 또 부모님의 싸움을 시작되었고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런 상황을 볼때마다

 

같이 욕하고 싸우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서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고요, 사실 다음달에 강남에 학원을 끊어놓았는데 다녀야 될지

 

지금 돈을 벌어도 시원찮을 판에 걱정도 되지만 더 이상은 버틸힘이 없네요.

 

엄마한테도 지금껏 날 왜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냐고 대판 싸웠고, 내일이나 모레 짐 싸서 나갈예정입니다.

 

그래서 지금 고시원하고 원룸 알아보고 있고요 ..

 

제가 나쁜딸인거 압니다. 하지만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든걸까요.

 

엄마를 생각하면 나가면 안되는거 아는데 제 인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버틸힘이 없네요.

 

심지어 오늘 남친과도 헤어졌고요, 이제 완전 혼자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퇴사하고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서(언론쪽 다음으로 가고 싶은 곳)

 

나이는 많지만 정말 열심히 몇달동안 이 악물고 영어 공부하고 도전하고 싶었는데 그럴 의욕이 사라지네요.

 

 제가 지금 과연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고, 작가가 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지금 그냥 정신이 멍하네요.

 

내일 모레 죽을 날 받아 놓은 사람처럼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겠고 바보같이 눈물만 나네요.

 

제가 지금 어떻게 뭘 해야 할지 .. 이렇게 바보같은 넋두리만 늘어놓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제가 스무살때부터 꿈을 키웠던 곳이고, 울고 웃고 했던 곳이라..

 

혹시 인생에서 저 같이 힘든 상황을 겪은 분들이나 주변경험 있으신 분들 ..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힘을 주실수 없을까요? 정말 누구한테 연락할수도 없고.. 방안에 혼자 갖혀서 .. 제 신세가 처량해지네요..

 

후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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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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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뷁시 | 작성시간 11.11.23 저도 상당히 많은 방황과 마음고생끝에 드디어 어린시절부터 원했던 언론인의 길을 걷기로 마음잡았습니다. 물론 쉽지않은 선택이었고, 늦은 나이에 방황하는 것 같아 혼자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정말 원하시는 길을 선택하셔서 마음두시고, 안정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지나보니 정말 중요한건 자기 마음이 편해야하는것같습니다. 글 보면서 아. 죄송한데 눈물을 흘렸네요. 답답한 심정이 전해집니다. 화이팅 하시구요, 진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선택하시고, 빨리 정하셔서 그 길을 파시는게 도움이 될 것같아요. 방황하고 장고하면, 그게 나중에 또 후회를 하는 길을 만들더라구요, 화이팅하세요!!
  • 작성자초능력자 | 작성시간 11.11.23 토닥토닥, 기운내세요! 혼자가 아니예요. 이런 시간이 지나서 더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chocomint님이 되실 거예요. 가족 문제도 이별도... 비슷한 경험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나중에 누군가 이런 일로 힘들어할 때 진심으로 같이 걱정해줄 수 있으니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시다. ^ ^ 스스로 더 많이 아껴주세요. 예쁜 거 많이 보고, 맛있는 과일 드세요! ♡
  • 작성자로얄 | 작성시간 11.11.24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남깁미다. 독하게 매달려서 준비하세요. 나오셨으니까 다 이겨내고 들어가세요. 자신을 추스리고 목표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들어가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겁니다. 집에 남은 사람들은 그들대로 잘 살아가게 돼 있습니다.
  • 작성자chocomin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1.26 오늘도 이런 댓글에 또 다시 힘을 얻네요. 무한감사드립니다. 이제 겨우 조금 적응해서 지내고 있어요. 응원해주신 여러분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작성자스스슥 | 작성시간 11.12.02 그리하셔도 괜찮습니다. 토닥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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