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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 100세 과연 살 맛이 있나?

작성자이쁜준서|작성시간18.02.18|조회수119 목록 댓글 4



여든셋, 여든 여섯, 아흔 넷,

세분의 집안 어른들께 인사 전화를 드렸다.

여든 셋의 이모님은 삼남매 자식들에게 독감을 앓고 있으니 오지 말라고 전화 했고, 이제 겨우 고비를 넘긴 상태이신 듯 했다.


여든 여섯의 친정 숙모님은 아가씨 손녀딸과 사신다.

직장 생활이 있고, 청춘이다보니 아침 밥은 아예 먹지 않고, 저녁 밥은 회사 일을 하면서 먹고 오고,

그것도 대개는 할머니가 잠드신 한 밤중에 오고 특별히 새벽처럼 일찍 나가야 하는 때도 있고,

손님이라면 한끼니 식사라도 같이 하는데 손님보다 더 못한 동거하는 가족일 뿐이다.

독감이 들었을 때, 혼자 병원 다니고, 따뜻한 물 한모금 줄 사람도 없이 고생을 하셨다는데,

독감이 아주 아픈 고비가 있고, 회복기까지 한달이 걸리더라 하셨다.

분명 자식은 남매를 낳아 결혼까지 시켰는데, 삼촌이 돌아가신 후 다들 이민을 가 버렸다.


아흔 넷이신 우리 시어머님께서는 혼자 사신다.

같은 도시에 살고 계신데,

우리가 끝에서 끝에 살고 있고, 가깝게 막내 아들, 딸 둘이 살고 있다.

아기 하늘이 집에 와 있으니 전화를 드렸다.

감기가 들어서 한달 정도 되었는데, 링겔도 여러번 맞았고, 경노당에 못 가신지가 한달이 넘었다 하셨다.

이제 회복기인 듯 해도 아직은 음성에서 편찮으신 것이 느껴졌다.


면역력이 떨어지시니 어르신들이 독감에 드신 거다.

지병으로 잡수시는 약만해도 몇가지가 되고, 노인성 당뇨, 소양증, 등등의 생각지도 않았던 지병이 더 해 지고,

몸으로 고생을 하시면서  살아 가신다.

골골 100세 과연 살 만한 것인가?

살만하던 살지 못하던간에 어찌 살아가던 살아야 한다.


         시골이었던 고향은 이제 인근 도시로 편입되어 북구가 되어 있었다.


시집을 농사 짓던 농가로 오셔서 그대로 그 고향 땅에 사시는데, 자식들은 결혼을 하고 인근시에서 살고 있다.

두 딸들은 어머니를 모시고, 인근 도시 경주로 온천으로 모시고 가기도 하고, 즈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와

승용차로 멀지 않아서 자주 들어가 살펴 드리고 나온다 했다.

식사는 주로 동네회관에서 동네 노인들이 함께 드신다고 했다.

그러니 도시 노인들보다 나은 편이셨다.

그러나 도시 노인들보다 신체는 더 늙어서 혼자 맨 몸으로는 서지 못하시고, 유모차 비슷한 것에 몸을 의지

하시기는 하다.


도시에서 사셨던, 시골에서 사셨던

지금 현재 도시에서 사시던, 시골에서 사시던, 성인병 약은 다 잡수시고, 정기적으로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에 가셔서 약을 타서 잡수신다.

그래서 수명은 길어졌으나 실제 신체는 골골 100세 시대인 것이다.


나도 노년이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올 1년은 아기 하늘이를 돌보아 주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골골 100세에 발 들여 놓은 사람이다.

살아 가면 갈 수록 내 앞에 놓여진  그 한 길은 더 분명해 질 것이고,

자력으로는 늦추지도 멈추지도 못하는 그 한 길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맘 공부도 해야하고,

시골 초가 삼칸도 사람 손이 자주 가면 덜 사그라 진다.

남은 시골 초가 같은 인생에 맘도 몸도 누추하지 않게 노력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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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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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지누 | 작성시간 18.02.18 예전 동아여담실에서 예쁜 글 종종 주시던 준서네 형님이시네요
    정말 저희도 늙어가는데 웃 어른들 나이 드시는거 보면 안스럽고 곧 저희에게 닥칠일이라 짠~ 합니다
    한국서는 노인 약이 천원도 안될때가 있다니 노안 복지가 천국인지라
    장수대열이 접접 길어지는것 같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있으니 종종 올려 주세요 ~~~~
  • 답댓글 작성자이쁜준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2.19 반갑습니다. 저도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생각하게 만들어 동감을 하게 하는 글이였습니다.
    진우가 아주 선이 또렷하게 잘 생긴 어린이던데요.
    어느 시골 마을에서 대대로 살아 오셨고, 팔순이 넘어시고, 또는 구순에 접어 드신 어르신들께서
    아직도 적당하게 일을 하시고 계시는 모습은 서글픈 것이 아니였는데, 젊어서부터 도시에서 살아 오셨던
    어르신들께서 팔순에 접어 드시니 골골 하시더라구요.
    그 대열에 곧 끼일 것이고,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카폐가 열리고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 작성자청이 | 작성시간 18.02.18 "맘도 몸도 누추하지 않게 노력을 해야..."
    참 좋은 말씀입니다

    노인들 본인은 골골 하시면서
    오래 사시는걸 힘들어 하실지 몰라도
    그런 부모라도 계시니 의지가 됩니다


    아래는
    98세 어머니가 양로원에 계시는 친구와
    주고 받은 카톡입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이쁜준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2.19 청이님과 박사님께서 모친을 모시는 것에는 존경심이 생깁니다.
    그러면서 저가 그 입장이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에는 고개 갸웃뚱이 아니고, 고개 가로 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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