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4) - ‘자랑하지 아니하며’
‘자랑’이란,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계있는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가 썩 훌륭하거나 남에게 칭찬을 받을 만한 것임을 드러내어 말함’이라고 국어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또 헬라어로는 ‘펠페규오마이(περπερεύομαι, perpereuomai)’라고 하여 ‘자랑을 잘하는 사람이나 허풍쟁이로 보이게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즉, “내가 무엇을 했다, 무엇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만들었다” 등등을 끊임없이 얘기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세상만물 중 자랑거리 없는 것이 있을까. 하늘, 땅, 물, 바람, 새, 풀 등 어느 것 하나 자랑거리가 없는 것이 없다.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랴.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나름대로의 자랑거리가 없는 이는 없으리라. 외모나 성격, 집, 차, 학벌, 지위, 건강, 집안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자랑거리가 많다고 아무데서나, 아무에게나 자랑을 일삼는 것은 곱지 않다. 오히려 자랑할 만한데도 자랑하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곱게 보인다. 이런 이치를 알면서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랑을 일삼는 뻔뻔한 이들도 있다.
자랑은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어 말하는 것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자신을 크거나 작게 부풀려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과장하여 허풍을 떨거나 심지어 ‘뻥’을 친다는 말일 것이다. 스스로를 높이고자하는 욕심의 유혹 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무기력하기만 하다. 나아가 자랑은 자기가 한 일을 극대화하여 드러냄으로써 자기를 높이는 일에 골몰하게 한다. 그리하여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랑하는 사람은 사랑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랑하지 아니하고, 자랑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어떤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자기 아들이 어릴 때부터 종종 이런 말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애야!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하였는지 아느냐?
네가 애기 때 젖을 잘 먹지 않아서 여러 가지 다른 음식을 섞어 먹이느라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네가 이렇게 몸이 건강해서 아무 걱정이 없지만, 네가 애기 때만 해도 매일 울고 앓기만 했단다.
그래서 네가 어릴 때에 내가 한 번도 편안히 자리를 펴고 잔 적이 없었단다.
그리고 지금은 상점에 옷들이 많지만 그때에는 어디 그랬느냐? 내가 너를 따뜻하게 옷 입히기 위해 밤잠을 자지 못하고 옷을 만들어 입힌 고생을 너는 아마 모를 것이다."
어머니는 이런 식으로 종종 그 아들을 앞에 놓고 자기의 수고를 자랑하는 어머니였다.
이웃 사람들이 무언가 이상한 어머니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어머니는 그 아들을 낳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자기를 자랑하는 어머니는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어머니다. 이야기에서처럼 그 아이를 낳지 않은 어머니이기에 자신의 수고를 자랑하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라면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한 그것들이 오히려 기쁨이요 즐거움이며 보람 자체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수고와 헌신을 숨기거나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사랑은 스스로를 높여 남에게 칭찬 받고자 자신을 드러내어 말하거나 과장하여 허풍떨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드러나게 말해주는 것이다. 자랑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사랑은 남을 위한 것이다. 자랑이 자신을 크고 많고 높게 만들고자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남을 높고 크고 많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자랑이 자신을 높여 남을 낮잡는 일이라면, 사랑은 자신을 낮춰 남을 높이는 일이다. 자랑이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는 일이라면, 사랑은 남의 부끄러움을 감춰주는 일이다. 자랑은 내가 한 일을 극대화하여 남을 상대적으로 최소화하는 일이라면, 사랑은 남이 한 일을 극대화하여 상대적으로 나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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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아란 작성시간 15.07.01 오늘 저는 고해하는 마음으로 참회의 기도를 합니다. 수시로 자랑을 일삼던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으로. 오랫동안 살아 온것에 부끄럽고 반성합니다.의도하지 않았거나 또는 의도되었을지 도 모르는 나의 치졸한 자랑으로 혹여 상처받았을 지도 모르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합니다.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랑하지 아니하고 자랑하는 사람은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한 줄기 바람으로 제 가슴에 내려앉네요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
작성자이계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7.01 제 자신에 하는 고백과 다짐이 아란 씨께도 같은 마음을 갖게 한 듯 싶어 기쁘고 감사해요. 살아갈수록 자랑보단 겸손이 겸손보단 사랑이 소중한 본질임을 깨닫습니다. 아란 씨처럼 감각있고 센스있으며 분별력 있는 분과 하하에서 함께 만날 수 있음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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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스텔라 작성시간 15.07.02 셩격 좋고 센스있고 ..너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시기에 왜,Mc가 안됐냐고 했습니다.하하의 자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