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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기 백두대간 진행

유도사 산행기 ㅡ 지리산과 샘물편

작성자유도사((유성재))|작성시간26.06.22|조회수74 목록 댓글 11

   성중종주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완주함으로써, 그 뿌듯함이 피로감을 사라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보이는 것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수많은 봉우리들의 연속으로, 가늠할 수 없는 웅장하고 포근함에 매료된 지리산이!!! 온전히 나의 정신세계로 들어 와서 '지리산앓이'를 시작하였다. 산행기록을 위해 찍었던 사진을 매일 몇 번씩 볼 때면, 멈추어진 스냅사진에서 다시금 기억이 연상되어 활동사진처럼 되살아났다. 동네 길을 걸어도 자갈돌길, 흙길, 숲길, 큰돌길, 계단길, 샛길이 순간순간 나타났다 사라진다. 인조석일까?? 자연석일까?? 의문이 드는 돌장승, 마고할매상에 얽힌 비화, 천주(하늘기둥) 두 글자가 한문으로 암각된 정상 아래 암봉 등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으며 내마음을 들썩이고 있다. 지리산이 나를 품고 있고 나는 지리산을 바라보는 자신을 꿈 속에서 느꼈다. 새벽녘 성삼재의 깜깜한 풍경이 스르륵 나타나면서, 노고단대피소에서 본 밤하늘의 달과 별이 그리스-로마신화의 내용을 총천연색 영화로 빠르게 그려내었다. 나무에 무수히 달려 있는 새하얀 꽃송이가 하나 둘씩 날개옷을 입은 아리따운 선녀로 변신해서, 함산한 산우들과 함께 어울려 다가 오고 있어 가까이 가서 손을 잡으려다 잠이 깨기도 하였다. 
   이번 16차 대덕산 산행을 준비하면서 15차의 데자뷰처럼, 지리산을 가는 것으로 착각하여 머리를 흔들어 '정신 차렷!!!' 시키고 첵크리스트를 살폈다. 얼린물과 함께 음료수를 충분히 챙겼다. 임걸령샘, 선비샘, 특히 손이 시릴 정도로 차거운 연하천 샘물이 그리웠다. 지리산은 그렇게 높은 산임에도, 그것도 사람이 다닐만한 능선 길목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청량한 샘물이 솟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길춘일 종주기' 지도에 샘 위치가 정말 많이 표기되어 있었다. 대피소와 암자에 샘이 있고 고갯길과 길 가의 곳곳에 숨어 있으면서 인기척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리산은 '생명의 산' '어머니의 산' 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광활한 품 안에 영호남 사람들과 사시사철 줄잇는 등산객이 재충전하며 살아 가고 있음이 증거가 되겠다. 낙동 선배 진이,님.!!의 "천왕봉도 일 년에 한번은 가주는 것이 예의다." 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이참에 나의 말년을 지리산의 중간쯤에 있는 마을인 중산리에 터를 잡아, 매일 산책삼아 천왕봉을 오르고 세석평전에서 솟는 음양수를 마시며, 하늘이 내려 준 명을 건강하게 지키며 지내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오래 전 (1995년도 즈음)  샘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조선 3대 샘물인 삼파수, 우통수, 달천수와 각 지방에 산재해 있는 신비하고 영험한 샘을 확인하고픈 호기심이 '약수'에 꽂혀서, 전국 많은 곳을 찾아 다닌 적이 있었다. 약수라는 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개념이라 한다. 인산 김일훈선생은 우리나라 하늘에는 산삼 기운이 풍부하여 땅에서 나는 식물들은 약성이 뛰어 나다고 하였다. 일례로 일본 산죽나무는 아무 쓸모없지만, 우리의 산죽은 약으로 쓰인다. 우리 산하의 나물, 버섯, 샘물 등은 최고이며 신토불이다. 
   속리산 천황봉 조금 아래 위치한 삼파수 하나를 찾았다. 깔끔하지 않은 주위 풍경 탓에 영험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두 곳을 찾으려 헤매다 마을 내려 와서 토박이 어른께 알아 보니, 삼파수는 모르고 심마니들이 마시는 샘인데 상, 중, 하탕으로 부른다 하였다. 태백시에 있는 낙동강 발원지 황지와 한강 발원지 검용수를 답사하였다. 둘 다 샘이 아니라 엄청난 물의 양으로 인해서 큰 못을 이루고 있었고, 내를 흐르게 하였다. 오대산 적멸보궁 자리는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최고의 명당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이곳에는 용의 두 눈에 해당하는 '용안수' 라는 두 개의 샘이 있는데, 자연적인 샘이라 한다. 품천가가 아닌 나는 별다른 물맛을 알아 차리지 못했으나 수통 한가득 채워 천천히 마셨다. 영월에서 단종과 관계되는 샘물은, 매일 자정 무렵 물이 뒤집어지며 기가 바뀐다는 내용이 있어 확인하고픈 마음은, 그곳까지 못가고 내가 살고 있는 천성산 기슭 지푸네골 약수터에서 두 차례 확인하였다. 퐁퐁퐁 부드럽게 솟던 물이 갑자기 드세게 뿜어져 나왔다. 가라앉아 있던 모래가 한바탕 자리바꿈하듯 뒤섞였다가 고요해졌는데 십 여초 정도 시간이었다. 
   그 외에도 팔순 노인이 기어와서 관절염 고친 수도굴샘, 평생 약 먹어야 한다던 신장병 고친 연천 옻샘, 신라 왕자 나병 고쳐 준 표충사 영정, 남원 지방 흥부마을 옻샘, 쌍계사 금당 옥천, 많이도 다녀 보았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인생 마무리를 하기에 어디가 좋을까? 어떤 것이 좋은가? 하는 욕심이 있었던 같았다. 지금은 안착하고자 하던 나이가 되고 보니,, 현재 살고 있는 편리한 도시가 좋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요 건강을 지키는 으뜸 요소라 생각한다. 조선시대 명의 전예형은 "산은 기운을 널리 펴서 만물을 기른다. 그렇기 때문에 산 위의 샘물이 으뜸이다." 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억수로 많지만 마무리를 해야겠다.
     ㅡ산은 지리요,, 물은 셀프입니다.ㅡ 유도사.
 
