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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수능을 다시 봐야 하나요... 너무 힘드네요.

작성자으으음.|작성시간11.12.21|조회수1,300 목록 댓글 5

저는 현재 서울 중하위권 대학에서 학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이제 22살이구요. 군대는 갔다 왔습니다.

제대한지는 한 7개월 되었는데.. 제대한 이후로 끊임없이 수능을 다시 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학벌 때문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학교의 교육체계가 너무나 마음에 안 들어서요.

저는 제대한 이후로 철학에 굉장히 빠져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아트앤스터디같은 곳을 통해 혼자서 철학 공부를 하기도 하고, 교양으로도 철학을 듣고 있어요. 물론 철학에 관한 책은 나름 많이 읽고 있구요. 문제는 뭔가 더 전문적이고 고차원적인 철학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학교에 그 흔한 철학과가 없어요. 전문대도 아니고 나름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인데.. 그 흔한 철학과나 사회학과 사학과 다 없습니다. 그나마 명실상부 인문학과라고 꼽히는 과가 국문학과 달랑 하나 있는데, 이것도 학교 지원이 굉장히 부실해서 이 과에서는 수업 몇 개랑 교수님 몇 분 빼고는 얻을 건덕지가 없어요.

 

현재 학교에 철학 교수님은 교양학부 명목으로 한 명 있는데, 그 분에게 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철학 공부를 독학으로 하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습니다. 좀 더 심층적으로 철학에 파고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니까 사실 철학이란 것이 굉장히 역사가 깊고 복잡한 학문이라서 전문적으로 하려면 학부시절부터 해야 한다고, 그래서 그 교수님도 철학을 제대로 하고 싶어서 대학 한번 졸업하고 다시 철학과로 재입학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말 확고히 철학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수능을 다시 보는 것을 추천하셨어요. 아직 제가 젊으니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저에게 용기를 주시면서요.

 

근데 사실 철학이라는 학문이 굉장히 가난한 학문이잖아요. 제 능력으로 뭐 교수까지 바라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제대로 한번만이라도 공부해보고 싶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박사까지도 쭉 해보고 싶은데, 그 마음은 현재 어린 날의 치기일 수도 있으니까 이 느낌은 보류해 놓는다고 해도, 일단 철학이라는 학문을 정말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너무너무 답답해서 국문학과 교수님 중 그나마 괜찮은 교수님께 제 고민을 또 토로해봤어요. 그 분은 오히려 저가 문예비평쪽으로 능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비평 쪽으로도 철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고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공부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더군요. 근데 사실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제가 정말 문예비평에 능력이 있는지도, 그리고 문예비평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지금은 철학 책 읽으면 너무 재밌고, 어려운 고전이라도 도전하고 읽는 것이 너무 좋고, 아직까지는 근*현대 철학 위주로 읽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에 너무나 많은 애착이 갑니다. 다만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하고 있어서 제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는 많이 헷갈리네요.

 

원래 한 때는 언론고시를 준비하려 했기 때문에, 이 카페에서 글은 자주 안 올려도 눈팅은 계속 하고 있었어요. 보니까 이 카페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친절하고 저보다 훨씬 박학다식한 분들도 많고, 철학과 재직하고 계시거나 혹은 철학과 졸업하신 분들도 많은 듯 해서 이렇게 용기내서 글 한번 올려봅니다. 언론고시에 관한 내용은 아니지만, 한번만 제 복잡한 마음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고, 조언좀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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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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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핫사 | 작성시간 11.12.21 철학아카데미가 어떨까요? 어디가 진짜배긴지는 잘 모르겠어서, 저도 섣불리 추천은 못해드리겠어요. 혹시 글쓴이님 학점교류가 되는 대학을 한번 찾아보시고, 있다면 그 대학 교양과목이나 철학과 전공과목을 방학때 들어보세요.
  •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1.12.22 음. 현실적으론 반대.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면 어려운 학문. 그리고 열정만 있다면 뭐든 혼자, 이곳저곳 도움 받으며 충분히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 학부생이라고 다 체계적으로 배우는 건 아니니. 학교 때 고대 그리스어 교양수업 받다 강사의 소개로 방학 중 다른 학교 스터디에 참가한 적 있음. 만족스러웠음.
    하지만 정말 철학에 몰빵할 생각이라면, 학력이 아닌 오롯이 인생의 스승을 찾기 위함이라면 찬성. 관련분야 최고 권위자라 불리는 학교에 가기 바람.
    다만 고차원적인 철학 하기를 바라는 사람 치곤 '중하위권 대학, 학벌, 전문대도 아니고..' 이런 표현들이 다소 저속해 보임. 철학이 꼭 고상하란 법은 없지만..
  • 답댓글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1.12.22 여튼간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일찍 군대를 다녀온 22살의 특권이니까요! 파이팅!
  • 작성자멋진걸! | 작성시간 11.12.24 개인적으로 공부하시다가 대학원을 가시는건 어떨까요? 타전공이면 학부수업도 기초로 듣더라구요(전 철학은 아닙니다만) 교수님들도 학부랑 석사부터 전공 다르신 분도 꽤 있으신 것 같아요.
  • 작성자GOSU | 작성시간 11.12.24 광진구에 있는 S대인가요? ㅎㅎ 명문대 철학과로 옮길 자신이 있다면 해보세요. 그게 아니라면 대학원에서 철학 공부를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시간(나이), 돈 고려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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