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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18 수시 동국대 합격 후기

작성자16한지예|작성시간17.11.03|조회수1,083 목록 댓글 20

  아 예 합격했네요. 저도 제가 신기해요. 평소에도 쓰고 싶다고 생각하던 합격 후기를 가장 먼저 쓰게 돼서 기쁘네요.(황보영, 이소명이 재촉하고, 저 먼저 하라고 시켰어요ㅠㅠ) 저는 백일장에서 1등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후기를 쓰는 건 이게 처음이에요. 단국대가 아직 발표 안났는데 부모님한테 단국대 차 사주면 단국대 간다고 그랬다가 혼나서 그냥 올려요.


  사실 저는 시를 잘 쓰던 애도 아니었고, 지금도 잘 쓰는 편은 아니고.. 그래서 백일장에서 수상한 경험도 진짜 적어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1등을 해본 적도 없고요. 그래서 저는 정말 실기에 목숨 걸고 해야했어요. 나 누구랑 말하냐 이상한데? 일단 제가 원서 넣은 곳은 동국대, 단국대, 숭실대, 명지대, 호서대, 호서대(한국언어문화전공 성적 맞춰서 넣음), 서울예대, 백예대 넣었어요. 지금 합격한 곳이 아 떨어진 곳이 명지대, 숭실대(면접을 안감), 서울예대, 백예대(오늘 떨어짐ㅠ) 떨어졌어요. 합격한 곳이 동국대밖에 없어요. 그리고 저는 선배들 합격 후기 보면서 항상 궁금했던 게 내신이었는데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합격 후기를 쓰면 내 내신을 알려줘야겠다. 다짐했었는데 알려는 드리는데 따라하진 마세요. 대학 가기 힘든 게 아니라 인생이 힘들어져요. 제 내신은 6.3등급이었어요ㅋ 쌤들한테 6등급으로도 대학 갈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지 마세요. 못가요. 쌤들 귀찮게 하지 마시고 공부 하세요. 공부가 답이에요. 동국대 내신 산출 방법이 제가 계산한 내신이랑 달라서 합격할 수 있었어요. 동국대 어떻게 합격했는지 저도 모르니까 물어보지 마세요. 원장님이 제 복원작 보시고 수시 2차 전문대 빨리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고도 불가사의예요. 가서 활용했는데 더럽게 못썼어요. 보시면 알아요.


