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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의 5세대를 열며 - (1) 브랜드란?

작성자Oscar|작성시간17.10.09|조회수802 목록 댓글 14

브랜드란 무엇일까요?

정말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넥시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결론 내린 생각들을 하나 하나 적어 볼까요?



 


(넥시는 블레이드에 있어 5세대 제품 출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제품은 차크라였으며 이제 그 두번째 제품인 아르케가 출격 준비 중입니다. 그러나 5세대가 무엇인지를 아직 말하지 않았지요. 이제 두 편의 글에서 넥시의 5세대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브랜드는 시간 속에서 검증되어 나가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고 해서 높은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 2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되는 버버리 옷은 과거 1차 세계 대전시 포탄 세례들이 쏟아 지는 참호 속에서 어깨에 쏟아져 내리는 흙을 막아 주는 덥개가 덧붙은 형태로 소개된 영국군 장교의 옷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최초에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 되었겠지요. 그러나 100여년의 세월 동안 같은 형태의 옷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다 보니 해마다 옷 가격이 조금씩만 올라도 100년의 세월 후에는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옷이 되는 것이지요. 버버리 뿐만 아니라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명품 브랜드들도 수십년, 수백년의 세월 동안 동일한 류의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생산, 판매하면서 그 가치와 가격을 오랜 세월을 두고 올려 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높은 가격대가 시장에서 수용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오랜 세월을 소비자와 함께 해야 한다.

브랜드는 트렌디하지 않아야 하며, 트렌드를 초월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수해야 한다.


=> 우리 나라 패션 업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신제품 라인업이 다 비슷하죠. 마치 한 사람이 디자인을 했거나, 아니면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회의라고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 브랜드마다 비슷한 컨셉의 디자인 옷을 동일한 시기에 같이 내 놓습니다. 

빈폴 옷을 가끔 사는데요, 제가 이 브랜드의 바지를 입으면서 하나 주목하게 되는 사실이 있어요. 빈폴 바지는 주머니가 비스듬하게 되어 있습니다. 손을 넣으면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넣게 되어 있지 않고 약간 옆에서 사선으로 넣게 되어요. 전형적인 아저씨 바지 스타일이지요. 요즘에는 이런 식으로 주머니가 된 옷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빈폴 옷은 유행과 상관 없이 그 스타일의 주머니를 계속 고수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것이 곧 브랜드를 의미하지요. 트렌디하게 해마다 바꾸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많은 명품 브랜드들도 백여년 전에 만들었던 어떤 문양, 컬러 조합이나 패턴 등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옷을 만들지요. 


=> 이런 의미에서 넥시는 넥시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하나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최초 제품 설계시 목표했던 것을 이룩하는 모습을 실제 제품으로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넥시의 넥시 다움은 약속을 지키는 것, 즉 제품 최초 컨셉을 실제 제품에서 달성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제품을 만들던 그 제품별로 추구하는 상세 목표와 가치, 그리고 기능적 특성들을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도 넥시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입니다. (제품 설명 글이 길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도, 그것 자체가 곧 넥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옷의 경우는 경기에 최적화된 소재를 유지하면서 옷을 만든다는 점, 가방의 경우는 조금 두툼한 소재를 사용해서 비록 무게가 조금 더 나가더라도 튼튼하게 만들고, 옷이나 신발, 라켓 등을 넣으면 제대로 형태가 나오지 않는 타사 제품에 비해 가방의 고유 형태가 나오도록 한다는 점 등, 모든 면에서 넥시 고유의 가치를 해를 거듭해 가며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독자적인 가치를 지녀야 한다.

벤치마킹만 거듭해서는 독자적인 디자인, 제품 성능, 독창적 기술 등을 갖출 수 없으며, 결국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못 한다.


