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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아기편지

제889신 - 하하가는길

작성자leehan202|작성시간17.03.20|조회수90 목록 댓글 6

주말을 잘 쉬고 하하를 가는 월요일 아침이다.
오늘은 셋째 월요일이라 언니네봉사를 가는 날이기도하다.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가서 음식을 차려 내놓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 간단한 메뉴선정에 골몰하고
한정된 점심시간에 맞추지 못할까봐 초조해지기도한다.
오늘의 메뉴는 간고등어구이, 콩나물무침,푹 삭힌 갓김치다.
갓김치는 집에 있는걸 통째로 들고 나왔고 몇가지 양념류,
그리고 새로 시작한 지바쓰 책과 노트까지 한 짐이라 당연히 무겁다.
다리에 비해 팔 힘이 약한 나로서는 어휴~ 소리가 절로 난다.
게다가 가깝긴하나 푸른길로 걸어 가려니......수고롭다.
다음부턴 준비물을 좀 줄여야하지않나 싶어진다.
그러나 순간,
무거운 물건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들 수 있는 양 팔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한 쪽 손만 있다면 곤란할텐데 길다랗고 튼튼한 두 팔이 있음이 얼마나 축복인가.
감사하다.
새삼스레 두 팔을 내려다 보며 미소를 짓는다.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기분이 좋아져 걷는데 갑작스런 경적 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노란 유아원 버스에서 울린것이다.
아마도 태우고 가야 할 원아가 나오지 않나보다.
울컥하는 마음에 혼자서 읆조린다.
' 배려가 부족했네요.
하필이면 바로 버스 옆을 지나갈때 울렸어야했나요.
길 가다 놀랄거라는 생각은 못했나요'
속으로 버스 기사를 꾸짖는다.
그러다 또 느낀다.
큰소리, 작은소리를 다 들을수있는 귀가 건재함에 얼마나 행복한가.
경적소리에 놀라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사랑해' 속삭임도 들을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인가.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모든걸 들수있고, 들을수있고, 느낄수있는 축복 받은 사람이다.
그러다 피식 하고 웃는다.
아침부터 무슨 성자 놀이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고 있으니 나도 참 싱겁다.
어찌됐든 즐거운 아침길이다.
하하를 향하는 길은 늘 이렇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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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巫돌 | 작성시간 17.03.21 피카소가 나이들어가며 그려보고 싶은 그림이, 처음 그림을 그려보는 어린 아이와 같은 그림이었다고 하데요.
    이한님 글을 읽으면 그런 그림이 떠오릅니다. 어린애와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하신 말씀과 같이. 갈수록 글 속에 동심의 청순함이 묻어나옵니다. 봄날의 풀내음 같습니다.
  • 작성자샛별 | 작성시간 17.03.21 하루의 일상이 행복으로 가득합니다.여유있는 천사의 미소,축복 행복이 절로 내게도 전해집니다.
  • 작성자빡죽 | 작성시간 17.03.21 아~정!
    역시 여성쉼터에서 봉사을 하고 계시군요. 대단하십니다. 저도 따라 다니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원했는데.....
    그런데 또 닉네임을 바꾸셨나요? 이한님(?)
  • 작성자구수경 | 작성시간 17.03.24 언니네 봉사를 정성들여서 항상배려속에서 생활하시는 언니 감사해요~~저는 맨날 못해서 미안만하는데.
  • 작성자정만은 | 작성시간 17.03.24 가장 큰 소리는 稀聲(희성) 즉 없는 소리라고 하던데 그래서 나는 운전할 때 경적을 울리지 않습니다. 못난자가 저 먼저 간다고 소리를 꾁 꾁 지릅니다. 불쾌해요. 골목에 가다가 경적이 울리면 나는 그냥 갑니다. 나도 걸어갈 권리가 있는데 왜 저에게 비켜나 주어야 하는지 모르니까요. 참 못난 사람 많습니다. 불쾌합니다.
    나는 짐이 좀 있으면 두발 손수레 갖고 갑니다. 편하니까요. 다음 짐 많을 시 손수레 끌으세요. 의지되고 좋아요.
    영희씨는 다리는 튼튼한데 아닌게 아니라 손이 약한것 같에요. 팔굽혀펴기 열심히 하세요.
    팔도 호강을 받아야지요. 다리만 호강하면 팔이 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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