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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일기

[영흥도 세월]제주도 2025가을일기 14. 여름의 결산, 대폭커진 브라더후드

작성자황순재|작성시간25.10.20|조회수170 목록 댓글 1

제주도라서 10월 중순을 넘어서야 완전히 여름을 떠나보냈습니다. 토요일 일찍 민속촌에 가서 마지막 정리를 하고 오는데 날씨에 아직 더위가 살짝 묻어있어 마지막 바다놀이를 해도 되겠다싶습니다. 태균이 나가자고 보채는 시간에 맞춰 세화해수욕장까지 갔지만 신나서 간 것에 비해 오후부터 급격히 싸늘해지는 기온에 녀석들 몸을 움추립니다.

준이는 바지주머니에 두 손을 찌른 채 물에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 과감하게 물에 들어간 태균이도 그저 서서는 한참을 용기내보더니 채 1분도 수영을 하지 못합니다.


물에 들어가지 않는 준이를 못봐주겠다는 듯 결국 태균이 재촉으로 준이 다리는 담궜으나 입구에서 요지부동. 물에 들어가게 한 것만으로 만족한 태균이는 나름 수영을 해보려하지만 꽤 차거운지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토록 즐겼던 바다놀이를 끝내며 여름을 마감했습니다. 제주도이니 10월 중순이 지나서도 가능했겠지만 장장 4개월 이상을 바다놀이를 즐긴 셈입니다. 2025 여름을 결산해보니 준이가 거부감없이 오히려 거리낌없이 바닷물에 들어가게 된 점, 태균이가 좀더 건강해진 점, 그리고 두 녀석의 브라더후드가 더 돈독해진 점이 큰 소득으로 남습니다.

며칠 전 주간보호센터에서 연락이 오기를, 태균이가 노골적으로 준이를 챙기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끌고가는 행동을 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정말 화장실까지 챙깁니다. 바다진입을 성공시키더니 뭔가 준이에게는 빠른 행동반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 느릿느릿한 준이를 재촉해대곤 합니다.

토요일 집으로 돌아가면서 화장실가고 싶다고 해서 중간에 성산일출봉 광장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워주었더니 결국 준이까지 끌고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준이의 고질적 문제인 종일 용변참기 버릇이 고쳐질 듯 합니다. 태균이가 준이의 당면과제 핵심만 짚어나가는 것 같아 웃음이 납니다. 더 기특한 것은 형의 재촉이나 권유는 뭐든 받아들이는 준이의 태도! 반항돌이 기질이 형님 앞에서는 전혀 맥을 못 춥니다.


커다란 당면과제를 태균이가 풀어가는 듯 합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설정이 조금씩 잘 만들어지면서 제가 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태균이가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반항돌이 기질이나 부정어남발이 너무 싫어서 준이에게 좋은 방향임에도 회피하게 되는 권유나 재촉들을 태균이가 대신 수행해주니 이 여름의 결산소득은 어마어마한 듯 싶습니다.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태균이가 제주도에 와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토요일 저녁 치킨을 해주었더니 두 녀석이 신나서 먹습니다. 그러더니 일요일 아침 일찍 토요일 밤에 절궈놓은 배추로 바쁘게 김치를 담구느라 좀 늦은 아침식사를 하는데... 치킨을 튀기거나 김치를 담굴 때는 집이 비좁아서 노래방기계가 있는 건물주방에서 하다보니 왔다갔다 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바쁘게 김치싸들고 돌아와 아침밥을 짓는데 제게 불쑥 내미는 유산균제재. 태균이 설사기운이 있으면 제가 아침식전 꼭 유산균을 먹이곤 하는데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읽고 판단해서 먹겠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엄마의 조치를 따를 뿐이었는데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판단해서 조치하는 걸 보니 자아정립의 크기가 부쩍 커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오후 세화해수욕장에서 돌아오면서 저만의 클로버밭에 들렸더니 짙어진 가을기운을 환영하듯 여름에 거의 사라졌던 클로버들이 싱싱하게 올라와있습니다. 물론 4잎클로버도 제법 올라와있습니다. 마침 제 차량의 운행거리수도 너무 재미있게 177777 이라고 카지노 미니잿팟터진 숫자라서 이 가을 또다른 행운을 기대해보게 됩니다.



가장 큰 행운은 태균이 더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것이고 준이도 반항돌이 성질 버리고 자아찾기 여정을 잘 수행해가는 것이겠지요. 웬지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갈 것 같은 가을입니다. 일요일 수시로 뿌려대는 빗방울 때문에 걷기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태균이 재촉 덕에 5천보 성공했습니다.


태균이 비옷을 선물해준 J맘이 보내준 J의 근황. 이제 아가씨로 조금씩 탈바꿈해가는 J의 모습이 너무 앙징맞고 사랑스러워 혼자보기 아깝습니다. 좋은 흐름으로 들어서기까지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진입하면 이렇게 발전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좋은 흐름으로의 진입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분명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지만 그 열매의 단맛은 브릭도 당도지수 최고치 2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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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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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에 | 작성시간 25.10.20 생각할수록 준이는 복이 많습니다.
    형님의 지극정성과 사랑까지 가졌으니 우연의 산물로만 여길 수 없는 인연을 느낍니다. 준이에게 배변 문제가 있음을 알고 챙기는 태균씨 인식 수준과 심성이 정말 놀랍습니다. 보통 가족끼리도 배변 타임을 모르는게 수두룩합니다. 두 청년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지 모릅니다.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쨍쨍 무더위나 산으로 들로 바다로 쉬임없이 두 청년의 요구를 수행하는 대표님은 철인입니다. 때려잡아도 그리 못하는 사람 숱합니다. 저는 가장 못하는 1인입니다. 매일 대표님 일기 읽고 대리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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