=> 국내의 모 회사는 타 회사의 블레이드를 분해하여 그 제품과 같은 구성으로 제작, 판매한다고 합니다. 물론 구성만 같다고 해서 같은 성능이 나오지는 않아요. 각 층의 설계시 두께는 글루가 덧입혀 지고 하나의 판으로 제조되어 버리면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글루층의 성능과 두께, 사용된 특수층 소재와 적층 방식, 첨가된 수지의 종류나 양, 그리고 나무를 조달한 지역이나 건조 정도 등 여러가지 조건이 상이하므로 실제 제품은 전혀 같지가 않으며, 그런 제품들은 성능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탁구계는 대다수가 카피품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넥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넥시를 개발하면서 타 브랜드의 제품을 시타하는 것을 절제하고 있습니다. 넥시의 라인업 중에서 다음 나아갈 방향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타하고 그 제품의 구성을 연구하면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설익은 생각만으로 모방품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더 나은 것을 의미하기 보다는 다른 것을 의미한다.


=> 더 나은 것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많은 유혹을 받습니다. 저 회사의 저 제품보다 조금 더 빠르게, 저 회사의 저 제품보다 조금 더 가볍게, 저 회사의 저 제품보다 조금 더 회전이 많게 등등... 이런 형태로 제품을 설계하고 출시하는 것을 자랑하는 회사들도 많이 있지요. 그러나 그런 형태의 경쟁을 하는 제품군은 결국 더 나은 제품이 나오면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높은 가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경쟁 우위에 있는 일부의 제품군도 필요는 하겠지만, 그런 것은 아주 제한된 규모로 존재해야 합니다. 넥시의 경우는 1세대인 한니발, 오스카, 덱스터 등이 그런 가치를 추구했었고, 2세대 부터는 넥시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습니다.

넥시는 타사 제품과의 경쟁보다는, 넥시 고유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그것이 곧 넥시의 4세대로 구분된 변화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넥시는 지금 시점에서 제 5세대 브랜드를 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넥시의 5세대에 대한 이야기, 다음 글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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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언 >


한국 패션 브랜드 회사들에는 "브랜드 생애 관리"라는 개념의 마케팅 기법이 있습니다.

이 개념은 굳이 패션 회사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많은 회사들이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지만, 패션 회사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므로 대표 사례로 제시합니다.


브랜드 생애 관리가 뭐냐면요, 어떤브랜드가 초기에 시장을 진입하게 되면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쇠퇴기에 접어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가 노후화 되면 다른 브랜드로 갈아 타게 되지요.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비슷한 매장인데 간판만 싹 바뀌는 경우가 있지요?

바로 브랜드 생애 관리 개념에 의해 브랜드를 갈아 탔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력이 노후되면 브랜드 자체를 바꾸고 컨셉의 일부만 변경하여 기존 판매망에 적용하는 것이지요.

이런 개념으로 브랜드를 운용한다면, 결국 브랜드를 버린다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브랜드를 종료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비즈니스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브랜드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브랜드의 컨셉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시장 내에서 살아 움직이며 발전해 가는 브랜드로서의 생명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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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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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0 예, 넥시 제품은 그런 부분들이 감안되고 있습니다 ~^^
  • 작성자맥커터 (rating manager) | 작성시간 17.10.10 넥시의 5세대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도 무척 기대됩니다.
    응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0 감사합니다 😊
  • 작성자리누스 | 작성시간 17.10.11 4세대의 과제(?)는 "폴리볼 대응하여 회전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탐구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공을 끌고 가는 느낌), 면(공을 전체로 잡는 느낌), 점(한 점에서 공의 회전을 주는 느낌)에 부합하는 표층을 발굴. 그렇다면..
    5세대로 넘어갔다는 것은, 루비콘의 표층에 그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11 와우... 루비콘 표층이 저에게는 상당히 중요해요. 중요한 점을 지적하셨네요 ^^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젤롯의 표층, 체데크의 표층, 올람의 표층도 여전히 매력이 있습니다.
    5세대는 그 모든 기존 데이터들이 조합되어 새로운 세대가 펼쳐져 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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