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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아기편지

제 340신 엄마에 친정 외가집에 가다.

작성자myfrend|작성시간15.03.05|조회수162 목록 댓글 3

 눈이 엄청 쌓인 겨울 !

대문 앞에 나와 길위에서 할머니께 절을 올리고

외가집에 제사를 지내러 가시던 엄마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명절 뒤라서 인사도 드릴겸 가보기로 했다.

지난번 큰삼촌이 아파서 병원에 다녀오고

외숙모님이 김장했다고 김치를 주셔서 갔다온 뒤라 오래 되진

않았지만 아내는 뵌지 조금 됐다며  뵙기로 했다.

미리 전화드리면 번거러워 하실까 그냥 출발했다.

 어렸을적엔 버스를 타고 영산포에서 내려 약 1시간 정도를

넓은 들판을 걸어갔던 길이다.

이젠 차가 대신하니 금방 시내가는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외삼촌이 반겨 맞으며 외숙모는 약뿌리 캐러 가셨단다.

금방 모시고 오신다며 나서시는 삼촌은 추울까봐 전기장판이며

보일러를 켜 놓으시고 나가신다.

얼마되지 않아 오신 외숙모는 전화라도 하고 와야 뭐라도

준비해놓지 않겠느냐며 두손 붙잡고 너무나 반가워 하신다.

 명절에 자식들이 모두 다녀 갔건만 은근 우리가 오지 않을까

기다리셨단다.

형제가 있지만 내가 몇번 찾아 뵙더니 유독 나를 반기신다.

"시째가 이러코 오니께 얼마나 좋으냐 이~"

저녁을 준비하니 먹고 가라시기에 작은 삼촌집에도 들렸다.

전엔 외가에 오면 큰삼촌이 친척집들을 다니며 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거의 안계신단다.

설때 만드신 식혜와 강정도 먹고 또 담아 주시기까지 하신다.

반가운 손님을 맞은듯이 외숙모는 시금치나물 파숙지 겉저리

새로 담은 김치를 내어 놓으시고 삼촌은 생선을 구워서 내놓고

김을 간장에 찍어서 먹는 맛이 마치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 같았다.

그릇 가득 담은 밥을 먹고 더 먹으라는 말씀과 생선을 하나 더

먹으라며 밥 위에 언져 주시는 말씀에 속으로 울컥하는걸 참았다.

어떤 밥상보다도 맛있는 저녁상이었다.

 

 내가 어렸을때 삼촌은 명절 뒤면 언제나 우리집에 들리곤 하셨다.

엄마가 누님이셨으니 한번 보고 싶으셨으리라.

그땐 그냥 삼촌이 고기 몇근 떠서 그냥 오시는걸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어른이 되니 삼촌에 ,어머니의 마음도 조금은 알듯하다.

'시상에 그때 돼지 고깃국은 얼마나 맛있었는데...'

 

 농사 짓는 이 없다시며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셨을텐데 현미쌀이며

참기름 등 몇가지를 챙겨 주시고 대문밖 멀리까지 나와 차가 떠날

때까지 마중하며 손사래 치신다.

너무도 감사하고 감사하다.

건강하시라며 안아드리듯 헤어지며

아내도 친정에 왔다 가는 마음을 느낀단다.

창 밖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엄마도 보고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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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취원 | 작성시간 15.03.06 2013년 여름.
    친정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두 분의 탯자리를 구석구석 둘러 보았지요.두 분의 옛날을 더듬는 감회어린 눈빛과 축축한 목소리가 뜻 모를 슬픔으로 가슴을 울게 하더군요.
    죽기전에 예쁘게 차려입고 이바지 들고 꼭 다시 한번 들르자고 두 분이서 약조를 하셨답니다.
    8순의 노모님들 친정가는 길,발 되어 드리리라 저 또한 마음 먹었지요.
    myfriend님,엄마처럼 따뜻하신 외삼촌 내외분 뵙고 돌아오는 길 엄마 많이 그리우셨겠네요.
  • 작성자leehan202 | 작성시간 15.03.06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흐믓한 미소가 나오네요.
    푸짐하고 정겨운 친척집 방문은, 중3땐가? 무안의 외삼촌댁을 갔던게 기억납니다. 글쎄 시골에선 양갱도 집에서 만들어 먹더군요. 깜놀했던 기억이 있고요. 생각만으로도 참 좋았을것같아요.이젠 찾아갈 시골 친척집도 없지만 그 시골 친척집 역할을 이젠 제가 해야겠지요. 서울에서 조카들 내려오면 포근하고 여유롭게 맞이하며 고향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얄터인데...고녀석들이 고향의 맛이나 알까요?
  • 작성자스텔라 | 작성시간 15.03.06 나의 친정 엄마는 외동딸이었고 난 막내라 외할머니,외가의 기억이 하나도 없지요.대신 시골 어머니 외가에 가끔 놀러간 적이 있어요. 능주인데 마당이 무지 넓고 텃밭에 온갖 채소들이 많아 올 땐 가득 담아주십니다.오이 호박 고추 마늘 옥수수 약재 등등..어머니 보고 '애기씨'라고 정겹게 부르시는데 두 분 나이 많으셔도 참 따스함이 느껴져요.고향 엄마 외가집..교수님 말씀처럼 흔들리지 않는 엄마의 정체성으로 내가 고향이 되고 구심점이 되어보겠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기댈 수 있고 넓은 안식처 같은 포근한 품 속..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데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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