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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창가에서

농부에 입문(?)하다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08.03.30|조회수44 목록 댓글 1

아버지께서 허리가 아프신 이후 전혀 농삿일을 하지 못한다.

굽은 허리로 어머님 혼자 밭으로 나가신다.

이젠 그만두어도 좋으련만 평생 농삿일로 사신 분들이기에 쉼은 곳 죽음과도 같은 느낌이 드는가보다.

남의 땅 붙여 농삿일을 하신터라 그나마 그것도 그만두면 다른 소작인에게 넘어갈 판이니 어쩔수 없는가보다.

농삿일을 두고 한숨부터 쉬시는 두 분 앞에 나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 생업 제쳐두고 부모 곁에서 농사 지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고 아니 도울 수도 없는 진퇴양란에 빠져 버렸다.

결국 한가한 틈을 타서 짬짬이 농삿일을 거두기로 마음 먹었다.

외바퀴 수레에 두엄을 실어 밭에 내어 쇠스랑으로 골고루 펴고 감자 밭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고 쪼갠 씨감자를 심었다.

힘들어 하시는 어머님 앞에 힘들다 소리도 못하고 뼈가 부서져라 일을 했다.

농군의 아들로 태어났어도 농사치가 별루 없다 보니 기것해야 김매기와 줄모 심고 나락 거둘 때 도와 드렸던 경험이 전부인

내게 두둑을 만들고 씨앗을 심고 하는 일은 맘 먹은 대로 되질 않았다.

두둑을 만들며 어머님에게 한 소리 듣고 지팡일 집고 지켜보시던 아버님은 역정을 내셨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요령을 터득하니 일이 수월하게 진행된다.

힘들고 땀이 비옷듯 한다.

이렇게 힘든 일을 부모님은 평생을 하셨다.

7남매 키우기엔 너무도 부족한 농사치로 힘겹게 사셨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도 죄송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계절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며 보이는 것에 감상적이었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게 여겨진다.

감상적인 입장에 서기 이전에 그 속에서 노동의 고통을 겪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해야겠다.

사월달엔 작은 논에 모판을 내야하고 오월이면 모를 심어야 하고 때에 맞춰 농약도 쳐야하는데 어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

내 일도 벅찬데 말이다.

할 수 있는데까진 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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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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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풀꽃각시 | 작성시간 08.03.30 농사 일이라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요 어찌할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의 일손을 도우시는 그 마음 이해가 갑니다 저같은 경우도 친정 아버님께서 10년을 가까이 병상에 누어계셨던 적이 있었지요 엄마와 저와 돌아가며 친정 아버님 병간과 농사일을 번갈아 가며 함께 했던 적이 있었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니던 회사마저 사표를내었지요 그때당시 일본 유학길에 계셨던 오빠가 가끔 귀국하여 농사일을 함께 도왔었구요 병상에 누어 계신 아버님은 농사일때문에 늘 걱정하시곤 하셨었죠 지기님의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아 오신 지기님의 아버님 심정 아마도 저희 친정 아버님 같은 심정이실거예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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