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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의 미래상에 대해 - (3) 점빵 문화에 대해 (1편)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4.15|조회수875 목록 댓글 17

지난 편에 미국에 대해 적은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셨네요.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인류 최초의 실험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민족 국가로 출발 했다는 점, 기독교 정신에 근간을 두고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 미지의 땅으로 모인 사람들이 시작했다는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의 국가들과는 다른 인류사적 실험의 국가였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 만큼 이성과 합리라는 18세기의 이상이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적인 정이나 끈끈한 애착들 같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였지요.

그러나 유럽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유럽은 오랜 세월을 같이 해 온 사람들의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이 점이 유럽 탁구 문화를 미국 탁구 문화와 다르게 만드는 원동력이지요.



사실 유럽 국가를 보면서 오랜 세월 같이 살아온 사람들의 마을 공동체가 있다고 말하면, 그 말에 반박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유럽은 근본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유럽 사람과 동양 사람의 세계관을 비교해 보면 뚜렷하게 나타나는 차이점이 하나 있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동양 사람은 집에 앉아서 손님을 맞이하는 사고관을 가지고 있고, 유럽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곳을 찾아 가서 그곳을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만드는 문화가 있습니다.


일례를 들면, 중국과 포르투칼이 15세기에 바다에서 한판 대접전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정복하러 가는 문화가 아니므로 전쟁에서 패한 후 포르투칼에게 마카오를 내어 주고 더 이상 바다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요. 자기 집이 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오면 어떠느냐 하는 사고 방식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수많은 이민족과의 전쟁이 있어도 자기 집에 눌러 살면서 그 이민족을 자기 민족으로 동화 시키지요. 집에 앉아서 손님을 맞는 방식이 동양적 사고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집을 갈 때, 그곳에 간다고 말합니다. 지금 몸 담고 있는 장소가 근본이고, 가서 만나는 곳은 낯선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거꾸로 말하지요. I am coming. 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내가 가서 머물게 될 그곳이 근본이고 지금 있는 곳은 곧 떠나게 될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떠나는 것, 그리고 떠나서 새로 살 곳을 보다 더 자신의 고향 같은 개념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구 사람들은 성인이 되면 집을 떠나 사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부모 자식간 사이가 왜 저런가 싶을 정도에요. 독일 젊은이들이 특히 그런데요, 18살만 되면 일단 집을 나갑니다. 그리고 집을 나간 다음에는 더 이상 부모 자식 사이가 아닌 듯 보여요. 거의 남남 같이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녀를 독일로 유학 보내고 후회하는 부모님들도 계시더라구요. 그 속에서 교육 받고 그 세계관을 받아 들이면, 살가운 부모 자식 사이가 없어져 버리게 되니까요.


또 그래서인지 서구 문명은 전쟁이 잦습니다. 전쟁 방식도 동양과는 좀 달라요. 동양은 성을 짓고 이민족의 침입을 방어합니다. 그리고 이민족도 정복하고 난 다음에는 그 나라에 살지 않고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 가지요. 왜냐하면 떠나온 그곳이 곧 본원적인 장소이니까 다시 회귀하는 거에요. 그런데 서양은 달라요. 정복하면서 그 곳을 자기 살 곳으로 만듭니다. 로마 군인들이 한 일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어느 곳을 가던지 그곳에 로마식 건축물을 짓고 로마까지 길을 냈어요. 즉 자기가 정복한 곳을 로마화 하고 그곳을 자기 살 곳으로 만든 것이지요.

그러나 동양 사람들은 정복하고 나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 가지요. 재물을 빼앗고 그곳을 정복했지만, 그곳의 땅에는 관심이 없어요.


서양의 전쟁사를 한번 보세요. 서양의 전쟁사는 일단 떠돌아 다니는 부족들이 많이 나옵니다. 훈족, 동고트, 서고트, 반달족, 심지어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바이킹 등 거의 모든 민족이 떠돌아 다닙니다. 그러므로 민족과 영토가 연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자국의 역사를 공부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땅을 한 민족이 오래 동안 점령하고 살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민족도 옮겨 다니고 나라도 옮겨 다니지요.

