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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Yips)에 대해...

작성자서화|작성시간10.12.22|조회수871 목록 댓글 47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요 몇달간 제 성적은 참.. 그렇습니다.

제 욕심에 비교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이전의 성적과 비교해도 정말... 그렇습니다.

 

대체 왜 이럴까요.

그 동안 자작나무님을 비롯하여 몇 분이 조언을 주시고 격려의 말씀도 주셔서 심적으로 큰 위안을 얻었지만,

치유는 되지 않고 오히려 점점 심해지는 느낌마져도 있는 형편입니다. ㅜ.ㅜ

 

슬럼프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애시당초 슬럼프를 겪을 만한 실력이 없었으니 뭐...),

연습부족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뭐 언제는 그리 열심히 연습을 했나요.)

가 나빠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기면 저는 맞아 죽겠지요?) 

적응이 안되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도대체 적응을 언제까지 할거이냐 말입니다.)

인간적으로 싸가지가 없어서 그런것도 아닐 것이고 (싸가지야 좀 없는 편이지만, 그게 당구와 먼 관계가 있겠습니까)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도 아닐 거이고 (29 이라는 나이는 좀 그렇지요?)

기타 등등...

 

그 동안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처방도 만들어서 시도해 보았지만,

죄다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구를 그만 두면 이런 고민들 안 해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해보았습니다.

그것도 꽤 많이... 그리고 심각하게...ㅡ.ㅡ (그런데 그것도 잘 안 되더군요. 아혀 -0-)

 

엊그제 인터넷에서 시사 정보를 뒤지다가 문득, "입스" 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이게 뭐지? 설마 입(주둥이)의 복수형은 아니겠고...'

모르는 말이라 사전을 찾아봤더니...

 

입스(yips)

운동에서(특히 골프) 실패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긴장하여 집중력을 잃고 실수를 하게 되는 것.

 

이렇게 나오더군요.

보면서 한방 된통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부끄러워서 겉으로 잘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예전부터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 이 샷, 실패하면 어쩌나... 터무니 없이 엉뚱하게 나가거나 황당한 키스가 나지 않을까?

그런 걱정 말입니다.

이런 걱정이 들면 어느 사이 몸은 경직되어 정상적인 스트록이 안 되고 심지어 사고력에도 이상이 옵니다.

그러다보면 샷은 정말로 실패하고 말지요. 그리고 뒤 이은 자책.

결국 경기를 망치면서 끝나고 맙니다.

 

예전에는 당구 경기에서 승패를 위주로 했기 때문에, 저는 이런 생각이 상대방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고, 그리고 제가 승부를 다투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약한 탓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를 할 때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을 했고, 그 덕분에 이러한 생각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치유가 되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제법 오랜 기간 쉬다가 우리 클럽에서 다시 당구를 하게 되면서 문제가 도로 불거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클럽에서는 경기 기록을 하고 그날 경기의 에버리지를 계산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가 상대방과의 승패보다도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됩니다.

상대를 의식을 안 해도, 내 자신을 잊어버릴 수가 없으니...

다시 샷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모락모락 자라나더란 말입니다.

 

그것이 그렇게 마음 속에 내재하고 있다가 어느 날 폭발을 합니다.

실력을 늘리고 싶은 욕심에 제 목표를 과다하게 높게 잡았던 것이 계기가 된 듯 합니다.

매 샷이 나갈 때 마다 이걸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특히 2,3 인닝 정도 공타를 연발하고나면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악순환...

 

이런 일이 며칠 이어지면서 경직된 몸이 아주 고정이 되어 갑니다.

열심히 몸을 풀고 쉐도우 스트록으로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봐도 큐를 들고 엎드리는 순간 몸은 이미 내 몸이 아닙니다.

그런 상태에서 자세를 점검하고 스트록을 교정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연습공을 아무리 친들 뭐가 될까요.

 

인터넷에서 본 입스... 라는 단어의 뜻을 보면서 지난 수 개월 간 내게 벌어졌던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알고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더구나 이것이 수양이 부족한 나 만의 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그리고 겪을 수 있는 일이라니 더욱 그렇습니다.

(불행도 같이 겪으면 좀 위안이 되나봅니다. ㅋㅋㅋ)

 

다만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분명치 않다는 것입니다.

많은 권고가 있고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만, 모두 신통치 않아보였습니다.

