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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에 관한 고찰

작성자karsid|작성시간17.07.17|조회수1,727 목록 댓글 32



임팩트에 관한 고찰

 

안녕하세요. Karsid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번에 적었던 글에 이어서, 임팩트에 관한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번 글, 드라이브의 얇음과 두꺼움에 관한 고찰http://cafe.daum.net/hhtabletennis/OTSH/14651)

 

저번 글에도 언급해 드렸지만, 저는 지역 5부 밖에 안 되는 실력이라는 것을 미리 언급해 드립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드라이브를 거는지 궁금하시다면 기술/레슨 동영상 카테고리에 레슨을 받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은 어떤 과학적 검증도 없으며, 오로지 제가 탁구를 쳐오고, 배워오고,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며, 그냥 이런 식으로 탁구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어떤 것을 가르치거나 설명할 때, 그에 대한 표현이 직관적일수록 다른 사람이 더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임팩트가 좋다, 나쁘다는 표현은 이러한 직관적인 느낌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레슨을 받고 탁구를 배운 덕분인지, 실력에 비해 임팩트가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정작 저 자신은 임팩트라는게 뭐길래 좋다고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죠.

 

지금에서야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게 되니 임팩트라는 것이 뭔지 감각적으로 이해를 하였다고 생각합니다만, 그전에는 임팩트라는게 뭔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선수들처럼 공이 쌔게 나가는 게 임팩튼가 싶어서 공을 무작정 쌔게 치기만 하기도 했었고, 드라이브니까 회전이 많은 게 임팩튼가 싶어서 극단적으로 회전만 주는 것을 연습한 적도 있었습니다. 뭐 이런 경험들이 모두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선수들 같은 좋은 임팩트를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해답을 준 것은 역시 저의 레슨 코치님이었습니다. 저희 코치님은 처음에 포핸드 롱을 가르칠 때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박수 치듯이공을 치라는 것입니다. 탁구를 치는데 박수라니, 언뜻 생각하면 전혀 상관없는 말일수도 있지만 박수라는 것이 인간이 무언가를 타격할 때 하는 행동 중 가장 원초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게 얼마나 직관적인 말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박수를 칠 때, 소리가 크게 나려면 어떻게 박수를 쳐야할까요. 무작정 힘만 쌔게 준다면 박수소리가 쌔게 날까요? 아니라는 것은 지금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박수소리가 크게 나기 위해서는 힘보다는, 오른손과 왼손이 어떻게 잘 부딪히느냐가 중요합니다.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다가오는 힘과 속도, 그리고 박자.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지는, 즉 잘 부딪혀야지박수 소리가 크게 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두 손을 들고 한번 해보세요. 힘을 많이 주고도 박수소리가 거의 안 울리게 할 수도 있고 힘을 빼고 툭 쳐도 박수소리가 경쾌하게 쫙 하고 날수 있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보통 라켓을 손의 연장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많이들 하지요? 거기에서 더 나가 손의 연장인 라켓과 공을 서로 박수치듯이 잘 부딪혀보세요. 그러면 라켓에서 목탁을 두드리는 것 같은 맑고 청명한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네 이 소리의 정체가 바로 제가 말하는 임팩트입니다. 선수들의 경기를 직관하신 적이 있으시면 아실거에요. 선수들이 드라이브를 할 때 마다 그 넓은 체육관에 탕 탕 하고 울려 퍼지는 소리. 즉 이 소리가 맑고, 크고, 멀리 울릴수록 우리는 흔히 임팩트가 좋다라고 말을 합니다.

 

술을 먹고 이에 관해서 비과학적인 실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멤버가 전국 1부를 치는, 선수출신의 형. 전국 2부를 치는 스무 살부터 탁구를 시작한 형. 그리고 전국 5부를 치는 제 친구가 있었습니다. 탁구인들의 술자리가 늘 그렇듯 탁구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꽃을 피웠지요. 그때도 드라이브의 임팩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각자 임팩트에 관한 지론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제가 손을 들고 있을 테니, 각자 돌아가면서 손바닥을 라켓이라 생각하고 드라이브하듯이 쳐봐라라고 제안했죠.

 

먼저 나선 건 전국 5부를 치는 제 친구였습니다. 100키로가 넘는 우람한 덩치를 소유하고 있는 그 친구는 누가 봐도 힘이 쌔 보이는 장사 스타일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손바닥을 치니 쫙 소리가 나면서 손바닥이 얼얼하더군요.

 

두 번째는 전국 2부를 치는 형이 나섰습니다. 그 형은 이전의 제 친구와는 완전 정반대로, 엄청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체구에서 나오는 강력한 양핸드 드라이브가 그 형의 주특기였죠. 그 형도 마찬가지로 제 손바닥을 쫙 치니, 제 친구가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소리와 얼얼함이 느껴졌습니다. 격투기 급수로만 따져도 몇 체급이나 차이 나는데 똑같은 수준의 임팩트라니, 역시 고수는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마지막은 전국 1부를 치는 형 차례였습니다. 이 형은 선수시절 입상권에 들 만큼 탁구를 잘 치던 형이었습니다. 지금도 드라이브 임팩트가 선수부 이상이라는 말을 종종 들을 만큼 강력한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지요. 그 형이 제 손바닥을 때리는 순간, 뻑 하는 소리가 밤거리를 관통합니다. 손바닥은 얼얼함을 넘어서 따끔거리기까지 하고 결국 빨갛게 부어버리더군요.

 

객관적일만큼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실험은 아니지만, 평소 드라이브 임팩트 수준과 손바닥의 얼얼함이 비례하는 걸로 보아서는 어느 정도 유의미한 실험이었다고 생각해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렇게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하는 감각을 키워서 공에게 전달한다면 그 사람의 드라이브의 임팩트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체중이동, 스윙 스피드, 박자 등등... 그 방법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과 코치님들이 언급한 내용이라 굳이 제 수준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여 넘어가겠습니다.)

 

다들 자신들의 임팩트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시다면, 한번쯤 해볼 만한 장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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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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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600고지 | 작성시간 17.07.20 네트보다 높은 공을 스매싱 구질에 드라이브성으로 강하게 치는건 그나마 칠만 한데요. 문제는 네트보다 낮은 공(특히 하회전공)을 스매싱처럼 강하게 드라이브성으로 친다는게 어렵고 그걸 강하게 치고 싶은 맘이 굴뚝 같은데, 참 어렵더군요. 손목각도 만들어보고, 스윙 궤적도 만들어보고, 스윙각과 손목각을 따로 만들어서 쳐보기도 하고요. 참 어려운듯해요.
  • 답댓글 작성자karsid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7.21 이런 볼들을 강하게 치기 위해서는 손목이나 스윙각 이런것 보다는 튀어오르는, 소위 말하는 라이징 볼을 타구하시려고 하는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윙의 문제라기 보다는 박자의 문제지요.
  • 작성자무아지경 | 작성시간 17.07.27 와...감탄하고 갑니다. 그리고 공감합니다.정말 선수들의 임팩트는 정말 대단합니다. 괜히 선수가 아니죠, 그중에서도 급이 높을수록 또 다르더군요...박수. 절묘한 표현입니다. 오늘 부터 박수연습들어갑니다.^^
  • 작성자세일중펜 | 작성시간 17.07.27 예전부터 완전 초보분들 가르켜드릴때 라켓을 내려놓게하고 박수를 치게 했었는데 맞게 가르켜
    드린것같네요. 그리고 백드라이브를 알려줄때는 박수를 반대로(손등쪽으로 벌리도록) 해보라고
    해서 원리를 설명 드렸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터기 | 작성시간 17.08.02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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