    제16차 산행기 기록. 
     빼재ㅡ삼봉산 ㅡ 초점산 ㅡ대덕산 ㅡ덕산재. 약 18 km,, 정도.. 
     출발 09시 45분,, 도착 14시 10분,, 6시간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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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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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유도사((유성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42 new 무쏘꿈,님.!!
    내가 장착한 강력한 무기, - 친절.재미.호기심.기타 등등-
    에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
    지리산과 얽힌 장문의 사연?? 뭐 따로 만나 들어야지,, 하는데, 어떻게 다음에 연재식으로 올리기요. 아-
    궁금하면 오백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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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수영(왕서방) | 작성시간 26.06.22 new ✨️🍃
    글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늘 안전하고 청량한 산행 이어가시길 바라며, 다음 유도사님의 산행기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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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유도사((유성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49 new 오,-왕서방,님.!!
    나의 생각을 다 쓰면, 정말 장문이 될것같아, 맛보기 정도로 슬쩍 소개했어요. 칭찬 감사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별 희안한 짓거리를 쫌 많이 한것같아요. 또, 그만큼 할 얘기가 있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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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산사랑제이 | 작성시간 44분 전 new 연하천 샘물, 참으로 시원하고, 맛있었지요. 선비샘 샘물도 부족함이 없는 맛좋은 샘물이였습니다.
    저도, 산행 경험이 전혀 없었던 학창시절, 절친과 화중 종주 웃지못 할 에피소드가 있지요.
    지난번 종주후에 에피소드 몇자 적어보다, 글이 너무 길어져 그냥 지우고 말았네요.
    ㅎㅎ~~~
    날이 아무리 가물어도 지리산 계곡물은 마르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다 하곤 하는것 같습니다.
    산과 샘물을 이토록 광범위하게 잘 알고 계시니, 참으로 부지런하시고, 진정 도인 이신가봅니다.
    이제 축지법을 써시는지, 산행 발걸음도 점점 빨라 지시는듯 합니다.
    장거리, 안전산행 축하드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유도사((유성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36분 전 new 산사랑제이,님.!
    안보이니 허전.!
    에피소드가 또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지금 올려 봐요.
    이제 허파 기능이 제대로 돌아 왔으며, 운동을 매일 하니 점점 몸이 좋아지고 있어요.-또, 설레이며 기다려지는 산행이 있기에, 마음부터 젊어지는것이 이유일것이라
    사료됩니다.
    다음 산행에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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