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 안녕하세요^^
터키 트라브존 친구(열다섯 살 많은 큰 형같은 분이다)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일곱시에 직원 기오씨가 오고서도 30분을 늦장을 피웠다.
그 사이 십년지기 기오는 나를 안전히 바투미 국경까지 바래다 줄 차를 정성스레 세차를 했다.
말 안해도 서로 아는 사이가 돼버렸다.
이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결국 십분 정도 더 주섬 주섬하다 7시 40분에 출발하게 되었다.
므츠헤타를 지나고 고리도 지났다.
조금더 가니 Wissol이란 회사에서 운영하는 휴게소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 던킨 커피가 맛있다.
그냥 맛있는게 아니고 꽤 맛있다.
난 카푸치노를 시켰고 기오는 1.5GEL 더비싼 라떼를 주문했다.
커피는 항상 나보다 더 비싼 걸 마신다.
약간은 신경이 쓰인다.
얼굴에 살이 올라서인지 내 눈이 점점 작아진다.
기오씨 다시 출발하자구요~~
곳곳에서 마음에 담고 싶은 풍경화를 만난다.
그래서 난 기오에게 자꾸 차를 세우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차는 백미터 때론 오십미터를 더 미끌어진다.
난 내려서 뛰는 척이라도 해야한다.
이것이 운전자에 대한 배려이자 나만의 운동법이다.
그리고 난 동물이 좋다.
소, 말. 심지어 닭도 좋다.
참, 쿠타이시 근방 온천인 쯔깔또보 토종닭찜은 거의 최고다.
난 고물장사라 그런지 이런 오래된 차들이 좋다^^
거래처가 있는 제스타포니를 지나 쿠타이시, 삼트레디아도 지난다.
곧 바투미와 주그디디로 가는 삼거리 경계이다.
우측으로 가면 사메그렐로 지방이다.
이 길로 들어서야 주그디디를 거쳐 오지의 마법사팀이 다녀온 스와네티 까지 갈 수 있다.
펄펄 끓는 온천이 용출하는 세나끼를 지나서 말이다.
용출온도가 평균 60도에서 80도인 세나끼 온천에서 반쯤 반숙이 되어 코펠로 온천욕을 즐겼던 십여년전 추억이 떠올랐다.
돌아가고 싶은 추억과는 반대로 차는 왼쪽으로 핸들을 돌려 바투미로 향한다.
바투미에 들어서니 무슨 생선이 있나 궁금해서 작은 생선시장에 들렸다. 특이한게 없다.
몇 년전엔 자연산 민물장어도 발견했었는데 안보인지 꽤 된다.
대신 요즘은 새우도 수입해 판다
한마리에 3GEL 이다.
바투미 국경에 날 내려주고 기오씨는 트빌리시로 돌아갔다.
국경 앞에 조지아 아줌마들이 우르르 몰려 있다.
몇 몇 아줌마들이 웃으며 부탁한다.
술한병과 담배한보루를 터키 국경까지 넘겨 달라고 말이다. 순간 10GEL을 주면 배달해주겠다 농을 던져봤다.
아줌마들끼리 대단한 중국인이라고 깔깔댄다.
이렇게 서로 웃어본다.
사실 내 가방엔 터키술인 라크가 이미 한병 있었기에
도와줄 수는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조지아 아줌마들이 술과 담배를 바투미 면세점에서 사서 터키 사르피 국경에서 팔고 다시 조지아로 복귀하는 사업을 하고들 계신다.
남긴 남나보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다 팔고 복귀해야 하는데 잘 안 팔리는 날엔 싸게라도 떨이하고 복귀해야 할 것이다.
터키세관원이 압수한 담배들이 보이고 가방검사도 철저하다.
드디어 터키 사르피 국경을 넘었다.
마침 바로 출발하는 프랜스칼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30리라 달라고 해서 25리라 어떠냐 물어봤다.
타랜다.
호파 부터 알하비, 펀득르, 아르데센, 파자르, 차이엘리, 리제등 모든 소도시를 드른 후 저녁 늦게 트라브존 메이단에 날 무사히 내려줬다.
수멜라 수도원에서 퍼올린 물인가?
버스에서 갈증을 달래본다.
해가 진다
끝까지 남은 나를 메이단에 내려주고 간다.
촉 테쉐큐르 에데림!
드디어 친구집에 도착했다
높은 언덕위에 있는 낡았지만 예쁜 집이다
터키 여자분들도 쉴 틈이 별로 없는 환경에 있음을 종종 느낀다.
직접 농사지은 콩요리
하얀꿀을 본적은 있지만 먹어보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식 보리밥인데 맛있다
조지아 요쿠르트인 마쪼니와 거의 맛과 형태가 같다.
오늘 밤은 여기서 신세를 진다. 이불이 뽀송뽀송했다.
아침이 밝았다
닭을 보면 맛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
약간 다른 피가 섞인 3개월된 골든 로트리버, 내게 꼬리를 많이 흔들었다.
이 분도 한때 돈을 많이 벌었던 적이 있다.
젊을 땐 한국도 여러번 다녀갔다고 한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해 삼성전자 제품으로 돈을 벌었지만 밀레니엄 시작한 2,000년과 2,001년 두번 연달아 닥친 금융위기로 달러로 빌린 L/C대금 덕분에 수백만불을 한마디로 쫄딱 했다.
몇 개월의 방황 후 누군가의 도움으로 조지아로 넘어와 그래도 경영자의 감 덕분에 터키 세탁세제로 단숨에 시장을 석권했는데 아뿔사 조지아 파트너가 회사를 뺐어 버렸다.
돌변한 파트너 두려움에 당시엔 야반도주 할 수 밖에 없었다. 잘 조직한 네트워크와 어렵게 만든 수십만불의 자산이 또 날라갔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러시아 등지를 떠돌다 조지아에 장미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혁명 성공으로 파트너도 외국으로 도주했지만 강탈당한 자산은 찾을 방법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 구소련은 사람을 먼저 알고 사업을 해야지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호막이 없으면 그 사업은 바람 앞의 촛불과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변했을까?
이 친구는 사람을 믿은 죄 밖엔 없다.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을 오가며 사업을 벌이다 두달전 낙향해 다섯번째 도전을 준비중인거 같다.
건강과 성공을 빌어본다.
회원님들 앞에서 별 얘기를 다 했다.
이 글을 마치면서 외국생활을 계획하는 젊은 분들에게 어줍지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나이들면 주고 싶어도 못준다.
젊을 때 만나는 현지 친구들에게 마음을 마음껏 줘라.
응답이 약하더라도 계속 말이다.
가급적 나의 현재 안위를 위해 타인을 속이지 마라.
이 아들이 집에 돌아오니 기력을 한층 회복하신 올 해 아흔 살의 아버님도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사치노여행 올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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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사치노여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4.18 많이 바쁘시겠지만 시간 나실때 한번 더 다녀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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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준 작성시간 18.04.19 정겨운 글 사진 감사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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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사치노여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4.20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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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엘 작성시간 18.04.20 새우가 엄청 싱싱해 보이네요...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글들이 많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매우 평화로워 보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사치노여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4.20 고엘님^^ 흑해에서 잡아올린건 아니고요 동남아산 새우 같습니다.ㅎㅎ 그래도 급냉의 효과인지 말씀대로 싱싱해 보이더군요.
드시러 오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