땅을 중심으로 하면 수많은 이민족들의 역사를 자기 역사로 집어 넣어 배워야 할 거구요, 민족을 중심으로 하면 그 민족의 이동 경로를 따라 수많은 나라 역사들을 자기 역사로 집어 넣어 배워야 할 거에요.

제가 서구에서 역사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짐작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동양은 뚜렷한 자국 의식이 있지요. 오히려 자국의 땅을 확장 시키려고 해요. 그래서 중국인들도 우리 나라 발해와 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로 만들려고 하는 동북공정이라는 것을 시도하고 있지요. 그것은 자기가 머물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세계를 향해 확장해 가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 생각해 보니 몽골도 그 한 예입니다. 몽골 사람들이 우리를 침략했지만 결국은 자기 나라로 가고 우리 나라는 조공국가 개념으로 독립을 유지하잖아요. 그러나 서양의 전쟁은 그렇지 않지요. 로마든, 그리스든, 정복지에 자국 총독을 세우고 자기 영토화 합니다. 지금도 이란 지역부터 스페인,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문명은 뚜렷한 자취를 남기고 있지요. 그리스 제국이 자국 문화를 이식하려는 세계화 정책을 펼쳤고 또 수많은 그리스식 도시들을 지었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내용은 제 얘기가 아니고 인터넷 서핑 중에 읽게 된 글인데요,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요. 여러 가지로 서구 문명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생각 같습니다. 제 생각이 아니므로 출처를 밝히고 글을 이어갈께요.


시간 되시는 분들은 여기 글 읽어 보시면 굉장히 재미 있으실 거에요.

http://findhappy.net/post/6


아무튼 얘기가 조금 빗나간 듯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처럼 서구 문명은 정복, 이주를 근거로 하여 수많은 민족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현재의 국가 개념이 형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동양처럼 한 지역에 정착하여 사는 그런 마을의 개념이 희박할 것처럼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서구 문명은 수많은 민족들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서로 싸우는 문화였지만, 지난 2500년의 역사를 하나의 정신적 공감대, Consensus를 유지해온 대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케도냐의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 제국을 건설한 후 그리스 말과 책, 그리고 건물과 철학은 유럽 대륙을 하나로 통합해 왔습니다. 그 문명을 로마가 계승했지요. 그리고 로마가 기독교를 받아 들인 후 전 유럽은 더욱 더 공교하게 기독교 정신 하에 하나의 국가처럼 유지되어 왔습니다. 비록 그 안에서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신적 측면에서 하나의 컨센서스를 오래 도록 공유해 왔다는 점에서 동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중국의 유교 사상을 숭앙했지만 그것이 하나의 컨센서스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송의 주자학이 그 수명을 다한 후에도 우리는 주자학을 숭상해 왔지요. 명, 청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유학은 변해 왔지만 우리의 유교는 그들의 변화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유교에 조상 숭배를 더해서 독특한 우리 문명만의 유교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즉 유교 속에 풍수지리설도 들어와 있고 조상 숭배도 들어와 있지요. 즉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 현재의 우리의 거처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하고 사는 것을 좋아하는 거에요.


그런데 유럽은 수많은 전쟁이 있었어도 어느 정도 유럽을 통합시키는 어떤 컨센서스를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가던지 그 곳을 집 삼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과거 유럽의 소설들을 보면 귀족 남자가 실연의 상처를 안고 집을 멀리 떠나서 사는 장면 같은 것이 자주 나오는데요, 그런 경우 대부분 다른 나라로 가서 사는 거에요. 유럽의 귀족들은 자국어 외에 다른 나라 말, 특히 사교계에서는 프랑스 말이 자주 사용되었고, 그런 말들을 통해서 유럽의 귀족 전체가 교류하는 형태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유럽은 떠나온 사람을 받아 들여 자기 사람으로 삼는 것이 동양보다는 조금 더 열려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글을 적다 보니 제가 이런 분야에 전문가는 아닌데, 너무 추정에 의해 쓰지 않나 걱정도 되는데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유럽에는 순례 문화가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 사람들은 종교적 이유로 젊은 날 순례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순례자들을 맞아 주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기독교 문명의 한 예이지요. 성경에는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고 여러 차례 나오니까요.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은 이처럼 이동하고 정복하고 하는 문명을 향유할 수 있는 계층은 유럽의 귀족 남성들이었다는 점이지요. 사실 유럽사는 왕조사, 혹은 귀족사라고 해야 합니다. 그들이 역사를 이루고 있지요. 그에 반해 일반 평민은 토지에 묶인 농노의 삶을 사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전 민족이 움직이다 시피 하며 역사를 역동적으로 만든 것은 산업 혁명을 근간으로 한 도시화와 14세기 이후 점차 전 유럽으로 확대되어 온 제국주의적 움직임이었지요. 그 전의 중세 유럽은 상대적으로 정적인 느낌입니다.


