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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삶이란...'

작성자namaria|작성시간16.07.03|조회수366 목록 댓글 20

        

        

 

1996년 11월, 지금은 성인이 되신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는 50주년 서품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그해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은 세계 각국의 7,000 여분의 성직자들 중 함께 하실 수

있는 신부님 1,500분을 바티칸으로 초대하여 금경축미사를 함께 봉헌 하셨습니다.

그 중, 제비뽑기로 두 분의 사제가 사제로서의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 말씀하신 신부님은 학자신부님으로 자신이 관련된 교단과 지식인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셨고, 모두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 삶에 대하여 존경을 표했고, 그리고

두 번째 신부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좀 전의 학자신부님의 말씀은 고스란히 잊혀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신부님이신 안톤 룰릭 신부님이 자신의 사제로서의 삶을 얘기하신 내용입니다.

        

 

“저는 알바니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은 제가 사제서품을 받은 직후,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공산 독재치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무자비한 종교탄압이 즉각 시행되었고, 저의

동료 예수회 사제들에게는 임의 재판을 거쳐 사형이 선고 되었습니다.

모두 믿음의 순교자로 기쁘게 죽어갔습니다. 마치 조국의 구원을 위하여 빵이 쪼개어지고

피를 흘리듯이 말입니다.

1946년 그렇게 그들은 그들의 마지막 미사를 온몸으로 봉헌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산채로 그분의 십자가에 못 박혀, 저의 팔을 벌리고 그분과 함께 있도록 하는

희생을 원하셨습니다.

저의 사제적 희생제사는 사제로서의 전 삶을 조롱과, 배척과, 고문과, 감옥살이에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서품을 받은 해 12월 19일, 공산정권은 제가 정부에 반대선동을 한다는 구실로 체포한 후

17년간은 감옥에, 그 후 다음 17년간은 노동수용소로 보냈습니다.

 

저의 첫 번째 감옥은 아주 추운 외딴 산골마을의 한 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9개월간, 저는 누울 수도, 다리를 펼 수도 없는, 그 비좁고 더러운 곳에서, 그것도 강제로

인분 위에 앉아있어야만 했습니다.

서품을 받은 바로 그 해, 성탄절 밤에 그들은 저를 감옥의 1층에 있는 다른 화장실로 끌고

가서 옷을 벗기고 밧줄에 묶어 천장에다 발가락이 겨우 바닥에 닿을 듯 말듯하게 매달았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혹독한 냉기가 전신을 휘감았고 그것이 제 가슴까지 차 올라왔을 때,

심장은 곧 멈출 것만 같았습니다.  

갑자기, 너무나 엄청난 절망감으로 저는 크게 소리를 내고 울었습니다. 그러자 저를 심문하던 사람이 달려와 받줄을 잘라 저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마구 구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 날 밤, 그 더럽고 혹독한 곳에서 저는 참으로 예수님의 강생과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고통 안에서 바로 저와 함께 제 안에서 힘을 주시는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는 너무도 강하게 저를 지탱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그 고통 중에서도 위로를 느꼈고, 심지어 마음 깊이 신비로운 기쁨이 차올랐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사제로서의 제 삶의 거의 모든 것을 다 빼앗아버린 그 고문자들에게 저는

어떤 미움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1989년, 제가 79세 되던 해, 처음으로 감옥에서 석방되었는데 길거리에서 우연히 저를

고문하던 사람 중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장 그에게로 다가가 그를 진심으로

껴안았습니다.  

이것이 사제로서의 제 삶이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함께 금경축을 맞이하는 여러분들과 많이 다르겠지만 반드시 특이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50년 동안 수천 명의 사제들이 오직 사제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박해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들의 경험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성품 성사와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입니다.  

사제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는 오직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며, 그러므로 예수님을 위해,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그의 삶을 바치고 예수님과 사람들을 위해 그의 생명을 내어줍니다.“

 

        

 

오늘은 한국 천주교회의 첫 번째 사제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경축

이동일로 그 분을 기리며 지내는 날입니다.

그 분의 삶을 돌이켜보면 알바니아의 안톤 룰릭 신부님보다 덜 고통스러웠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만 24세에 사제서품을 받고 일 년 일 개월 만에 군문효수형으로 새남터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 주시며 행하셨던 그 숭고한 삶이 얼마나 애닯았을까요.

목자없는 어린 양들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그분의 마음은 감옥에서 신자들에게 쓰신 편지

"교우들 보아라"의 내용에서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사제란 무엇하기 위해 사는 사람들인가...

사제이기 때문에 신자들을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돌보는 사람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김대건 신부님이나 안톤 룰릭 신부님의 말처럼

“오직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며, 그러므로 예수님을 위해,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하신 것처럼 예수님만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사는 삶이었기에, 억압받는

순간에서나 순교의 순간에도 기쁘게 그분 안에서 양들을 바라보지 않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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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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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namari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7.05 그렇지요. 그 분이 처음 84년도 신학교에 오셨을 때 가까이서
    처음 뵈었는데, 서 계신 뒷모습에서 정말로 후광이 비췄어요.
    한 시대에 사시던 분인데, 우리가 성인을 뵙고 살았네요.
  • 작성자참나리 | 작성시간 16.07.06 글 읽고 감동 많이 받고 갑니다.^^
  • 작성자namari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7.06 감사합니다. 참나리님.
  • 작성자마리나 | 작성시간 16.08.01 이땅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를 위해서 기도 많이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Abel2011 | 작성시간 18.10.18 아멘....아멘....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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