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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일상

아버님을 보내드리며(김은숙 가밀라)

작성자이현수 젤뚜르다|작성시간22.02.24|조회수276 목록 댓글 1

저희 아버님은 청년 시절 인산리 공소에서 젊은 시절을 함께 했지만, 세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사회생활에만 관심이 있으셨고....

어느 날 어머님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셨으나 제사 문제 등의 갈등으로 힘들어하셨습니다.한집에 사는 아들 며느리는 천주교 신자였으나 가까운 거리의 교회를 다니시던 두 분이 어느 날 성모님의 은총으로 개종을 결심하시고 요아킴과 요안나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셨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몇 개월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병원, 중환자실 입원 등 극도의 고통을 겪으면서 간절하게 하느님을 찾으시고 의탁했으며 그토록 거부하시던 죽음을 평안히 맞이하셨습니다.

4남매의 자녀 중 우리 가족만 천주교 신자이고 나머지 3남매는 명성교회 오륜교회 등 규모가 큰 교회 개신교 신자들입니다. 장례절차를 의논하면서 천주교식으로 진행하되 각자 교회에서 문상 기도는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빈소를 차리면서 시작된 연도는 코로나19로 조심스럽게 두 분 자매님의 조용한 기도, 우리 가족 둘이 셋이, 각자 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찬송가를 부르며 드리는 기도 등 다양한 형태의 기도로 이어졌습니다.

장례미사를 성당에서 한다고 하니 불편해하는 자녀도 있었지만, 장례절차를 마친 후 개신교 가족들은 성당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영화에서 왜 장례미사 장면을 성당으로 정하는지 알겠다는 등 모두 아버님 장례미사에 대해 만족해하였습니다.

오륜교회 중책을 맡고 있는 시동생은 가족 연도에도 참여하였고, 천주교 장례미사가 개신교에서는 볼 수 없는 죽음을 애도하고 임하는 진정한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아버님을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위령회 봉사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빈소를 차리면서 시작된 회원님들의 봉사는 개신교 신자 가족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저희 아버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이 요아킴과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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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태영 베드로 | 작성시간 22.07.14 이바실리오 님의 아버님이 귀천하셨군요. 개신교에서는 볼 수 없는 죽음을 애도하고 임하는 진정한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하는 개신교 형제들의 솔직한 고백으로 미루어 천주교의 장례미사는 확실히 죽은 이를 위한 진정한 제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본 홍성성당 소식방인 [성당의 일상]에 이제사 방문하게 되어 유감입니다. 정말 죄송한 일이네요. 몇년 전 늦가을에 집사람과 함께 바실리로 가밀라님 가정 방문시 뵈온 적이 있는 부친(이요아킴)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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