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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Re:제 이야기 좀 들어주실래요?(좀 깁니다)

작성자1980|작성시간11.11.21|조회수801 목록 댓글 1

집을 떠난다. 경우는 모두 다르겠지만 제 경험만 놓고 보면 좋은 결정일 수도 있겠단 생각입니다. 당장은 모두에게 고생이지만, 잠시 나와 계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본인의 기력은 약해지고, 자식이 집하고 인연 끊고, 아내의 적대를 받고, 홀로 고립돼 보셔야 '아 먹여살렸다고 다 내 편 아니구나' 생각하실 겁니다. 세세한 전략은 님의 판단이겠죠.


저도 어려서부터 줄곧 부모님의 폭력적이고 비일관적인 모습을 보며 자란 것 같아요. 그 핑계로 철 든 후부터 집은 물론 세상과도 겉돌았던 것 같고요. 명랑한 척 하시는 님은 대단한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인생을 허비, 수 년 지났을 때인가요. 집안 분위기가 시나브로 변했습니다. 자식들이 집과 거리를 뒀기 때문일까요. 나이가 드셨기 때문일까요. 평화가 찾아오더군요. 지금도 그렇고. 전 이 점에서 운이 좋죠. 럭키.

 

모든 가정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혼 쯤이야 대수롭지도 않은 시대. 님의 경우도 조금은 문제가 있는 편이겠죠. 상황이 저와 비슷하다면 같이 울고불고 하기보다 집을 떠나 서로에게 여유를 찾을 시간을 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너무 남/세상 탓 하지는 마셔요. 예전의 저는 오롯이 남/세상 탓 했죠. 세상도 부정적으로 보고. 덕분에 인생이 '마이너' 하게 변했죠. 지금은 이런 생각마저 즐길 여유까지 생겼지만. 하하.

 

이 곤경에 현명하게 대처하셔서, 모두에게 이로운데다, 님도 당당히 '메이저 인생'을 살 수 있으시길 바라요. 뭐가 어찌 됐든 두 번 올지 알 수 없는 인생,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무조건 즐거워야죠. 레츠고! 또 레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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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hocomint | 작성시간 11.11.21 저도 이 카페를 7년째오지만 종종 1980님의 글을 본적이 있었죠. 역시 지혜롭고 따뜻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릴땐 그저 억압되어있었다면 이제는 그 억압이 한계를 뛰어넘은것 같네요. 그래서 저 조차도 컨트롤이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요. 그러나 그 시간이 제게는 까마득하기만 하네요, 아직. 그래도 힘을 내려고 합니다. 아직 인생의 종착역은 제게 멀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니까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그리고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겨주신 1980님의 글까지 저는 복이 많은 사람인것 같네요. '메이저인생'을 위하여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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