  지금 고도를 다니고 있고, 앞으로 다닐 1,2학년들에게 공부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공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물론 저는 다시 돌아간다 해도 안할 거긴 한데 아무튼 포기하지 마세요. 집에 돈 많은 거 아니면. 내신이 적어도 6등급이면 안돼요. 진짜. 그건 죄예요. 죄. 제가 겪어보니까 공부 못하면 발목 걸려서 넘어져요. 제가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서 어쩔 수 없이 뒤도 안돌아보고 뛰었는데 다른 애들보다 훨씬 더 많이 넘어졌었어요. 제가 만약에 동국대를 합격하지 못했더라면? 아니 합격 못할 확률이 더 높았고, 합격한 게 가장 이상한 애가 저였어요. 왜냐면 내신이 너~~~~~~~~~~~~~~~~~~~~~~~~~무 후달리니까. 저는 대학을 합격 못할 확률이 제일 높은 애였고, 저도 그걸 알았어요. 재수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없을 텐데 어떡하나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책을 더 많이 읽고, 우수작을 필사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정말 걱정하고, 어쩌지 어쩌지 이러고만 있었는데 나중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대학 떨어지면 커피숍이나 차려달라고 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했어요. 그래서 아마 선생님들도 제가 제일 스트레스 안받고 학원 다녔다고 생각하실 걸요. 그런데 저 머리 진짜 많이 빠졌어요. 체질도 저질인데 학원 다니면서 더 많이 아팠고, 힘들었고, 멘탈도 깨졌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른 척을 하세요. 그거 잡고 있으면 더 우울해지고, 더 힘들어져요. 제가 그랬어서 말해줄 수 있는 거예요. 성적이 어중간하더라도 절대 포기하면 안돼요. 제가 6등급인데 된 게 이상한 거예요. 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제 성격이 원래 막 단호하고 그런 성격 절대 아닌데 진짜 제가 겪으면서 너무 힘들었어서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내신 챙기세요. 나는 가능하겠지, 나는 운이 좋을 거야 그런 생각 버려. 우리 운은 1등 정자로 들어왔을 때 그때가 마지막이었어요 그러니까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동국대 기대 안했어요. 언제 나오는지도 몰랐고, 내신 산출도 안해봤고, 시 쓰려고 봤을 때도 뭐? 20년 후 뭐? 이러면서 아 개망했다 생각하고 그냥 제가 쓰고 싶은 거 쓰고 나왔어요. 저 선생님들 말에 대답은 잘해놓고 결국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쓰거든요. 그래서 그냥 쓰고 싶은 거 쓰고 나왔어요. 어차피 안될 거 알아서 후회도 없었고, 합격 발표 언젠지도 몰랐어요. 제가 합격한 게 오죽 괴상했으면 혜림쌤이 저한테 동국대에 로비했냐고 물어보셨을까요. 그러니까 기대 마시고, 공부 하세요. 6등급도 명지대 간다는 건 수상 실적이 많을 때 얘기예요. 선생님들은 똑바로 말씀하셨는데 내 귀가 오해한 거예요. 그러니까 내신 챙기는 거 잊으면 안돼요.


  아 그리고 저는 세종에서 다녔어요. 진짜 하.. 지방에 살면 그냥 답이 없어요. 일단 저는 학교 6교시 쉬는 시간에 우리반 휴대폰 가방에서 휴대폰 챙기고 4시 30분 학교 끝나자마자 콜택시나 카카오택시 불러서 세종 청사터미널에 가서 탔어요. 세종은 택시가 별로 없어서 일단 택시가 잘 안 잡히고, 안 잡히면 그날 뭐 망하는 거지. 그리고 저는 같은 택시 기사님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왜냐고요? 세종은 택시가 별로 없으니까! 그리고 버스 타고 서울 올라가는 것도 2시간 넘게 걸려서 이렇게 가도 수업에 항상 늦었어요. 저녁은 당연히 못먹어요. 수업 할 때 꼬르륵 소리 나면 그건 항상 저였어요..ㅠ 그래도 살은 안빠졌어요ㅋ 그럼에도 많이 처먹어서. 그리고 수업 끝나고 10시 40분 차나 11시 차 타고 내려오면 세종에 12시 40분이나 1시에 도착하는데 그때는 또 새벽이라 택시가 없어요ㅋ 다 집에 감ㅋ 물론 저도 부모님이 있지만 아버지가 회식하고 오시는 날이 많아서 저를 데리러 오실 수가 없었어요. 그러면 집에 걸어가거나, 길가에 나가서 택시를 잡아야했어요. 걸어가면 1시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때 진짜 많이 울고, 서럽고, 힘들었어요. 여름엔 차라리 나은데 겨울엔 춥고 진짜 죽을 것 같았어요.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차 한 대 안 달리는 차도를 그저 막막히 걸어가는데 끝도 없고, 춥고, 정말 서러웠거든요. 그리고 제가 학원에 조금이라도 일찍 가려고 학교에서부터 소변을 참고 학원에 가서 창작 좀 하다가 화장실에 가서 나중엔 방광염도 걸렸어요. 사실 학원에 다닌 누군가가 저를 봤을 땐 뺀질거리고 열심히 안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살아온 19년 중에 가장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었어요. 힘들고, 지쳐서 울 때도 많았지만 저는 대부분 분해서 울었어요. 나는 왜 백일장에서 상을 못 탈까, 왜 나는 누구처럼 시를 못쓸까 이렇게 울었던 적이 더 많았어요. 선생님들 말씀을 듣고 멘탈이 깨진 것보다는 제가 제 멘탈을 스스로 깨부신 적이 훨씬 많았어요. 사실 제가 선생님들 말씀에 잘 상처 안받는 편이긴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저는 제가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해요. 쉬는 날보다는 뛰는 날이 더 많았어요.


