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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 & 자유 게시판

십년만에 외도... 중간 결산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작성시간21.02.21|조회수537 목록 댓글 12

공자님이 그러셨다죠?

“열 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고,

서른에 홀로 섰으며,

마흔에는 누가 꼬셔도 안 넘어가게 되었고,

쉰에 하늘의 뜻을 알았으며,

예순에는 뭔 소리를 들어도 욱하지 않게 되었고,

일흔에는 제 맘대로 막 살아도 ‘법 없이도 살 사람’처럼 되었다.”

 

2010년 봄에 탁구를 시작해서 금방 그 매력에 빠져들면서,

"이제 탁구에 뜻을 두었으니,

2-3년쯤 후에는 대충 기본 기술을 습득하고,

5년 정도면 누구와 상대해도 만만치 않게 되고,

10년 정도 지나면 탁구의 도를 알게 되고,

20년 정도 지나 몸이 슬슬 녹슬어갈 때면, 가끔 져도 욱하지 않게 되고,

30년 후, 탁구를 내 맘대로 막 쳐도 ‘우아함’이 배어나도록 해야지",

하는, 단순무식, 허무맹랑, 황당무계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10년이 지나니 탁구의 도를 깨닫기는 커녕, ‘도개걸윷모’의 도 자리에 겨우 왔나 싶습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는 가뭄에 콩 나듯 탁구를 치고 있으니, ‘빽도’ 나와서 출발점에 다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12월 중순부터 가게고 뭐고 다 닫은 이 상황에도 스키장은 열어주는 나라에서, ‘탁구 못 치는 김에, 그거 얼마나 재미있나 한 번 해보자’,한 것이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토요일에 한 시간 반씩 다섯 번의 소규모 단체 강습을 받고, 주중에 짬내서 한 두 시간 정도 두어 번씩 복습을 했더니...

 

십년만에 외도, 한 달 만에 중간 결산.

 

탁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할 수 있다.

스키: 비가 오면 못 탄다. 눈이 펑펑 내려도 불편하다.

 

탁구: 혼자서는 서비스 연습이나 로봇 상대 밖에 못한다.

스키: 혼자 슬슬 타는 것도 할 만하다.

 

탁구: 30분 차 몰고 가서, 옷 갈아입고 운동. (자전거 타고 10분이면 가는 클럽 두고, 저 윗 동네 클럽에서 운동하느라...)

스키: 집에서 옷 차려입고, 25분 차 몰고 가서 운동. (차로 30분 거리 안에 스키장이 다섯 개)

 

탁구: 운동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제격이다.

스키: 운동후 따끈한 정종 한 잔이 제격이겠지만, 그건 없고, 코코아 한 잔이 생각난다.

 

탁구: 10년이 지나도 늘 초보같은데,

스키: 한 달 정도면 초보 딱지 뗀다.

 

탁구: 자나 깨나 탁구 생각난다.

스키: 타다가도… 탁구 생각난다.

 

탁구 못 친지 두 달. 실내 체육 금지 명령이 한 달 더 연장되었습니다. 탁구채 곰팡이 안슬었나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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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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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22 그렇죠? 실내에서 하는 운동이니, 정전만 되지 않으면 됩니다.
  • 작성자류시원 | 작성시간 21.02.22 타다가도 탁구생각에 심쿵^^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22 오늘 노는 날이라, 한 시간 개인 레슨 신청해서 받고 방금 들어왔습니다. 리프트 타고 올라갈 때마다 탁구 이야기 했네요. "어떤 동기로 이 나이에 스키 배울 생각을 했냐"는 질문 때문에요.
  • 작성자라비스 | 작성시간 21.02.22 2년전 탁구가 너무 안되어서 때려치려고 남편따라 배드민턴 레슨을 받았는데 아 글쎄 배드민턴 공이 내 눈앞에 떨어질때까지 포핸드 자세로 기다리고 있는데 . 코치님이 엄청 난감해 하셔서리 ㅠ 그때 알았죠. 난 탁구만 칠수밖에 없구나 하는 ㅎ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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