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세계
삼봉산을 오르기 위해 한길님, 청포도님, 송암님 그리고 유도사님과 한 두 대원이 앞 뒤에서 걷고 있었다.
된비알에 가까운 등로에는 거친 숨소리와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데, 이 적요 속에 유도사님이 소고 치는 아이처럼 1970년대 청소년 시절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그 상상의 세계 중에 크게 들렸던 기억이 있었다.
"~남진 나훈아 가사를 쓸 수 있었고, 노벨문학상 주인공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들이다. 그리고 우주와 연결 돼 좌선하며 느낀 유체이탈의 전조 증상"이다.
상상은 무의식의 단자처럼 모든 것이 비문처럼 논리적 해석이 불가하다.
가끔씩 떠오른 생각이지만 유도사님은 자신의 치부나 혹은 미혹된 것들도 모두 등로에 꺼내놓는다, 진실함은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는 계곡물 같기만 하다.
아버지와 선배님들 세대들은 인문과 유교적 관습을 지우고 자본주의의 빌딩과 거대한 도시, 아스팔트 길, 하늘을 나는 비행기 등을 상상했을 거라 추측한다.
자본주의란 것이 선 인문이 아닌, 자본이 있고 난 후 있어야 하는 것이 인문적 상상이라는 듯, 앞 세대들은 자본을 많이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을 것이다.
특이하게도 유도사님은 자본주의와 배치되는 곳에 상상의 초첨을 맞추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만든 점이 좋고 나쁨이라는 분별하는 의식을 떠나 만들어낸 모습이 지금이 아닐까?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수정했지만 "아우슈비츠 이후에 서정시를 쓰는 것은 야만적이다" 말을 했었다. 그런 이유로 그의 미학은 사회를 비판하고 끝없는 문제가 있다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서양의 예술을 비판하고 정립하는 부정의 부정 그리고 또 부정하는 미학을 내놓았다.
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 나는 아우슈비츠 사건 보다 더 지독하고 부조리한 참혹 속에 산다는 시각도 꼭 틀렸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말을 긍정한다.
자본주의는 이 시대의 주인공인 사람을 도구화시켜 노예가 되는 점에서만 봐도 그렇다(그렇다고 막스 사상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인권이나 전쟁 반대라는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는 이유로 밥 딜런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 아닐까?
유도사님 개인이 실현한 것은 아니지만 상상의 단자는 인문학적인 아름다움이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함께 걷고 있는 대원들도 자본주의의 통증을 감각적으로 느끼기에 자연을 찾는다고 생각한다(아닐 수도 있으니 따지지는 마시라).
초점산을 지나고 대덕산을 지나던 자연을 사랑하는 대원들이 좋다. 사실 그대들은 대덕산 정상에 열린 먼 풍경처럼 여여하기만 하고 가끔 불어온 상쾌한 바람 같다 .
어제 등로를 걷던 순간만큼은 자본주의를 잊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건강하시라!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은 또 다른 얼굴로 산봉우리들이 걸어올 것만 같으니까.
*하루종일 이런저런 이유로 바쁘게 보냈다. 친구 같은 대원의 문자를 받고 늦게서야 산행후기를 쓴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승승장구 작성시간 12:45 new
고함 지르면
산돼지, 고라니, 토끼 등
산짐승 모두가 일어나 큰소리로 웁니다.
그러므로
조용히 다녀야 되겠지요😀 -
작성자최수영(왕서방) 작성시간 26.06.22 new
✨️☕️
무쏘꿈님도, 그리고 함께 걸었던 모든 낙동대간님들도 늘 여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가슴 먹먹하고도 청량한 산행 후기, 마음 깊이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무쏘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29 new
왕서방님, 닉네임을 부를 때마다 정겨움이 가득합니다
이번 산행 후 브라보콘 정말 달달해 좋았습니다
역시나 나는 이성적이고 추상적인 예약보다
지금 당장 달달한 아이스크림이 훨씬 맛이 있었습니다
함께 걷는 왕서방님 있어서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승승장구 작성시간 12:45 new
무쏘꿈 달달한 거 좋아하면 당뇨라 하든데😰
-
작성자산사랑제이 작성시간 15:13 new
묵직한 산행기,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고, 많이 생각해도
알듯 모를듯 한 오묘한 논리에 부족한 저의 사유의 한계를 느낌니다. 언제나 멋진 산행기로 대원들의 사유의 폭을 넓혀주고, 산행의 정서를 풍요롭게 해주는 무쏘꿈님의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장거리 산행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