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소산)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20.08.19|조회수1,654 목록 댓글 1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소산)

 

요즘 세상에는 정말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부끄러움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人不可以無恥無恥之恥無恥矣니라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이는맹자진심(盡心)장에 나오는 말입니다. 맹자는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것은 의로움()의 단서라고 했습니다. , 인간은 누구나 이런 마음 즉, ‘수오지심’(羞惡之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능히 잘못을 고쳐 선()으로 갈 수 있는 즉, ‘개과천선’(改過遷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뻔뻔한 사람들이지요. 맹자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았나 봅니다. 그래서 맹자는 무치’(無恥) ,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참으로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윤동주 님은 서시(序詩)”에서 이렇게 읊었지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말입니다. 진정 부끄러움이 없기 위하여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맹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이미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부끄러워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변화시키고, 또 성장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그를 부끄럽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책감도 없이 무슨 일이든지 저지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아무 죄책감이나 수치심 따윈 없는 범죄자들도 있지요. 이러한 것들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바로 세워가는 것은,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요? 큰 범죄도 실은 아주 작은 씨앗 즉,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마음에서 싹터 나옵니다.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양심과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들여다 볼 때입니다.

여러분! “無恥之恥無恥矣니라.” ,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오늘도 부끄럼 없는 하루가 되도록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동양문화고급과정 글쓴이 : 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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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아 | 작성시간 20.08.19 윤동주 시를 읽을 때 가끔은, 아니 갈수록 가슴이 답답하다. 거의 모든 시에 고백하고 있는 부끄러움, 그런 결벽증적 감수성이 공감보다는 오히려 지겹고 답답해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청년의 때를 지나 노년까지 천수를 누렸다면 그의 시가 어떻게 변모해 갔을까를 상상해 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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