개중에는 수 개월간 골프 클럽을 잡지 않았더니 극복이 되더라는 프로 골퍼의 경험담도 있었습니다만...

그거, 제게는 잘 안되는 일인듯 합니다.

 

그래도 그런 깨달음이 극복의 바탕은 되겠지요.

그리 믿고 마음을 조금 더 다잡아 볼랍니다.

기술적인 연습도 더 해보구요.

 

혹시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빠진 경험이 있으신 분들...

조언해주실 것이 있으면 아끼지 마시고,

그리고 지금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이 있다면 제 이야기가 조금 위로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조만간 건강한 멘탈을 지닌 솜씨 좋은 플레이어로 변해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고민해봅니다.^^

 

 

** 수정***

글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입스' 일시적으로 느끼는 심리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 대부분이 가지는 우려나 걱정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입스는 심리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장기적으로 동작에 영향을 미친 결과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장기적인 슬럼프 중에 이것도 포함되며, 결국 은퇴를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제법 심각한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골퍼의 경우, 드라이버를 쓸때 다운 스윙하는 과정에서 최저점 근처에서 속도가 뚝 떨어져버리면서 거리가 나가지 않는다거나, 그것을 극복하고자 과도한 힘이 들어가면서 미세한 뒤틀림이 생겨 슬라이스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것이 아주 자리를 잡아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경기 중에 한 두번, 혹은 어떤 타이트한 경기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 경우는 스트록에서 큐가 공을 임팩트 하는 순간에 아주 짧게 큐를 잡아버리는 동작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공이 짤리거나 샷이 죽는 형태로 몇 달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자 거의 매 샷마다 자신의 무의식과 싸우면서 샷을 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는 요즈음입니다.ㅜ.ㅜ

 

다시 제 글을 읽어보니 입스에 대해 사전적인 정의만 달랑 써 놓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 눈에 뜨입니다.

글이 부족한 탓에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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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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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생천 | 작성시간 10.12.23 클럽엔 못가고 집에서 이궁리 저궁리만 하다가 뭔가 결정적인게 하나 떠올랐습니다! 제 추측으론 서화님께도 도움이 될 듯한 일반론인데요. 저는 당구에서 시선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선이 원하는 곳까지 날카롭게 따라가주지 않을때는 공도 멍청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이 시선이란게 요즘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트록이란건 사실 찰나의 행위라 그 이후는 굴러가게 놔두는 것인데, 1적구나 전체적 움직임등, 너무 멀리까지 시선과 생각이 향해있었던 듯 합니다. 정확한 구상을 하고나서는 바로 앞의 수구에만 집중해서 생각의 폭을 작게 가져가 단기과제에만 집중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주마간산 | 작성시간 10.12.23 생천님 말씀은 샷을 할 때 시선의 초점이
    최종적으로 1적구가 아닌 수구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인지요?
    1적구의 두께를 잡는 것도,
    샷을 잘라먹지 않는 것도 시선의 초점과 관계가 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는데,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생천 | 작성시간 10.12.24 아뇨~ 수구에 시선을 두다가 치고 난 이후에는 절대적으로 공이 가는 궤적을 따라 정확히는 1적구,또는 쿠션까지 시선이 따라가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는 치고 난 후 시선은 괜찮았으나 치기 전 시선이 좀 분산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마간산님, 큐 짤림을 방지하기 위해 하대까지 들어갈 필요는 절대로 없습니다! 시선을 잘 처리해보세요.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시구요.
  • 답댓글 작성자주마간산 | 작성시간 10.12.24 생천님, 제가 질문한 것은 수구를 치는 순간에 시선이 맞춰져 있어야 할 곳이
    수구인지, 1적구인지, 혹은 그 연장선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샷을 끝낸 다음에는 가능한한 엎드린 자세를 유지한 채로
    1적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란 말씀을 많이 들었으면서도
    여전히 2적구를 맞추는지에만 마음이 팔리는 하수라서 탈이지요.
  • 답댓글 작성자생천 | 작성시간 10.12.24 아하~ 수구를 치는 순간을 말씀하신 거군요. 그 순간을 분리해서 본다면 아마도 수구와 수구가 진행할 경로의 출발선 정도가 될 것 같네요. 1적구와 수구중 고르라면 수구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공이 출발하면 그 연장선을 따라 순식간에 1적구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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