  시를 선택한 이유는 그냥 간단해요. 제가 산문을 외울 머리가 안돼서 시 쓴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시를 쓰게 됐는데 제가 쓴 시도 전 잘 못 외웠어요.. 실기 때는 정말 죽어라 외워서 겨우 외웠고, 백일장 때는 거의 못 외웠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를 쓰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내 내면을 담는 일이었어요. 그러니까 내면이 안 담아진다 이런 게 아니라 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게 저는 힘들었어요. 제가 보기 싫어서, 힘들어서, 꺼내지 않았던 날들이 더 많은데 시를 쓰려면 필요한 감정이니까 내면을 담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정말로. 그래서 저는 이번 입시 실패하면 문학을 쳐다도 안 봐야지 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상처가 저한테는 악취였고, 썩은 물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저와 닮은 글들을 좋아했지만 동시에 싫어하기도 했어요. 원장님께 동그라미 받았던 시나, 나와 비슷한 시인의 시도요. 문학이 저한테 꼭 애증 같았어요. 사람이 힘들고, 그냥 나도 내가 버거워서 시에 쓰기도 겁이 났고, 아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시를 쓰는 게 좋았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번 수시 1차가 다 끝나고 혼자 정리하던 중에 문득 들었던 생각이 '문학을 하면서 아프기 싫다는 건 변명과도 같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말일지 모른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프기 때문에 문학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글을 읽는 사람들 그러니까 독자들은 자기보다 더 아프거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읽고 앓는다. 그래서 나는 문학은 나를 돌보는 일이라 생각하고 마음껏 아파하고, 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몇 년에 걸쳐서 저에게 맞는 정의를 내렸어요. 제 시를 보면 산문적인 말도 많고, 아포리즘적인 문장도 많아서 시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것도 고정관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산문적이고, 아포리즘적인 문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내 감정이고, 내 느낌이라면 그건 시가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가 아프지만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고요. 슬픈 일이 유독 저에게만 많이 생겨서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서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나라서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서 학원에 다니는 걸 후회하던 날이 더 많았지만 그래서 저를 알 수 있었고, 나에 대한 혐오가 조금은 줄어들었고, 나를 인정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시가, 글이 그리고 이런 문학을 알려주시는 원장님, 혜림쌤 덕분에 제가 바뀔 수 있었어요. 앞으론 또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그런 나에게 괴리감을 느끼지 않고, 익숙해지려고요. 그런 나도 나니까. 익숙해지려고요. 하는 내내 힘들었던, 포기하고 싶게 만들던 문학이었는데 지금은 시를 읽는 방법을 배우고, 알아가고, 찾아가는 그 과정이 재밌고 뿌듯해요. 그 의도를 찾고 같이 아파하다가, 공감하다가, 열병처럼 앓다가 그 과정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 좋아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나에겐 용기다. 누군가에겐 가끔인 날들이 나에겐 항상이고, 언제나 그리고 날마다라서 나는 내가 참 불쌍하다. 절망 끝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드무니까 나는 참 드물지 않은 하루를 살고 있구나'라고 준서한테 말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시를 쓸 수 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버거웠는데 지금은 그래도 익숙해졌어요. 모든 게. 그래서 학원에 다니길, 문학을 배우길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제가 항상 웃고, 뺀질거리면서 다녔지만 배울 때는 전부 진심이었어요. 꼭 한 번 말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말하게 됐네요.