그러나 산업 혁명과 제국 주의는 공격적이며 이동을 자주 하고 이동한 곳마다 새로운 유럽을 세우는 듯한 인상을 우리 머리 속에 남겼습니다. 지금도 중국의 큰 도시들을 가보면 유럽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유럽적 건축물들이 곳곳에 있지요. 중국은 큰 나라이기 때문에 여러 유럽 국가들이 땅을 나누어 정복했고, 그 결과 지역마다 해당 국가 풍의 건물들이 남아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얘기가 뒤로 미뤄 졌네요.

유럽이 장터형 문화가 아닌 점빵형 문화를 이루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어요.

그것은 유럽의 집 형태입니다.


유럽은 돌로 집을 지어 왔어요. 아마 그 전통은 로마 문명에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로마는 AD 64년에 14개 구역 중 4곳만 남겨 두고 10곳이 불에 탔으며 로마시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7구역이 전소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전의 로마 내 집들이 나무로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요. 도시가 커지면서 인구가 급속도로 팽창하여 점점 더 많은 집들이 도시에 들어 섰는데요, 그러다 보니 작은 기름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도시 전체를 태워 버린 것이지요. 결국 로마 대화제로 인해 정치적 위기에 몰린 네로 황제는 기독교인들을 콜로세움에서 죽임으로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웠는데요, 그 과정에서 로마는 목조 도시에서 석조 도시로 변모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됩니다.


로마의 영향 하에 있었던 수많은 도시들도 이후에 석조 도시화 하게 됩니다. 이것은 로마의 군인들로 인해 시작된 일입니다. 로마의 군기는 매우 악명이 높았는데요, 전쟁이 끝나면 10명의 병사중 가장 열심히 싸우지 않은 한명을 지목하여 죽였을 정도로 군기가 엄격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없는 평화시기가 오면 그 군율을 유지하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로마는 어느 곳에 가던지 군인들을 동원하여 길을 닦고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로마의 군인들이 닦은 길들은 지금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에요. 땅을 10미터 이상 파고 그 안에 자갈을 들이 부어 지금의 도로와 같은 정도의 경도를 지닌 길을 만들었지요. 따라서 지금도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길들이 유럽 도시 곳곳에 있습니다.


이처럼 로마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의 도시들은 석조 건물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유럽 곳곳에는 천년이 지났네, 7백년이 지났네 하는 건물들이 있지요. 만약 1,2차 세계 대전이 없었으면 우리는 그런 오래 된 건물들을 유럽에서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었을 거에요.


집이 오래 되었다는 것은 그 집을 근간으로 하는 사람들의 삶이 오래 동안 깊은 연대를 이루어 왔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럽 사람들은 지역별 마을 커뮤니티가 발전하게 됩니다.



이 마을 커뮤니티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친목 모임의 형태가 아닙니다. 워낙 전쟁이 많다 보니 한 마을에 산다는 것은 유사시 한 군대를 이루어 이방 침입자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는 같은 중대원이 된다는 정도의 그런 심리적 끈을 갖게 만듭니다.


글이 너무 길어 지네요. 일단 여기서 자르고 뒤의 이야기는 나중에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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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17 말씀 하신 것을 토대로 다음 글에 농경 문화와 수렵 문화의 차이에 대한 내용을 추가할까 합니다. 좋은 insight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작성자모락산장 | 작성시간 16.04.18 좋은글 감사드리며, 혹시 Z블레이드 출시일이 언제인지요?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18 5월 중순입니다~^^
    많이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 답댓글 작성자모락산장 | 작성시간 16.04.18 예 감사합니다. 기왕 기다렸으니 좋은 제품으로 만들어 주세요.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19 예...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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