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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잡담]]포기와 선택.

작성자X-BAND RADAR|작성시간15.11.08|조회수2,634 목록 댓글 5

 작년까지는 포기였고 올해는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크브스를 마지막으로 이 바닥을 떠나는 사람입니다.


작년에도 떠나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크브스만 보고. 그런데 필기를 보고 나온 제 마음이 그게 아니었습니다.

다시 도전하기엔 너무 많은 나이였지만

제 전체 인생에서 보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았거든요.

내가 이렇게 패잔병처럼 포기를 하면 내 남은 인생에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살아야 할까.

그래서 마음 먹었습니다.


나는 적어도 포기하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겠다. 그 마음 하나로 일 년을 버텼고

작년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기자 명함을 파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 나은 건. 더이상 안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다. 물론 말장난이긴 하지만.

앞으로 90까지 산다고 생각했을 때 이제 인생의 3분의 1을 지나온 나한테,

앞으로 3분의 2를 걸어가야 하는 나를 위해서.


주위에서 괜찮냐고 물어봅니다. 흘러간 시간이 아깝다는 소리도 합니다.

미련이 남지 않느냐며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논술을 쓰지 않은 지 이제 한 달. 홀가분합니다.

물론 뉴스와, 시사프로그램과도 바이바이를 했지만 기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지나간 세월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수백편의 글을 쓰면서  그게 경험이 되었는지 다른 길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더 홀가분하고 미련없이 이 바닥을 떠나는 거일 수도 있습니다.

해볼 만큼 했는데 안 됐다. 난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내 길이 아니었다는 말보다는 내 길 중에 하나의 정거장이었더라.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제게는 종착지가 아니라 정거장이었던 거죠.


여러분에게는 최종 종착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승하시고. 좋은 기사, 양심있는 기사, 억울한 사람이 없는 기사, 자신 있는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어주세요.

훗날, 뉴스가 보고파지는 그날이 다시 온다면 그때 뉴스는 볼 만해질 거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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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2015my | 작성시간 15.11.09 저와 정말비슷한 마음이어서 댓글답니다 저역시 작년 케이를 보고 같은맘으로 일년을보내고 같은맘으로 새길을 가려하거든요 말장난아니구 마음이라는 걸 압니다 어디서나 우리 인생 진정으로 살아봐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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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준비생0923 | 작성시간 15.11.26 같이 3분의 1을 산 사람입니다. 공감합니다. 아나준비만 4년이 넘어가네요. 진작에 포기했어야 하나 계속 고민하면서도 오늘도 책상 앞에 앉습니다. 이제 저도 그만해야죠. 내가 생각한 것처럼 열정이 넘치는 곳도 아니었고 장사꾼도 언론인도 오만 군상이 섞여있는데 굳이 여기에 부대끼러 들어가야하나 싶기도 하고 돈 문제도 심각하고... 마음 접고 있는 입장이라 힘내라는 말도 위선 같아서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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