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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고 삶 쓰기

선암사 홍매는···나도 모른답니다(김용택)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20.03.24|조회수194 목록 댓글 3

선암사 홍매는···나도 모른답니다(김용택)

 

봄비 오는 날 뭐 한다요

책을 보다 밖을 보면 비가 오고

비에 마음을 빼앗겨

넋을 놓고

비를 보다

비 따라가던

마음이 문득 돌아오면 다시 책을 봅니다

그러다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움직여 도로 그리 간답니다

시방 뭐 하시는지요

나는 오늘 혼자 놉니다

비를 보며, 때로 바람 따라 심란하게 흩날리는 비를 보며

혼자 놉니다

선암사 홍매가 피어나는지

선암사 홍매는 피는지

선암사 홍매는 피어버렸는지

자꾸 선암사 홍매가 궁금합니다

이끼 낀 가지 끝에 붉은 이슬처럼 맺힌 홍매를 생각하며

빗방울을 따라가다보면 빗방울들이 땅에

툭툭 떨어져 부서지며 튀어오릅니다

산이 적막하고

나도 적막하고

물이 고요하고

나도 고요합니다

고요한 마음에 피는 선암사 홍맷빛이 내 마음에 물결처럼

일어납니다

일었답니다

내 마음이 자꾸 그리 갑니다

가는 마음 붙잡아 되돌려 앉혀놓아도

마음은 자꾸 그리 달아납니다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선암사 홍매는 한 잎 두 잎 꺼져도

내 마음에 일어난 그리운 꽃빛은 언제나 꺼질지

나는 모른답니다

나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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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한아 | 작성시간 20.03.24 그렇잖아도 새벽에 정신이 들자마자
    흐릿한 여명 속에서 문득 사월이 오는구나하는 생각과 동시에 선암사를 떠올렸다. 오늘 새벽이 아니라 어제 낮에도 그 전날에도 봄이 바람을 통해, 볕을 통해 살랑살랑 반짝임을 느끼던 때부터 몇번이고 그곳에 걸어들어 가고 달려가 보고 하였다. 선암사 홍매화가 져 버린 후에 찾아간 터라 작년 봄비 오는 날에 비 젖은 얼굴로 나를 맞아 준 것은 소박한 흙담, 발밑까지 내려앉을 만큼 그리움을 달고 있는 왕벚꽃.
    비 맞아 더욱 선명해진 편백의 초록잎들과 맑게 검은 줄기들.
    아, 그리운 이를 두고 온 것처럼 잊혀지지 않았던 그곳. 아기웃음처럼 맑았던 산진달래 빛,
    물소리인지 새소리인지
  • 작성자한아 | 작성시간 20.03.24 -때로 나는 그것을 구별하기 어려워한다- 봄비바람에 잔물결 일으키듯 심심히 흔들리던 처마밑 풍경의 소리, 나를 반겨 맞았던 봄날의 그 아름다운 소리들까지
    다시 나를 부르는 듯하다.
    아무리 바빠도 꼭 보러갈게♡♡
  • 답댓글 작성자금세담 | 작성시간 20.03.24 선암사의 홍매화를 보는 이상으로 오랜만에 찾아와준 한아님이 더 반가운 아침이에요^^
    문장마다 여자 여자 소녀 소녀스런 표현들이 아기자기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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