  와 진짜 길다.(소명아 내가 너 위해서 길게 썼다.) 제가 성격도 또라이고, 행동도 또라이라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으셨을 텐데 선생님들 항상 웃으면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저 글 쓰는 상태 정말 최악이었는데 사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의 조물주는 선생님들이에요 정말ㅠㅠ 원장님 감사합니다. 제가 삼계탕 위에 닭살로 시 썼을 때도 첨삭해주시고, 지하철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내가 치여서 죽었다로 시 썼을 때도 첨삭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로 원장님 덕분에 문학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대학교 가서 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문학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고도 다니면서 진짜 문학을 배웠어요. 그래서 시가 정말 좋아졌어요. 혜림쌤 저 항상 안쓰러워하시고, 안타까워하셨는데 그게 저한테는 정말 위로였어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다닐 수 있었어요. 사실 저 학원에 손 꼽히는 또라이에 게으름뱅이일 텐데 사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무언갈 하는 건 저한테 처음이라서 많이 힘들고, 어설펐는데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혜인쌤!!!!!! 저 학원 문 열고 들어갈 때마다 좋았어요. 선생님이 제가 힘들 때마다 다독여주셔서 버틸 수 있었어요. 현실적이고, 따뜻한 말씀들에 제가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저 밥도 못먹고 오면 사탕도 주시고, 음료수도 주시고 잘해주셔서 저 정말 괜찮았어요. 고도 좀 군대 같아요. 이제 제대합니다. 쓰고 싶은 글 계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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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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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15김수빈 | 작성시간 17.11.14 지예ㅠㅠ 넘 장하다 언니랑 서울에서 보는 거 잊지 않았징??ㅋㅋㅋㅋ 후기 보니까 진짜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지네ㅠㅠ 못 본 사이에 성숙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ㅎㅎ 동국대 맛집 알아놔!!ㅎ 그리구 다시 한 번 합격한 거 축하해!!!
  • 답댓글 작성자16한지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1.14 헐 대박ㅠㅠㅠㅠㅠ지금 봤다ㅠㅠㅠㅠ 언니 진짜 봤네..ㅎ 쑥스러워라ㅜㅜ 알게쏘 내가 맛집 기억해둘게 언니 고마워ㅠㅠㅠㅠ
  • 답댓글 작성자16김예린 | 작성시간 17.11.23 나두나두껴죠 서울에서 만나자
  • 작성자16김예린 | 작성시간 17.11.23 지예야 이제 써준다! 후기에서 너 말하는 게 들려. 진짜 작년부터 우리 다 98이고 혼자 99라서 너 두고 학원 떠나기가 걱정스럽고 슬펐어..그런데 동대 붙었다고 들었을 때 진짜 내 일 처럼 기뻤어. 너 고생한 거 잘 아니까. 이번 여름이랑 겨울에 만났을 때 살이 쪽 빠져 있는 너를 보고 많이 슬펐어. 너에게 좋은 결과 나오길 기도하고 있었는데 정말 잘 됐다. 올해는 너 입시 준비로 연락도 잘 못 하고 만나지도 못 했지만 내년에 서울에서 자주 만나자! 덕질도 함께 하자 해피해피 덕질 라이프(^ν^)부모님은 설득 했어? 혹시 실패해서 기숙사에 가야한다면 언니가 동대입구역으로 갈게. 다시 한 번 합격 정말 축하해!!
  • 답댓글 작성자16한지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1.30 헐 언니ㅠㅠㅠㅠㅠㅠ지금 봤다ㅠㅠㅠㅠㅠㅠㅠ언니 보고 싶어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나 그때 살 빠진 거 아니야ㅠㅠㅠㅠㅠㅠㅠ지금은 더 뚱뚱햌ㅋㅋㅋㅋㅋ아 기숙사 설득 못했어 실패야 실패ㅠㅠ 언니 축하해줘서 고마워ㅠㅠㅠㅠㅠ나도 언니랑 놀거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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